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60대 사람들에게 서점은 만남의 장소이자 추억의 장소였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친구를, 또는 연인을 기다렸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스마트 폰의 대중화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진 탓에 책과 함께 서점은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특히 가경동 ‘영풍문고’에 이어 ‘중고서점 알라딘’이 생긴 이후 청주토박이 서점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잊어져 가는 장소가 됐다. 하지만 독특한 특색과 색깔로 청주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서점도 있다. 청주의 간판서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홍문당 서적’, 유치원 다닐 때 처음 왔던 아이가 군 제대를 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다시 찾아온다는 어린이전문서점 ‘서당’이 바로 주인공이다. 지역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청주의 간판 서점 ‘홍문당 서적’

‘책은 읽는 사람이 주인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홍문당 서적’은 자타가 공인하는 청주의 간판서점이다. 1999년 7월 용암점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2년 금천점, 2003년 분평점이 문을 열고 현재 성업 중에 있다. 발산점은 2016년 발산문고가 인수했다. 130여 평 규모로 7만여 권의 도서를 구비하고 있는 금천점은 홍문당서적의 본점으로 금천광장에 위치, 많은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특히 인근에 버스터미널과 넓직한 광장이 있어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홍문당서적에는 중·고등학생들의 학습물을 비롯해 영·유아서적, 성인도서 등 20여만 권에 이르는 다양한 도서를 구비해 놓고 있다. 홍문당서적은 지역서점으로서 서점인 동시에 도서관의 역할도 수행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형석 부장은 “홍문당은 서점이지만 도서관처럼 운영하고 있다”며 “누구라도 편하게 들러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석구석 의자가 있어 고객들은 꼭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또한 홍문당 서적은 환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형석 부장은 “고객이 책을 구매한 후에도 환불을 원할 경우에는 큰 파손만 없다면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전문서점 ‘서당’

문을 연지 올해로 17년이 된 ‘서당’은 어린이전문서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리 높지 않은 책장과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 아기자기한 소품과 식물들로 아늑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서점이라기보다는 작은도서관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곳에서는 창작동화, 청소년문학, 시집, 자연·과학책, 역사책 등 영·유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연령·장르별로 다양한 책을 볼 수 있다. 김해정 대표는 “지식전달 위주, 베스트셀러 위주의 도서는 배재하고 단행본 위주의 좋은 책만을 판매하고 있다”며 “좋은 책이란 글과 그림이 조화로워야 하고 아이들의 마음이 글과 그림에 제대로 녹아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유난히 책과 아이들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그저 책이 좋고 아이들이 좋아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꾸준히 서점을 찾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 대표는 서당을 찾는 아이들에게 그 아이의 성향과 독서력에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있다. 그는 “17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기 위해 읽을 책이 쌓여 있다는 것이 설레고 즐겁다”고 말했다. 물론 서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하루에 한명의 손님도 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하지만 김해정 대표는 “서당은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은 아니지만 정말 문학을 사랑하고 책을 통해 소통하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며 “어린이 책에 대해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