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마을과 함께 쑥쑥 자란다 샛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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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마을을 살린다’는 말이 있다. 학교로 인해 마을에 사람이 모이고 황폐했던 마을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된다는 말이다. 이때 학교는 마을의 구심점이 된다.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비롯된 말이기는 하나 비단 시골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도심에 위치한 학교도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고 이웃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장(場)이 된다. 샛별초등학교도 그런 곳이다. 어린아이들이 동네 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해 할아버지, 할머니와 재미나게 놀고 마을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활동은 ‘살고 싶은 산남동’을 만든다. 부영아파트와 현진에버빌, 계룡리슈빌 등 3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의 보금자리이자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샛별초등학교. 지난 2007년 마을과 함께 태어난 샛별초는 아파트 단지에 둘려 싸여 얼핏 삭막해 보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훈훈한 정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곳이다.



실력과 인성, 다 잡다 2015년 9월부터 샛별초 수장 역할을 맡고 있는 김덕순 교장은 샛별초가 더없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단다. “사실 부임 전에는 도심에 있는 학교라는 선입견도 있었고 여러 가지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해두해 생활하다 보니 정이 넘치고 사랑스러움이 느껴져요” 김덕순 교장이 웃으며 말했다. 전교생 1100여명, 교직원만 80명이 넘는 큰 학교지만 구석구석 아기자기함이 묻어 있다고. 샛별초에는 이름도 예쁜 ‘효 섬김’이라는 봉사동아리가 있다. 생긴지도 7~8년은 족히 된다. 매주 금요일마다 아이들은 인근 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해 할머니, 할아버지와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울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그야말로 함께 즐긴다. 김 교장은 “아이들이 바이올린이나 플롯 등 악기를 들고 경로당으로 봉사활동을 다닙니다. 일종의 재능기부죠. 아이들은 효경심과 풍부한 감성이 자랍니다. 아름다운 것을 듣고, 보고, 연주하고,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겁니다”라며 “아파트 한 가운데 있는 학교가 삭막하다고만 생각하시면 안돼요. 효 섬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동네 어른을 존경하고 섬기며 함께 어우러져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샛별초의 슬로건은 ‘실력과 인성’이다. 두 가지 큰 덕목을 균형 있게 가르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딱히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 활동을 수년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샛별초는 분명 ‘실력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고 있는 셈이다. 샛별초에는 효 섬김 동아리 이외에도 과학 동아리, 스포츠 동아리 등 아이들의 끼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행복한 학교 새 학기를 맞아 ‘올해 우리 아이와 함께 할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샛별초의 큰 변화는 교직원에 있다. 그동안 샛별초 교직원의 연령대가 20~30대 초·중반이 주를 이루었다면 올해부터는 30~40대 교사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덕순 교장은 “선생님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십분 발휘해 더욱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쌀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과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이 아이들을 감싼다면 분명 샛별초 아이들은 더욱 행복할 것이다. 또 올해 샛별초는 마을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교장은 “다른 마을과는 달리 산남동은 자원이 풍부하잖아요. 인적자원 뿐 아니라 생태 환경 또한 아주 훌륭합니다. 자연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감성과 인성도 좋아진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올해는 구룡산 탐방 등 생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마을공동체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정년 2년을 남겨놓고 있는 김덕순 교장은 샛별초 교장이어서 행복하단다. 지난 2012년 폐교 위기에 놓였던 음성 하당초등학교가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데 큰 공로를 세운 김 교장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머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 교장은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없애고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란다.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교장조회’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렬로 세워 놓고 훈계하는 조회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행복한 마을, 행복한 학교, 행복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덕순 교장의 미소가 쌀쌀한 날씨에 더없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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