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정문 골목을 지나다가 고기 굽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춘다. 고기 굽는 냄새는 다 좋다지만 이 곳의 고기 굽는 냄새는 삼겹살과는 사뭇 다른 냄새가 풍겨 와 식욕을 불러온다. 개방된 문으로 보이는 식당 안의 풍경은 연탄불을 사이에 두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기를 굽는 모습이 술 한잔하기에 정취가 있는 풍경이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 것이 오래 된 단골이 많은 가게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막창(9500원), 부속구이(8500원), 뽈살(9000원), 갈매기살(9000원), 꼬리(9000원), 껍데기(7500원)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부속구이는 염통, 뽈살, 울대, 꼬리, 오소리감투, 막창, 껍데기를 모둠으로 맛 볼 수 있는 메뉴인지라 부속구이를 주문했다.
부속구이는 돼지고기에서 나온 부위들로 염통은 ‘심장’의 순 우리말이다. 뽈살은 돼지 한 마리에 약100g정도 나오는 특수 부위로 정확한 명칭으로는 ‘돼지 관자놀이살’이라고 한다. 울대는 돼지 목덜미 살인데 목살과는 살짝 다르다.
막창은 돼지의 마지막 창자라는 뜻이다. 오소리감투는 돼지의 위장을 말한다.
너무 맛있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진다는 ‘오소리감투’는 넓게 펼쳐진 방석같이 생겼다고 해서 ‘방석창’이라고도 불린다. 쫄깃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 인기이다.
잘 피워진 연탄불 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려고 하니 주인장은 고기를 올리는 순서가 있다고 알려주신다. 접시에 고기를 올려서 내 온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하나씩 구워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맨 밑에 있는 껍데기 부위를 먼저 구우면 쉽게 타 버리고 기름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기 부위에 따라 굽는 순서대로 접시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한다.
또한 부속구이를 먹으면서 함께 나오는 양념장은 치즈와 김치, 대파, 초고추장을 섞어서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혀 잘 구워진 고기를 양념장에 풍덩 담갔다가 먹으면 고기의 잡냄새도 없애주며 초고추장의 매콤함이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이 양념장이 이 부속구이 집의 숨겨진 맛의 비결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치즈사리추가는 1000원이다.
고기와 소주를 곁들이고 나서 해장라면으로 짬뽕라면(4000원)을 주문했다.
오징어와 어묵이 들어간 짬뽕라면은 해물의 진한 육수 맛과 얼큰함으로 해장 안주로 안성맞춤 메뉴이다.
장터 부속구이는 하루 종일 일에 지친 사람들에게 삼삼오오 모여 소주 한잔에 값싼 고기를 즐기며 삶의 애환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고기냄새에 사람냄새가 지나가는 발걸음을 불러들인다.
장터 부속구이/266-3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