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서 제법 쌀쌀해진 바람이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추운 계절은 사람에게 힘든 시간이지만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무리를 지어 사는 늑대들은 겨울을 나기위해 우두머리 늑대가 홀로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정탐에 나서고 적당한 먹이를 찾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허기져 있을 무리 걱정에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그 때 우두머리 늑대는 허공을 향해 슬픔과 미안함이 담긴 늑대의 울음, 즉 하울링을 하게 된다. 매섭지만 무리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따뜻함이 있는 소리. 늑대의 하울링을 닮은 무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울링 세계무술도장(관장 김대영)에 오면 거칠지만 따뜻한 무술의 세계가 열린다.
세계 무술, 한자리에서 배울 수 있어
사바테(프랑스), 폴리스톤파(대한민국&프랑스), 도수박타(대한민국). 이름만 들으면 다소 생소하지만 여러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무술들이다. 영화 ‘아저씨’의 주인공 원빈이 사용한 무술이 필리핀의 전통무술 ‘칼리아르니스’였고, 영화 ‘용의자’에서 공유가 펼쳤던 무술은 러시아의 전통무술 ‘시스테마’였다. 둘 다 영화에서 화려한 무술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사용한 무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사창동에 위치한 ‘하울링 세계무술 도장’에 오면 다양한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을 한자리에서 배울 수 있다. 입시 위주의 체육을 가르치거나, 어린이들의 체력 단련을 위주로 수업하고 있는 체육관과는 다르게 하울링 세계무술 도장은 각 나라의 무술연마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고 있다.
5살 때부터 무술을 시작해, 합기도 6단·택견 4단·각 나라의 무술·특공무술까지 갖춘 김대영 관장은 “무술을 연마하는 것은 싸움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제압해 나를 보호하면서 정신 수양을 하는 것이”이라며 “한 가지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수없이 반복하는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생기고, 상대방과의 겨루기를 통해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돼 정신 수양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나를 지키는 호신술, 일주일이면 완성!
하울링 세계무술 도장에서는 세계 무술 이외에 아동과 여성들을 대상으로 호신술도 가르치고 있다. 김 관장은 아동이나 여성들은 힘만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술을 배워두면 두고두고 유용하다고 말한다. 특히, 위급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호신술은 어려운 무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몇 가지 동작만으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상대방이 갑자기 목을 졸랐을 때 벗어나는 방법을 비롯해, 누군가 갑자기 껴안으려 할 때 제압하기 등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호신기술만을 간추린 호신술 과정은 일주일 단기간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수업에서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주변의 물건을 이용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모자를 썼다면 순식간에 모자를 내려서 눈을 가리고 공격을 한다거나, 자신의 소지품 중 휴대폰이나 손전등과 같이 딱딱한 물건이 있다면 그것으로 공격하는 방법 등 물건을 사용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김 관장은 “생각지 못한 위급 상황이 되면 당황하게 되어 적절한 대처를 못해 위험을 더 키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정통으로 무술을 연마하는 것도 좋지만 아동이나 여성의 경우 간단한 호신술을 배워두면 자신감도 생기고 당황하지 않아 위기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신수련에 적합한 무술, 저변확대에 앞장서
하울링 세계무술 도장은 1:1일 수련을 원칙으로 하고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하고 있다. 가족 중 한명이 무술을 배우고 있다면 언제든지 도장에 와서 가족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이는 가족들의 체력단련을 비롯해 무술에 대한 이해와 저변을 확대하고픈 김 관장의 배려다. 또한, 단기로 빨리 배우고 싶거나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빠른 시일 안에 기술 습득을 위한 단기속성반도 운영하고 있고, 도장 내에서 테스트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간이 짧더라도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실력을 쌓아야 승급과 승단테스트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이동은(봉명동)씨는 “영화 ‘아저씨’에 나오는 원빈의 무술을 보고 배우고 싶었는데 인터넷을 찾다가 청주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 반가웠다”며 “무술을 배우면서 체력을 단련하는 것도 좋고, 무술 자체에 매력이 있어 거의 매일 나와서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 열심히 배워서 능숙하게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