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랑의 공동체 인라인스케이트 쉬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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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흐르는 음악이 아니더라도 무수한 꽃잎이 파고지는 무심천으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북적이는 사람들에 밀려 걷다보니 화려한 벚꽃에 시선을 빼앗긴 이들과는 무관하게 허리를 숙이고 열심히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자~ 쉬지 말고. 한 바퀴만 더,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빨리~ 화사한 유혹을 베어내듯 허공을 가르는 목소리에 맞춰 초록색 운동복의 사람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일사불란하게 몸을 움직인다. 운동을 마치고 신발을 정리하는 소년에게로 다가서니 붉게 상기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찍어낸다. 왜 우느냐고 물었다 “힘들어서요” 그럼 쉬지 그랬니? “그래도 재미있어요. 그리고 마라톤 준비하려면 힘들어도 참아야 해요” 비장한 각오를 담은 목소리의 떨림이 안쓰러우나 그 의미까지 헤아릴 수 없다.




즐겁고 건강한 행복을 추구하는 인라인동호회 쉬리클럽

쉬리클럽은 2001년 인라인을 타면서 친구도 사귀고 즐겁게 놀며 운동하자는 취지로 결성되었다. 초기 회원 20명으로 시작된 동호회 쉬리는 부모들의 입소문을 통해 현재 60명으로 늘어났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저녁이 되면 5세부터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무심천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집결한다. 오랜 시간의 깊이만큼 가족 공동체로 결속된 쉬리는 회원들의 유대관계가 상당하여 시합에서 우승하거나 특정일에 음식을 내어 함께 나누고 아이들 체험현장에 동참하여 기꺼이 잡일을 처리한다. 또한 연말 운동회를 통해 유대를 강화하고 세계 인라인 마라톤에 참여하여 협동심을 기르고 화합을 도모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요즘 부모들의 마음은 바쁘다. 그래서 처음 쉬리클럽에 들어온 부모는 아이가 더 빨리 배우기를, 남보다 앞서기를 바라며 조바심 낸다. 그러나 쉬리클럽에 들어온 이상, 그 모든 기대치를 내려놓아야 한다. 쉬리클럽은 그저 인라인을 잘 타는 것만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쉬리클럽의 리더 정장숙 코치는 아이들에게 최고 보다는 최선을 요구한다. 남들보다 좀 느려도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조금 어설퍼보여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모습, 교과서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뭐든 해보고 부딪치면서 스스로 깨닫고 이겨내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쉬리에 오면 모두 내 새끼들이니 누구도 관여 할 수 없다는 다소 거친 지침을 세웠음에도 예민한 부모들마저 기쁘게 동조하는 까닭은 능동적인 수업참여와 흥미로 끌어가는 적극성 뒤에 숨겨진 아이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당 570-1150 칼로리 소모하는 짧은 시간 큰 운동효과

인라인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많은 운동량을 가진다. 그 외에도 균형감각, 폐활량, 근력, 지구력 등 건강한 신체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부분들이 강화되며 몸의 유연성을 늘려 주고 상 하체의 균형 있는 발달을 돕는다. 또한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이 570-1150정도 되어 짧은 시간에도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크라우드 의대 팀의 측정결과 노화방지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활동유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인라인스케이트는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스포츠이다. 그래서 쉬리에는 부모와 아이가 같이 활동하며 가족의 화합을 다지는 회원이 많다. 어려서 아이와 떨어져 살았던 음원태씨는 인라인을 타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가 많아지면서 소원했던 부녀관계가 개선되었다고 한다. “힘들어서 쉬고 싶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좀 늦더라도 기를 쓰고 나갑니다. 덕분에 체력이 좋아졌지만 무엇보다 솔선수범하며 잔소리 없이 교육할 수 있어 좋아요” 초기 회원으로 지금은 적극적인 쉬리의 지지자가 된 신해식 씨의 말이다.


재미있고 신나게 운동하면 체력증강은 더불어 얻는 팁

쉬리클럽의 기본적 동기는 안전하고 즐거운 운동을 통한 체력증강이다. 그러나 쉬리는 단순히 운동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스키, 물놀이, 여행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성장기에 필요한 정서적 경험을 쌓아가며 자립심을 세우고 협동을 통한 배려를 배우게 한다. 경기 할 때 아이들은 뜨거운 응원과 격려로 서로에게 힘을 실어 준다. 열심히 뛰고도 승리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괜찮아 잘했어” 라는 따뜻한 위로도 잊지 않는다. 1등의 기쁨도, 탈락의 아픔도 함께 섞어 나누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싱싱하고 탄력적인 동심 본연의 순수가 살아 있다. 월 3만원이라는 다소 적은 회비를 받고 있음에도 매년 백만 원씩 엘리트에게 후원하는 것을 잊지 않는 쉬리클럽과 더불어 우리의 아이들은 이타적인 삶을 익히며 행복하게 성장하리라. 어느새 눈물의 흔적을 지운 소년이 아이들과 장난치며 크게 웃는다. 체력도 실력도 부족한 자신을 이끌어 함께 달리고자 응원하는 회원들에게 기대서라도 마라톤 완주매달을 욕심내보고 싶은 소년의 젖은 소매를 이해하게 된다. 시처럼 내리는 봄꽃이 바람에 흩어진다. 화려한 생명으로 낙화하는 봄을 실은 무심천은 이 모든 것을 풍경으로 삼키고 이름처럼 무심하게 깊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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