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 속으로 다양한 행사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온다. 시월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 주도 집에서 쉴 틈 없이 좋은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우리 집에 어린아이가 있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곳. 바로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그 곳이다.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지난 2013년, 어린이들의 흥미를 극대화한 체험형 박물관으로 새 단장을 하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낡은 옷을 벗고 문화재에 흥미로운 새 옷으로 갈아입힌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이 가을, 어린이들에게 다시 말을 걸어온다.
금속공예의 보고 청주국립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2004년 10월, 국립박물관 최초로 문을 열어 전국에서 100만 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전시물이 낙후되어 더 이상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문화재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과학 이야기를 끌어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의 여러 가지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지만 금속공예의 보고(寶庫)로 많이 알려져 있다. 1993년 10월, 무심천변의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전주를 옮기던 중 고려시대의 유물이 다량 발견되면서 주목받게 된 ‘사뇌사’ 절터에서 378점의 유물들이 발견된 바 있다. 금동 범종, 향로, 촛대 등 사찰에서 직접 쓰던 것으로 보여 지는 이 유물들은 모두 고려시대의 것으로, 당시 금속공예의 발달과정이나 흐름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어 고려시대 금속공예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다양한 용도와 여러 가지 형태를 지닌 그 귀중한 자료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문화재속 금속이야기’를 주제로 어린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부스를 만들어 놀이터 같은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금속의 탄생부터 공예 작품이 되기까지
‘문화재 속 금속이야기’의 전시는 △금속의 탄생 △금속마다 달라요 △이렇게 만들어요 △이렇게 많아요 라는 네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금속의 탄생’에서는 금속의 원료인 등 다양한 광물을 직접 살펴볼 수 있으며, 돌 속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금속들이 어떤 문화재 속에 쓰여 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풀무를 통해 금속을 녹여서 분리하는 방법, 모래 속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방법 등 금속을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금속마다 달라요’는 문화재를 제작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였던 금·은·철·구리·주석 등의 각각 다른 성질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여러 금속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서 같은 크기의 금속이지만 그 무게가 각각 다르고 질감도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또 금속마다 다른 연성(늘어나는 성질)과 전성(펴지는 성질)을, 놀이를 통해 체험함으로써 금속의 다양한 성질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관람 온 김준석(각리초 3)군은 “비슷한 크기의 금속인데 다른 금속보다 금이 훨씬 더 무겁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리고 딱딱해 보이는 금속이 늘어나고 펴지는 것이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금속마다 달라요’에서는 조상들이 문화재를 제작했던 방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같은 모양의 종인 것 같지만 황동·청동 등 금속 성분과 주석 함량에 따라 종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어린이들이 직접 쳐보고 그 차이를 느껴 볼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도금방법, 주조 과정, 단조, 누금, 입사, 타출 등을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체험 부스가 있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많아요’ 에서는 차분하게 우리나라 금속공예의 대표작(복제품)을 만날 수 있다. 신라시대 금관이나 왕의 허리띠 등을 실물과 똑같이 만들어 가까이서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바로 앞에서 관찰하고 그려볼 수 있도록 이젤과 스케치북, 색칠 도구들을 곳곳에 비치했다는 것도 재미난 점이다. 아이와 함께 직접 문화재를 그려 본 권미숙(사천동)씨는 “한번 보고 지나가는 관람보다 자세히 살펴보고 직접 그려봄으로써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원리, 즐거운 체험으로 배워요
이번 국립청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그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박물관은 엄숙한 곳이라는 인식을 바꾸려고 했다는 것이 눈이 띈다. 이민수 박물관교육사는 “그동안은 박물관에 오면 조용히 눈으로만 보는 정적인 관람문화였다면 이제는 전시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해보고 직접 만져도 보는 동적인 관람문화로 바꾸는데 그 특징이 있다”며 또한 “여러 가지 금속재료를 사용해 어떠한 방법으로 문화재를 만들고 그 속에는 어떤 원리가 있는지 등을 체험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관람 방법 및 예약은 국립청주박물관 홈페이지(http://cheongj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전화 229-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