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행복한 음악이야기 청주 ‘다락방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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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이제 우리에게 안녕을 고하려고 한다. 올 한해는 작년과 다른, 좀 더 새로운 해를 만들자고 SNS에 나름의 결심을 올렸을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이제 마감을 해야 한다하니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그렇게 한 해를 여미던 날, 그리고 올해 첫눈이 내리던 11월 셋째주 토요일. ‘다락방 불빛(강사 이상조· 이하 다락)’에는 어김없이 따뜻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뮤직스토리텔러 이상조 씨의 해설을 곁들인 음악수업에는 나이, 성별, 성향 등 사람들 간의 다름은 하나도 벽이 되지 않았다. 월 1회, 다락으로 모여드는 그들 사이엔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음악을 알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하다.



뮤직스토리텔러 이상조 씨는 현재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용돈을 아껴 LP(Long Play Record)판을 사서 모았다. 그는 친구들이 군것질하고 오락기를 살 때 그런 것에는 전혀 눈길이 가지 않았다. 거리의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궁금증이 생기고 돈이 생기면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학생 때는 용돈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쓰지 않고 꼬박꼬박 모았죠. 마음속으로 점찍어둔 음반을 사서 두 손으로 잡았을 때는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다락의 벽면을 가득채운 음반들은, 한 장 한 장 모으면서 얻었던 기쁨이 그대로 담겨있는 소중한 추억인 셈이다.



매월 한차례씩 열리는 다락의 음악수업은 록, 재즈, 가요, 팝송, 클래식 등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원체 장르 구분 없이 음악을 즐겼던 이상조 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음악감상동아리에 가입하고 회장까지 맡아 봉사했다. “처음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어요. 그런데 음악에 얽힌 설명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혹은 음악에 얽힌 각자의 추억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저의 해설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것이 ‘다락방의 불빛’ 음악수업의 시작이 된 거죠.”
이후 그는 음악감상동아리와는 별도로 장소를 마련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음악 감상을 곁들인 수업을 무료로 열었다. 그리고 자신이 뮤직스토리텔러가 되어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다락 음악수업의 1부 주제는 ‘1980년대 가요음악’, 2부는 몽골에서 연주자들이 내한해 그들의 전통악기 마두금 연주를 비롯해 몽골 전통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오후 5시가 되어가자 약속이나 한 듯이 다락으로 사람들이 들어온다. 크게 홍보를 한 것도 아니고 어떤 강요가 있던 것도 아닌데 엄마와 아들, 부부, 친한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자리를 채우기 시작해 어느덧 빈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특히, 이날은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와 이 수업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드디어 1부 음악수업 시작. 가수 故 김현식의 노래를 중심으로 해서 유재하, 권인하 등 그 당시 가요계를 이끌던 가수들과 그들의 노래, 가요계의 흐름 등에 대한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음악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사회현상과 가요계에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김현식의 고뇌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스피커를 통해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김현식의 대표곡 ‘비처럼 음악처럼’이 흐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음악을 귀를 기울이더니 어느새 눈을 감고 노래에 빠져들고 있었다. 거의 음악을 포기하는 마음으로 냈다던 음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노래를 들으니 오늘따라 더욱 가슴을 울리며 파고든다. 들려주어야 할 음반이 없을 때는 이상조 선생이 직접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도 해 음악수업이 더욱 흥미로웠다. 소리그룹 ‘아리솔’의 플릇연주자 유아정(45·용암동)씨는 음악수업이 열릴 때마다 다락을 찾아온다. “커다란 공간에서 진행하는 음악회도 좋지만 작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이 시간이 일상에서 지쳤던 마음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계속 오게 된다.”며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음악도 들려주고 음악과 관련된 해설까지 들려주는 이런 기회가 청주에도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뮤직스토리텔러 이상조 씨의 음악수업이 궁금하다면 http://blog.daum.net/climber7700 을 찾아보면 상세한 일정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별 거 아닐 수도 있는, 하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보물들이 구석구석 감춰져 있는 곳. 그 곳에는 백열전구 불빛이 노랗게 빛나고 있다.’ 다락방의 불빛 블로그를 열면 처음으로 맞이하는 그의 글이다.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취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해주는 뮤직스토리텔러의 모습이 백열전구에 겹쳐 눈이 부시게 아름답게 보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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