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는 ‘봇말려’라는 코너가 있다. ‘나는 심장이 없어~ 나는 심장이 없어~’라고 노래하며 등장하는 ‘지로봇’은 언뜻 보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듯 하지만 인간보다 더 감정적이고 영리하다. 로봇이 개그프로그램의 소재로 쓰인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봇말려’는 그만큼 로봇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이미 우리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봇,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딩, 융합교육 등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이러한 단어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빅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으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것은 ICT(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된다. 컴퓨터를 이용하고, 조작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빌게이츠와 스티브잡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사고범위를 넓혀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새로운 해결책을 만드는 힘을 만든다. 프로그래밍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 현재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 해외 각국은 경쟁적으로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시켜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핵심가치로 두고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소프트웨어 활용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교육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선도학교(미래부) 및 연구학교(교육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시범학교 72개에 이어 2015년에는 선도학교 160개, 연구학교 68개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래부와 교육부는 교원 역량제고, 교과서 개발 및 콘텐츠 보급, 단계적인 인프라 확충 등 기반 마련에 노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초·중·고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코딩 교육)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지역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과 융합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피할 수 없는 대세

개신동의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가 그 주인공이다.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에서는 코딩을 비롯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만들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상상력, 창의력, 협동심 같은 능력들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남상현 원장은 “소프트웨어 교육의 장점은 창의력이 향상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공부한다는 생각 없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어려운 기계적 원리나 전기 작용을 배워도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어한다”고 전했다. 유치부와 초등부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 및 코딩을 지도하는 이유다. 남 원장은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프로그래밍)은 기계공학, 전자공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는 융합교육”이라고 설명했다.현재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는 5세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소프트웨어 및 로봇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 유아들은 알록달록 예쁜 브릭과 장치들을 이용해 자동차나 로봇을 만든다. 브릭을 이용해 수 개념이나 도형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미술, 공작 등과 접목한 다양한 탐험놀이와 역할극, 상황극을 통해 상상력, 창의력, 공간지각력 등을 높여준다. 또 C언어를 배우기 이전에 스크래치를 배운다. 초등부는 4단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데, 각 단계는 1~2년의 과정으로 짜였다. 로봇과 각종 센서의 원리를 비롯해 프로그래밍 과정을 익히며 과학탐구대회나 로봇대회 등을 준비한다. 또 영재교육원 진학 대비를 위한 준비과정도 있다. 중등부는 3단계 일반과정과 영재학교 및 과학고, 마이스터고 등을 준비하는 입시준비과정으로 나뉜다. 고등부는 로봇특기자 전형 등 대학진학을 준비한다. 진로와 연계, 보다 심화된 내용을 학습하고 타 학문분야의 문제를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KAIST, 연세대, 서울과학기술대, 한양대, 광운대 등 여러 대학의 수시 전형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남상현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제는 컴퓨터 전공을 하는 사람만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시대는 갔다.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은 누구나 다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남 원장은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를 절차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