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한자가 사라지고 한문이 입시 과목에서 없어지면서 그렇게 우리 일상과도 멀어지는가 싶더니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집 우(宇), 집 주(宙)’ 천자문 외우는 낭랑한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한자검정능력시험이 대기업, 공기업 입사와 승진에 가산 항목으로 채택되고 특목고와 대학입시 전형에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녀 인성교육을 위해 사서삼경, 논어, 맹자 등 고전 읽기와 함께 예의범절 교육과 묶어 한문을 배우는 가정도 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G2로 급부상하면서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어에 대한 관심 역시 한자·한문교육 열풍까지 몰고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서히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 한자·한문지도사다. 자격증 시험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고 오히려 중장년층 취업이나 창업이 유리한 부분도 상당해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평생 직업으로도 괜찮다.
전통문화와 사상이 녹아 있는 한문을 통해 선조의 지혜를 배우고 국가와 사회이익에 공헌할 목표로 한자·한문지도사를 배출하는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원장 김충배 이하 훈장)를 찾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통과 고전에서 배워야할 점을 한문교육을 통해 전해 들었다.
궁행교육(躬行敎育)으로 기본이 서는 따뜻한 사회
김 훈장은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집안이 가난하여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는 진학하지 못했다. 대신에 마을 서당에서 5년 동안 사서삼경을 배웠다. 그 당시 김희명(작고, 서울대 국문학박사) 훈장을 통해 한자에 눈을 떴고 글씨도 그때 익혔다.
훈장이 세상을 뜨자마자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방직공장, 철강회사, 공사현장 잡부, 가게점원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는 당시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과 서당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사는 세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첨단지식과 처세는 뛰어나지만, 사람이 사는 도리와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에 더욱더 사서삼경과 소학, 천자문 등에 심취하였고 한학에는 심오한 삶의 도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근대화를 거치는 동안 우리는 전통교육을 상실한 채 서구물질위주의 교육에 휘말리고 말았다. 그 와중에 전통의 정신과 교육사상을 담고 있는 한자교육마저 외면함으로써 가치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는 “우리가 공부라 하면 지식을 쌓는 공부를 지칭하기 쉬운데 우리 전통 고육은 ‘몸공부’와 ‘마음공부’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몸가짐을 바르게 함으로써 마음이 바루어지고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마음가짐을 바르게 갖게 되는 경지를 최상의 경지로 여겼다.”고 말하며 이를 몸소 실천하는 형태를 궁행교육이라고 했다.
김 훈장은 어려서부터 익힌 한학의 참 뜻을 후대에게 전하고 싶었다. 해서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독파하고 방송통신대학 법학과를 5년 만에 졸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충북대 법학석사과정까지 마쳤다. 또 청주향교 예절전문지도자 5기 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봉인 ‘훈장특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대한민국 한자교육연구회와 대한검정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중 훈장특급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전국적으로 3명만 존재한다. 서울 양훈식 훈장, 대전 김진태 훈장,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청주 김충배 훈장이다. 그뿐이 아니다. 국가 공인 한자급수자격검정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중 최고인 1급인 사범자격증을 모두 취득해 10개의 1급 사범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명실상부 최고의 한문 선생인 셈이다.
김 훈장은 “청주연수원은 한문과 한자교육을 통해 21세기 지식기반의 기초를 다지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울 능력 있는 한자, 한문전문지도사를 양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앞으로 꿈은 받은 것을 다시 되돌려 주는 것이다. 서당에서 옛 스승에게 배운 귀한 공부를 어렵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다.
‘배운 것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그의 소망은 소박하지만, 마음은 매우 깊었다. 매일 아침 등굣길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봉사를 해오고 있다. 또한 분평동주민센터에서 어린이를 위해 삼강오륜(월~금)강의를 1월5일부터 겨울방학 기간에 총15회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동안 실시한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오랜 세월동안 내면에 켜켜이 쌓아둔 지식을 이제 세상과 다시 나누고 있는 것이다.
국가공인 자격취득,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연수과정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에서는 ‘국가공인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연수생’을 모집하고 있다. 국가공인자격이란 자격기본법에 따라 새로이 도입된 자격제도로서 국가가 국가 이외의 법인, 단체 또는 개인에게 자격을 신설할 수 있는 권한(기본법 제15조)을 주어 민간자격을 줄 수 있도록 하고 그 자격에 대하여 국가로부터 공인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공인된 민간 자격을 취득한 자는 국가 자격을 취득한 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기본법 제27조)
현재 청주연수원에서는 한자·한문전문지도사 5개 과정 중 지도사2급 과정 연수생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대상은 각 급 학교 한자·한문전문지도사로 활동을 희망하는 자, 또는 방과 후 학교 한자 지도교사, 공부방 개설 한자·한문 설립자 및 희망자, 체계적인 한자·한문교육 희망자 등이다. 모집내용은 지도사1급, 훈장2급, 훈장1급, 훈장특급 각 과정 약간 명이다. 접수기간은 매년 1~2월, 7~8월 두 차례 신청할 수 있으며 매년 3월초, 9월초 입학식을 갖는다.
국가공인 자격취득,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연수과정은 다음과 같다. 지도자2급 교육과정 이수과목은 문자학(설문해자수부수214), 사자소학지도법, 추구지도법(한시이해)이며 이수시간은 16주(1학기)이다. 지도자 1급 교육과정 이수과목은 학어집지도법, 명심보감지도법, 중·고 한문으로 이수시간은 16주(1학기)이다. 훈장2급 교육과정 이수과목은 격몽요결강독, 호경강독, 한문문법, 사략강독, 교사론강독, 대학이며 이수시간은 28주(3학기)이다. 훈장1급 교육과목은 논어1·2·3, 맹자1·2·3, 고문진보, 중용으로 64주(4학기)이다. 훈장 특급 교육과정은 시경, 서경, 춘추, 예기, 주역, 초서강독, 국역연습으로 이수시간은 96주(6학기)이다.
국가공인 한자·한문전문지도사 자격증은 혼자서 공부해 취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전문기관을 통하면 시험 대비 및 학습이 용이하다.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사)한자교육진흥회 한국 한자·한문전문지도사연수원과 (사)대한검정회 산하 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를 통해서 준비할 수 있다. 또 학내 교수가 추천한 한자·한문교육원으로 성균관 한림원과 고전번역교육원, 전통문화연구회가 있다.
한편,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은 11년도부터 지도사2급 65명, 지도사1급 37명, 훈장2급 6명 총 108명의 자격증 취득자를 배출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다음, 네이버에서 청주연수원을 검색하면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043-28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