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시간은 언제든 추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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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당고모(종고모-아버지의 사촌누이)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생전에 당고모님께서는 나에게 추억 몇 가지를 선물로 주었는데 그 중 하나는 내 입맛에 최고의 음식이었던 김 구이였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보은에서 살았었다. 방학 때 마다 방학하는 날 가방 싸들고 외갓집과 고모님 댁이 있는 청주로 왔다. 그리고는 개학 전날 보은으로 갔다. 방학 내내 운동동에서 월오동으로 오가며 놀았다. 내가 초등학교 때에는 보은서 청주길이 비포장도로였고 평촌에서 내려 월오동까지 걸어 다녔는데 운동동에는 외갓집이 있고 월오동에는 고모님과 당고모님이 사셨었다. 외갓집에서 고모 댁에 가기 전 중간에 당고모 댁이 있었는데 오가는 길에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 당고모이지만 고모 못지 않게 저희에게 사랑을 주신 분이셨다. 아직도 생생하게 나의 기억 속에는 당고모님이 구워 주신 김 맛은 살아 있다. 아마도 여름방학인 것 같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높이 올려 두었던 김을 꺼내 들기름을 바르고 밥을 짓고 남은 불씨를 꺼내 적쇠 사이에 김을 넣고 김을 구워 주셨다. 부엌에 쪼그려 앉아 김이 구워지는 게 신기해 구경하고 당고모께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 때만 해도 김이 귀했었다. 조카가 왔다고 귀한 김을 꺼내 구워 내신 당고모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누진 김으로 구워낸 김 맛은 초등학생이었던 내게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리고 지금껏 그 때 먹어 보았던 김의 맛을 느껴 보지 못했다. 아마도 당고모님의 사랑과 당고모댁의 따뜻한 가족분위기가 김 맛 보다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잡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과 수 없이 많은 빛나는 추억들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장례식장에 계시던 당고모부님께 인사를 드렸더니 반가워 하시면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하셨다. 당고모님은 나와 친정엄마가 서로 잘 지내던 모습을 보면 흐뭇했고 ‘이제는 엄마만 살아계신다. 잘해라’라는 당부도 하셨다. 난, 친척집에 자주 놀러 다녔다. 친척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랐다. 멀리 살았던 외숙모와 고모와 당고모와의 추억 쌓기까지 어릴 적 시골에서의 추억이 참 많음은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마다 친척집을 오가며 보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도 사촌과 육촌을 넘나들며 많은 관계를 하고 살아갈 수 있음은 큰 복이라 생각한다. 어릴 적 내게 귀한 김을 구워 주신 당고모님과 당고모부와 오빠와 동생들과의 추억은 방학이 준 선물이기도 하다. 어찌 당고모님댁과의 추억만 있겠는가. 수 없이 많은 빛나는 추억들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살다 보면 휴식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은 일상에 복귀했을 때 또 다른 원동력이 된다. 몇일만 지나면 어린이집 교직원의 집중휴가기간으로 아이들이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야 할 시간이 많아 진다. 부모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오랜 날들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려면 힘들 수도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힘들겠지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귀한 시간들이다. 다시 잡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나의 어린 시절처럼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 만들어 지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지나온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아이였던 어릴 적 그 시절이 나의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다. 곧 아이들이 방학이 시작된다.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다 보니 바람이 생긴다.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가정에 머무는 시간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 요즈음 아이들은 잘 놀지 못한다. 우리 자랄 적엔 문열고 나가면 마당과 골목에서 흙과 나뭇가지와 돌멩이와 고무줄, 몸으로 놀 수 있는 놀거리가 많았고 놀 수 있는 우리였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Tv,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사람과 상호작용이 없는 시간을 많이 보낸다. 놀이는 아이들이 입고, 먹고, 자는 것처럼 중요하지만 우리아이들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시 잡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과 수 없이 많은 빛나는 추억들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나는 방학을 맞이하여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의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 아이와의 행복만들기에 큰 부담을 갖을 것은 없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아이에게 애써 무언가 해주려고 하지 말고 집에 있는 부드러운 이불이나 담요를 펴고 아이와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아이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책을 읽어도 좋다. 함께 노래를 불러 봐도 좋다. 안아주고 뒹굴고, 음악을 틀어 놓고 흔들어 보자. 아이들이 신나 하고 나도 즐거워 진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다면 아이 손잡고 문 밖으로 나가보자. 가까운 공원, 학교운동장, 무심천, 산성도 좋다. 나갈 땐 춥지만 걷다보면 땀이나고 힘이 나면서 가슴이 절로 펴진다. 아이는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을 느껴지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다른방법으로 맛있는 요리를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요리 과정을 통해 재료를 탐색하고 재료가 서로 배합되고 성질이 변화되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체험한다. 절로 호기심이 채워지고 만드는 재미와 엄마와 아이 함께 만들었다는 즐거움이 아이와 함께한 추억이 된다. 영화관에 가서 조조 영화를 보고 팝콘도 먹고 맛있는 점심을 먹거나, 놀고 배우고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도 적극 추천한다. 동물원 관람도 괜찮다. 가까이에 청주동물원도 있고 대전동물원도 있다. 집 근처 목욕탕에가서 서로 닦아주고 탕에도 들어가고 비누거품도 내보자.
나는 가끔 유튜브를 통해 많은 것을 접하고 배운다. 아이들이 보는 유큐브 동영상말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해보자. 동영상중 어른들을 위한 체조이지만 의외로 아이들도 좋아하고 잘 따라할 수 있는 건강 운동법도 있다. 아침스트레칭, 국민체조, 저녁스트레칭을 검색해서 따라하자. 몸과 마음도 건강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어린날 나의 추억처럼 아이들에게도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 보자. 멀리는 아니더라도 몇 구간만이라도 기차를 타보는 것이다. 계란, 과자도 사먹어 보고. 친척집 방문도 좋다. 그 동안 찾아 뵙지 못했던 외할머니댁 친할머니댁도 좋다. 짧은 여행의 낭만은 어른도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도 휴가 때 그 중 몇 가지를 할 생각이다. 등산도 하고 영화도 보려도 한다. 그리고 느슨한 하루도 보내볼 계획이다. 그래도 어린이집을 완전히 벗어 날 수는 없을 것 같다. 결산도 하고 휴가기간에 등원원아가 많아 바쁠 수 밖에 없을 당직교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이 줘야 할 것이다. 이 또한 나에게 주는 작은 휴식의 일부이다. 그 어린 시절 당고모님 댁의 추억이 지금의 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준 것처럼 나의 시간은 언제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을 살고 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AE 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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