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명 레스토랑 POS(Point of Sales, 금전등록기와 컴퓨터단말기의 기능을 결합한 점포의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전문업체인 ‘터치비스트로(Touchbistro)’는 지난해 말 ‘2017 커피 트랜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커피 발달단계를 제1의 물결부터 제3의 물결까지 나눌 수 있다. 제1의 물결은 맥스웰이나 폴저스 등 인스턴트 커피 회사들이 커피를 가정의 필수품으로 만들어 커피 소비를 늘린 시기를 말한다. 제2 물결은 일명 ‘스타벅스’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어느 매장에서든 똑같은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시기를 말한다. 제3의 물결은 다양한 로스팅 기술과 추출방법을 시도, 획일화된 커피가 아니라 여러가지 커피 맛을 구현하는 시기다. 터치비스트로는 지금이 바로 제3의 물결시대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로스터리 업체들의 노력에 의해 제3의 물결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커피 산지를 직접 방문, 최상의 생두를 직접 구매하고 로스팅 기술을 다양화시켜 최고의 커피 맛을 구현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주변에도 최고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 공부하는 이들이 많다. 각종 동호회나 모임을 통해 최상의 커피 맛을 개발하고 공부한다.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산남고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백비헌’에서도 최고의 커피 맛을 위해 공부하는 이들이 있다. 일명 ‘백비헌 커피·차 아카데미’ 회원들이다.
나만의 커피를 위하여 백비헌에서는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4~6명 정도 모이면 ‘커피아카데미’를 운영한다. 그룹으로 이뤄지는 이 수업은 주1회, 총 8주 수업으로 진행되는데 오전 10시~12시 , 오후 2시~4시, 오후 4시~6시, 직장인을 위한 저녁 반(오후 7시부터 9시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초급반의 경우는 커피학개론을 바탕으로 커피의 역사, 재배, 수확, 가공 나라별 생두특징과 분류, 로스팅 이해, 추출의 원리 등 커피의 기본적인 내용과 다양한 추출실습을 진행한다. 중급반은 초급반에서 다루었던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추출심화, 실전 로스팅, 커핑, 스페셜 티, C.O.E 그리고 에소프레스 머신을 이용한 에소프레스 추출, 우유스티밍, 카페라떼, 카푸치노, 카페모카 만들기를 배운다. 초·중급반 이외에 바리스타 자격증반도 있는데 여기서는 에소프레스 머신을 기본으로 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다양한 실습이 이뤄진다. 또한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커피모임이 있는데 이 모임에서는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백비헌 윤수정 실장은 “우선 커피의 기본적인 역사와 내용을 익힌 후 다양한 추출실습을 통해 나만의 커피를 즐기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며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 따라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직접 시음해 가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이어 “커피모임에서는 본인이 직접 내린 다양한 스페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며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고 싶어 하는 마니아 층 형성이 이 모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차를 알다 2009년에 처음 문을 연 백비헌은 한문으로 白, 沸, 軒을 사용, 말 그대로 ‘깨끗한 물을 끓이는 집’이다. 코스타리카 따라주 지역에서 생산된 생 원두를 직접 볶아 공급하는 로스터리 카페이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인정받은 보이차를 비롯해 우롱차, 홍차를 마실 수 있는 전통찻집이기도 하다. 사실 백비헌의 1층 외관은 여느 커피숍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2층과 3층 분위기는 1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55평 규모의 3층에는 오밀조밀하면서도 정교한 다기세트와 그림, 그릇 등 차와 관련된 여러 유물도 관람할 수 있다. 백비헌은 인테리어에 상당한 공을 들인 찻집인데 청와대와 경복궁 사찰 등을 지은 대목장 정대기 씨가 도편수를 맡았고 인테리어에 사용한 모든 나무는 한국산 육송이다.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가 조화로운 인테리어는 ‘보이차와 커피’라는 이집의 메뉴와 닮았다. 백비헌에서는 커피아카데미 이외에도 차수업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차의 전반적인 이해와 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보이차 등 다양한 차의 산지 특성과 제다법을 익히고 차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는 홍차전문 교육과 녹차, 차 예절 수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윤수정 실장은 “커피와 차를 알고 싶은 분들은 누구라도 환영한다”며 “커피와 차를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고 여유로운 삶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