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입식, 암기식을 강요하는 공부 방법은 이제 희망이 없다. 전문가들은 학습자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고 성취감을 느껴야 학습효과의 최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교육 분위기가 형성되는 요즘, 사회 현상과 과학 원리 · 교내 행사 ·영화 소개 등 주변의 다양한 주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영자 신문으로 발행하며 영어 능력 향상과 더불어 학창 시절의 추억을 쌓고 있는 봉명고등학교 영자신문 동아리 ‘왓츠 업(What's up)’을 찾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왓츠 업’, 사교육이 필요해? 왓츠 업은 지난해까지 영어중점학교로서 사교육 없는 영어교육에 가능성을 보이며 우수 사례로 뽑힌 바 있는 봉명고등학교를 대표하는 영자 신문 동아리다. 기사문을 작성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왓츠 업 동아리 회원들은 영어로 기사문을 작성해서 신문을 발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1학년과 2학년 17명이 1주일에 2∼3번 모여 사회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나 학교 소식, 행사 등의 기사 테마를 선정해 1년에 3회 발행하고 있다. 동아리 왓츠 업은 해마다 대략 5:1의 경쟁률을 보이며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선망의 동아리다. 왓츠 업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영어에세이 심사와 면접 등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왓츠 업에 입성(?)한 다음부터는 선배들이 시켜주는 집중 훈련과 회원들간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어 왓츠 업 회원만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제 선택, 취재, 기사작성, 신문 발행까지 스스로 영어로 기사를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1학년은 매월 ‘News letter’를 발간하면서 기사작성법과 영어작문을 익히게 된다. 학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인 뉴스나 교내 행사,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선정해 2~3명이 한 팀이 되어 각각의 분야를 책임지고 매월 3~4장 분량의 영문기사를 작성하면서 감각을 익힌다고. 이 때 선후배 간 멘토와 멘티를 정해 기사에 대한 도움을 주고받다 보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어느 덧 선후배간 사이에 정이 돈독하게 쌓이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왓츠 업을 이끌고 있는 중심학년인 2학년들은 학교 내 행사의 인터뷰를 하거나 최근 2~3개월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기사를 찾고 분야별로 흥미로운 주제를 정해 기사를 작성한다. 또한 신문 편집을 비롯해 신문 디자인, 인쇄소와 출판에 대한 조율까지 맡아하며 최종적으로 신문이 발간 될 때까지 진행을 맡고 있다.
영어실력 향상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왓츠업의 활동은 무엇보다 기사 아이템을 정하는 것부터 최종 기사교정까지 학생들 스스로 진행한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회원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이 향상되면서, 취재와 기사작성의 과정을 거치면서 올바른 인성도 배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왓츠 업의 편집을 맡고 있는 김재은(2학년)양은 “교정을 볼 때 친구의 기사를 지적해야 할 때가 있다. 그 때는 무척 조심스럽다. 친구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조언해야 한다”며 “시기적으로 주목받는 주제를 정해서 취재하고 영어로 기사를 쓰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지만 신문이 발행된 것을 보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뜨거운 열정과 능력 키워주는 동아리 활동 영어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어렸을 적부터 매달리는 사교육의 대명사다. 초·중·고교 12년은 물론 취학 전과 대학, 심지어 직장에서 승진시험까지 영어를 배워야 할 이유는 도무지 끝이 없다. 선후배간 멘토와 멘티가 되어 영어로 기사를 쓰면서 가르쳐주고 배우는 왓츠 업의 영어공부는 시험을 치르기 위한 주입식 공부방법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왓츠 업을 지도하고 있는 이은수 교사는 “신문을 만들면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에도 놀라지만 신문을 잘 만들고 싶어 노력하는 학생들이 무척 대견스럽다”며 “자신들이 쓴 기사가 인쇄되어 신문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사교육 없는 영어 교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봉명고등학교의 영자신문 동아리 왓츠 업의 활동을 보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능력이 끝이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