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꿈꿔요~ 틀을 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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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최소한 1년에 네 번 이상 담임교사와 반드시 상담해야 합니다. 담임교사와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교사가 내 아이를 주목하도록 해야 하고, 아이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6월 13일 청주교육대학교 도서관 1층 원격화상강의실. 청주시 성화초등학교 임한철 교사가 ‘초등학교사용설명서’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남편사용설명서’, ‘시댁사용설명서’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초등학교사용설명서라니…….’ 생소하다. 학교를 사용하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아이의 건강한 성장 돕는 ‘초등학교사용설명서’
임한철 교사에 따르면 학교사용설명서란, 말 그대로 부모들이 내 아이를 위해 학교를 최대한 잘 활용하고 사용해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임한철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현재 내 아이의 성적 안내, 수행평가표는 의미 없습니다. 수행평가, 성적표는 아이를 보여주지 않거든요. 둘째, 내 아이의 성장을 돕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1년에 네 번 이상은 교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또 논술·탐구형 수업으로의 변화를 지지해야 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담임교사로부터 ‘특별한 호출’이 없음에도 1년에 네 번 이상 상담을 하라니……, 또 교사에게 자세히 묻고 수업의 변화를 요구하라니……. 학부모라면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임 교사는 또 이렇게 말한다. “물론 별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두리 뭉실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이 아니라 내 아이의 구체적인 학습태도, 정리습관, 또래관계에 대한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임 교사는 이어 “저도 교사지만 교사들이 아이 한명 한명을 전부 다 잘 파악하고 있을 거라는 부모들의 생각은 착각입니다. 사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잘 모릅니다. 아이의 주된 특징, 본질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교사와 1년에 네 번 이상 상담하면서 교사에게 내 아이를 알아나가는 시간을 줘야 합니다. 교사도 부모와의 상담시간을 통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기회를 갖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육의 기본은 수업입니다. 아이의 역량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위해 토론식, 논술·탐구형 수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요구해야 합니다. 교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아이 성장을 돕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분명 일리 있는 말이다. 교육의 주인공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이고 학생, 부모, 교사가 힘을 합해야 비로소 교육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멀찍이 떨어져 그저 관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이다. 과거,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시절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스승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했고 존경했다. 그만큼 부모들은 교사를 전적으로 믿었고 그렇게 내 아이를 맡겼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이제 더 이상 교사의 영역은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아니다.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과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개선해 나가는 시대가 됐다. 신뢰하되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상대방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고쳐나가야 한다.




참여연대, 30일까지 6회 강좌 진행
부모들이 교사와 학교를 어떻게 대해야 하고 내 아이의 성장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학습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충북참여연대 ‘제 9기 꿈틀 부모아카데미(이하 꿈틀)’다. 지난 13일 개강식을 한 꿈틀은 오는 30일까지 매주 화요일, 금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13일 첫 번째 강좌로 진행된 초등학교사용설명서에 이어 지식정보화 시대의 독서 - ‘우리아이 책으로 유혹하기’ 책 활용백서-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까 △초등부터 고등까지 수포자도 웃는 신나는 수학공부 △꿈이 있는 공부, 행복한 진로 ‘착한 여자는 하늘에 가고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충북참여연대 김혜란 팀장은 “경쟁과 불안을 부추기는 정보홍수 속에서 건강한 교육관을 세우고 내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해 주고 싶은 부모마음,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강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강좌에는 60여명의 학부모가 참여했다. 한편 충북참여연대 교육위원회는 9년째 학부모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부모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아이들을 먼저 이해하고 풍부한 상상력 속에서 건강하게 사고하고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카데미의 취지다. 특히 그동안 강좌를 수강한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교육 소모임 ‘꿈틀’도 운영되고 있다. 40여명의 꿈틀 회원들은 격주 모임을 통해 교육관련 강좌와 토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혜란 팀장은 “건강한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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