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재능도 키우고 봉사활동도 하니 1석 2조 <아르코색소폰앙상블>
''



50~60대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색소폰은 차인표와 동일시된다. 1994년 MBC에서 방영된 ‘사랑을 그대 품안에’라는 드라마에서 차인표는 넥타이와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치고 남성미를 물씬 풍기며 열정적인 포즈로 색소폰을 연주했다. 20년이 훌쩍 넘은 드라마임에도 색소폰과 차인표의 이미지는 참으로 강렬하다. 차인표 덕분인지 그동안 색소폰은 젊은 남성들의 악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왠지 ‘상남자 터프가이’와 ‘색소폰 연주’는 잘 어울리는 코드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색소폰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 색소폰은 이제 더 이상 젊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20대 여성에서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색소폰은 대중화되었고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색소폰을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충북지역 색소폰 동호회는 무려 200여개, 청주지역만 해도 100여개에 이른다. 마음을 사로잡는 색소폰의 파워와 심장을 울리는 음에 끌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일부 동호회는 생겼다가도 금방 사라지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수개월에서 수 십 년 동안 색소폰과 함께 해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키우면서 동시에 봉사활동도 하는 동호회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청주시 분평동에 연습실을 마련해 놓고 수시로 모여 색소폰 연습과 공연을 하고 있는 ‘아르코색소폰앙상블(이하 앙상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르코색소폰앙상블 회원들은 한결같이 색소폰 소리는 잔잔하면서도 힘이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파워가 있다고 말한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 십 년 동안 색소폰과 함께 하는 이유다. 앙상블 회원들은 색소폰을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키우고 나아가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최소한 매주 한 번씩은 모임을 갖고 합주연습을 하며 동시에 한 달에 한번 이상은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앙상블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연주를 하는 곳은 청주시장애인협회, 효성보호센터, 현양원 등으로 모두 무료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영 단장은 “배운 것을 베풀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며 “원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서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앙상블 회원들은 봉사활동 이외에도 충북 또는 청주시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충북문화재단 페스티벌에서 메인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색소폰은 삶을 빛나게 하는 동력”
취미활동이 분명하고 꾸준한 사람에게서는 ‘건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잠시 생업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그 몰입의 순간에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삶의 동력을 얻는 것이다. 주어진 일상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동력, 스스로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앙상블 회원들에게 색소폰은 그런 것이다. 비록 실력은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꾸준한 연습, 음악과 색소폰에 대한 애정으로 프로에 준하는 실력을 자랑한다. 이재영 단장만 해도 이미 10년 이상 색소폰과 함께했으며 회원 중 정태현 씨는 무려 40여 년 동안 색소폰과 함께 하고 있다고. 이재영 단장은 “회원들에게 색소폰은 어릴 적부터 꿈꿔왔지만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또는 여러 가지 여건상 하지 못하고 미뤄 두었던 꿈”이라며 “이제라도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현재 앙상블 회원은 모두 14명으로 일반 회원까지 포함하면 30여명에 이른다. 앙상블 회원은 어느 정도 합주연주가 가능한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데 일반 회원은 합주연주가 조금은 미숙한 사람들로 이들은 선배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일단 앙상블 회원들은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후배를 지도한다. 소리를 내고 박자와 리듬에 맞춰 연주할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돕는다. 특히 박정수 강사의 합주 수업이 진행되는 날에는 일반 회원들도 모두 참여, 화음을 맞추고 있다. 공연이 거듭될수록 자신감과 악기에 대한 애정으로 연습에 더욱 정성을 쏟는 앙상블 회원들. 이재영 단장은 “대부분의 회원들이 이제는 즉석에서 연주를 하기도 하고 명절이나 조금 특별한 날에는 가족 앞에서 멋진 연주를 뽐내기도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며 “색소폰에 관심이 있거나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