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청주모녀, 배낭 메고 유럽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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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팔아 배우는 생생한 교육, 그들만의 유럽여행기 유럽 여행은 살림 하는 주부들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빠듯한 시간, 소통이 안 되는 언어, 집에 남아있을 가족, 여행 경비 등 이러저러한 걱정을 하다보면 유럽은 어느새 나와 멀어져 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없으랴. 사천동에 사는 고경이(사천동·38)씨는 언니 고경자(43), 친구 양은숙(38), 딸 윤지현(덕성초6)과 함께 12박 14일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이들의 여행이 눈길을 끄는 것은 여행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정을 짜고 간단한 식사재료까지 준비해가는 초절약 유럽여행이라는 것. 사진으로 하는 교육보다 발품 파는 생생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고경이씨의 초절약 유럽여행을 따라가 보자.

부족한 외국어실력, 자신감으로 극복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외국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언어다. 고 씨 역시 한국에서 비행기 표, 숙소 예약을 하기 위해 구글 번역기, 영어회화 책, 포털사이트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총동원했다고. 그는 오히려 외국에서 현지인의 얼굴을 보고 하는 대화는 손짓으로 소통이 가능하지만 이메일과 같은 서신을 통해 주고 받는 대화가 더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인터넷에 있는 숙박 후기도 읽어보고, 메일로 대화를 나누는 과정 중에 딸 지현양의 도움이 컸다. “지현이가 그동안 한국에서 배운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을뿐더러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외국인들과 단어하나 만으로도 소통이 되고 우리를 이끌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서 아주 대견했죠.”



외국 문화재 대거 소장한 대영박물관 영국 런던에서의 첫날을 보낸 이들은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대영 박물관’의 웅대한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말한다. 특히, 이집트를 비롯해 서아시아, 그리스, 로마 등에서 가져 온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때의 일이 인상 깊었다고. 다른 나라의 문화재들이 영국박물관에 많이 전시된 이유를 딸이 물었던 것. 그 유입경로들을 딸에게 설명하면서 옳지 않은 세계사를 짚어주는 계기가 됐다며, 여행은 생생한 교육현장이 될 수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더구나 각 나라에게 문화재 반환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음을 설명하면서 그것 때문에 대영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고 씨는 영국의 박물관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문화재들을 아주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사진을 찍어도 되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다양한 여행 팁, 미리 확인 필수 4박 5일을 런던에서 보낸 일행은 한국에서 예약을 해 둔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갔다. 유로스타는 심해바다를 터널로 뚫어서 만든 기차로 2시간 반 정도면 영국에서 프랑스로 가는 데 충분하다. 이들 일행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에펠탑을 보고 선상에서 저녁을 천천히 먹은 후 세느강 유람선을 타면 석양 사이로 루브르 박물관을 볼 수 있다며 그 모습이 프랑스 여행의 백미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여행지 로마. 로마는 ‘이지젯’이라는 저가의 국적기를 타고 이동했다. 이지젯 역시 미리 예약하면 3분의 1 가격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모든 관광지를 가이드의 해설 없이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공부해서 갔지만 바티칸시티투어는 가이드의 도움이 있으면 좋은 곳이다. 가이드와 함께 있어야 관람순서가 빨라지고 출입이 허락되는 장소가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이곳은 여행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미리 가이드 예약을 해 둔 유일한 관광지였다. 지현 양은 “시스티나 성당, 콜롯세움, 포로로마노신전 등 책에서만 보던 문화재들을 실제로 보면서 그 큰 규모에 놀랍기도 하고 사진하고 똑같아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여행을 통해 인내심· 배려심 배워 고 씨는 여행은 들뜬 마음도 있지만 쉽게 예민해지기 때문에 같이 가는 사람들 간에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별 식성이나 체력이 달라서 주변을 살피고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힘들어도 딸을 꼭 데리고 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지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도 다니고 성적 걱정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에요.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성을 다듬고, 다른 세계를 보면서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고 싶었어요. 유럽여행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교육 방법이죠.” 고 씨는 5년 후에 동유럽여행을 목표로 다시 새로운 적금을 가입했다. 딸과 어떤 경험을 하게 되지 기대된다며, 그때는 딸과 친구같이 다닐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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