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목공용 앞치마를 두른 채 나무의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나무의 단단함도 확인하고, 다른 재료들의 길이도 정확한지 꼼꼼하게 다시 잰다. 오늘 만들 작품은 자신이 두고두고 사용할 의자이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들에게는 1㎝의 오차도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쓸 가구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 바로 자그마한 손을 갖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이다. 매주 토요일, 신청자에 한해 진행되는 ‘꿈꾸는나무(대표 임영배, 복대2동)’ 공방의 ‘나무놀이土’ 목공수업은 단순히 재료를 조립하는 공작수준이 아니라 나무의 향을 느끼고 결을 이해하며 기본부터 배우는 창의수업이다.
어린이 목공수업, 감성자극 정서순화 도움
공방 ‘꿈꾸는나무’에서는 나무 표면의 은은한 색깔과 나이테의 자연스러운 무늬를 통해 어린이의 감성을 자극하고, 나무 특유의 친밀감과 안정감으로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를 돕는 ‘나무놀이土’ 목공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품에 따라 2주간 연계해서 수업을 진행할 때도 있지만 보통 1회 수업으로 매회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수업을 직접 진행하는 임 대표는 목공수업은 작품의 입체적인 모양을 생각하며 디자인하기 때문에 재단하는 동안 공간 지각력,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상상력과 같은 기초사고 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나무’라는 자연물을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만들면서, 노는 것처럼 진행하는 이 수업은 어린이들의 정서안정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특히, 어린이들이 작품 하나를 완성하고 났을 때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여러 가지 교육적 효과가 많은 목공수업. 그 기본은 ‘안전’이다. 특히, 나무놀이土의 대상은 초등학생인 만큼 ‘안전한 목공’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는 신청하는 순서에 따라 3명까지만 참여시키는 주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여러 가지 도구에 대한 이름과 용도를 설명하고 안전교육과 함께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지속적으로 가르쳐주면 절대로 다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나만의 작품, 일상 용품이면서 추억을 만든다.
나무놀이土에서 만드는 작품들은 시계, 의자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오래도록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있다. 이날 어린이들이 만드는 것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원목의자로 튼튼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소품이다. 데스크톱을 써야하는 큼직한 재료들은 임 대표가 미리 잘라놓아서 어린이들은 길이가 맞는지 살펴보고, 결을 다듬으면서, 순서에 따라 아귀를 맞추는 과정들이 이어졌다.
임대표는 “목공은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고 1㎜의 오차도 없이 꼼꼼하게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흥미 위주의 목공수업은 결과물을 빨리 볼 수는 있지만, 기본을 배우기는 어렵다.”며 “나무의 따뜻한 느낌을 느끼고 그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소품 하나를 만들더라고 제대로 된 것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연명지(서경초·3)양은 “처음에는 나무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몰라서 가만히 서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다.”며 “오늘 만든 의자는 튼튼해서 아무리 앉아도 망가지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만든 것이니까 내방에서 직접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으로 들어가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재료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써 놓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암기·주입식 교육 NO, 다양한 체험 교육 YES~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이 말을 짧게 줄이면 ‘창의융합형 인재’로 2015 개정교육과정을 통해 교육부가 제시한 바람직한 인재상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지식 위주의 암기식 교육,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의 전환을 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의 이러한 지침이 아니더라도 예전처럼 암기만 하는 수업으로는 더 이상 훌륭한 인재를 기대할 수 없다는데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가 서 있는 모든 곳이 교실이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것들이 수업의 훌륭한 주제가 될 수 있다.
꿈꾸는나무에서 진행하는 나무놀이土 수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매주 토요일 2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한다. 만드는 작품은 수업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1회 수업에 선착순 3명까지이고 참가비는 재료비 포함해 1회 3만원이다. 문의전화 (☎010-2770-6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