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불향을 먹은 튀김족발-도발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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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은 계절과 관계없이 한국인의 야식랭킹 상위에 속하는 공인 국민야식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족발은 콜라겐 함유량이 높아 몸매관리와 피부미용에 민감한 여성에게도 인기가 높다. 껍질은 쫄깃한 맛을 내고 살코기는 부드러워 묘한 조화를 이루는 족발 맛의 핵심은 돼지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온갖 약재를 넣고 삶아 족발 특유의 맛을 살리면서 잡내를 잡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족발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삶아내지 않고 튀겨내는 족발은 드물다. 튀겨낸 족발이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족발을 튀겨낸다.’
통닭처럼 튀겨낸 족발의 맛은 어떨까. 특별한 발상은 특별한 맛을 선물하는 법. 산남동 도발족발은 생성부터 독창적이다. 조리 과정은 기존의 족발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생 족발의 핏물을 빼고 19가지 한약재와 천연재료에서 우려낸 육수에 익힌 후, 육수에 무청을 넣어 깔끔한 맛을 낸다. 그런 연후, 다시 튀겨 내는 것이다.
산남동 도발족발 황현도 대표는 “무청은 족발의 맛을 담백하면서도 깔끔함을 유지시켜준다.”며 “그렇게 정제된 족발을 일반 통닭처럼 식용유에 튀겨낸다. 튀기는 순간 고열로 기름기는 빠지고 속살의 부드러움은 그대로 남아 있어 도발족발만의 독특한 식감을 준다.”라고 말한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튀겨낸 족발에 다시 토치의 불꽃으로 족발의 겉면을 살짝 태우듯 쓸어주면, 먹음직스런 도발족발이 완성된다. 말 그대로 입맛을 도발하는 것이다.
“신기하다. 겉은 프라이드치킨 맛이지만, 속살은 족발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환상적인 맛이 난다.”
직장동료들과 회식을 왔다는 한 K씨(34 여)는 연신 입에 족발을 넣고 뜯는다. 족발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또 다른 메뉴는 바로 뚝배기 머슴밥. ‘머슴밥’이란 이름처럼 투박하지만, 애주가들의 속을 풀어주는데 이만한 음식이 없다. 전통의 수제 청국장에 알배기 배추와 고추장이 들어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걸쭉하면서도 밥알이 들어있어 식사대용으로도 그만이다.



황 대표는 “도발족발은 19가지 한방재료가 들어간 육수에 한번 삶은 뒤 손님상에 오르기 전 다시 바삭하게 튀겨낸다.”며 “먹기 직전 상위에서 토치로 불 맛을 입힌 뒤 파슬리가루와 양파가루를 뿌려 먹으면 최고의 도발족발 맛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도발족발은 전량 제주도 흑돼지를 쓴다. 그런 까닭에 일반 족발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맛을 선사한다. 제주도 선박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태풍이 오면 물량이 딸려 일찍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한다.
검찰청 정문 4거리에 위치해 있는 산남동 도발족발은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도발족발의 ‘튀김족발’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몰려올 정도로 날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은 복층으로 구성되어있어 지인이나 연인들이 족발과 술을 즐기며 환담을 나누기에 적당한 구조다. 특이한 것은 청주의 옛 거리를 찍은 흑백사진이 눈길을 끌어 향수를 불러 온다. 전통적인 족발과 옛 풍경이 함께 녹아들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전반적으로 깔끔하며 다락방 같은 2층의 공간은 소그룹 회식에 적당하다. 객석용 둥근 의자 하나에도 허투루 보지 않고, 생각을 담았다. 고객들의 옷에 고기 냄새가 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자뚜껑을 열어 보관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테이블에 멋스럽게 수저통도 딸려있어 재치마저 돋보였다.



돼지족발 연말연시 복을 부르는 음식으로 인식
용암동에서 왔다는 손님 P(41남)씨는 “이제껏 삶은 족발에 익숙해 있다 산남동 도발족발의 튀김족발을 만나면서 새로운 맛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은근한 불 맛과 튀긴 족발의 독특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기름에 튀겨내 느끼할 것이라는 생각을 뛰어 넘어 오히려 담백함 맛이 좋다.”라고 말한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매장 손님의 구성은 40~50대 손님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전량 제주 흑돼지를 사용하다보니, 가격은 일반 족발보다 조금은 비싼 편이다. 돼지족발은 연말연시에도 즐겨먹는 음식이면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손님은 “돼지꿈을 꾸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듯, 연초에 돼지족발을 먹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어 연말연시에 이곳에서 가족 모임을 가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서양인들은 새해에 돼지 족발을 먹으며 행운을 빌고, 동양인은 족발을 산해진미에 비유하며 장원급제를 소원하기도 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동물의 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동물은 발로 땅을 딛고 선다. 때문에 정기가 몸을 지탱하는 몸무게를 견디는 만큼 많은 정기가 집중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동물의 발 중에서도 돼지족발을 최고로 쳤다. 풍속의 관점에서는 새해에 족발을 먹는 것은 음식을 통해 정기를 흡수해 한해를 활기차게 살자는 뜻이 있다. 그러면 돼지꿈을 꾸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돼지족발은 이슬람 문화권을 제외하면 세상 어디서나 즐겨 먹는 보편적인 음식이다. 돼지족발은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유럽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다. 독일은 삶은 족발의 껍질을 바삭하게 구운 슈바인 학세, 맥주에 푹 삶아낸 아이스바인 등 남부와 북부 각각에 서로 다른 명물 족발 요리가 유명하다.
산남동 도발족발은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새벽 2시에 닫는다. 연중 휴무다. 도발족발의 주차는 별도의 빌딩주차장이 따로 있다. 1~2층 200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도발족발의 튀김족발 2만9천원(중) 3만9천원(대)이다. 매운 튀김족발 3만원(중) 4만원(대). 쟁반막국수 1만원. 뚝배기머슴밥 5천원. 땡초주먹밥 4천원, 막국수 5천원이다.


-도발족발 / 043)28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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