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아이들의 뇌가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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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천재 프로바둑기사 커제(柯潔)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바둑을 다시한번 주목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공지능시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바둑이 인간의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2300년 전쯤 중국 순왕이 어리석은 자신의 아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바둑. 바둑은 무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현재까지도 고도의 두뇌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집중력 향상은 물론 인내심과 기억력을 높여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인공지능과 맞설 ‘사람 대표’로 ‘프로 바둑기사’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바둑이 두뇌활용 면에서 매우 뛰어나고 프로 바둑기사의 뇌가 인공지능과 견줄만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2011년 경희대학교 아동학과 김바로미 박사는 바둑이 머리를 좋게 하고, 집중력을 키워준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2곳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만 5세 아동 68명을 대상으로 7개월에 걸쳐 시행된 연구에서 바둑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참여하지 않은 아이보다 지능(IQ), 집중력(과제집중지속능력), 문제해결력, 만족지연능력(충동을 억제하고 참는 능력) 등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것이다. 또 인류 역사상 최고의 과학자로 알려진 아인슈타인과 빌게이츠가 바둑을 즐겼고 배우는 것을 추천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어, 영어, 수학은 물론 예체능, 특히 최근에는 코딩을 비롯해 소프트웨어까지 배워야 하는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바둑교습소 및 도장에 학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최근 충북교육청은 바둑의 교육적인 효과를 인정, 남성초, 원평중, 상당고등학교에 바둑반 및 바둑부를 창단, 바둑 인재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5년 가까이 청주지역에서 바둑교습소를 꾸준히 운영, ‘바둑 꿈나무’ 양성에 일조하고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 위치한 ‘창의력바둑교실’이다.


14년 째, 개신동에서 운영

2004년에 처음 문을 연 바둑교습소, 창의력바둑교실은 청주지역에서 ‘바둑 좀 할 줄 안다’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곳이다. 35평 규모에 수준 있는 교육, 질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교육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아마추어 5단이자 바둑보급지도자, 한국기원 충북지부 지부장, 충북바둑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예경남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명 ‘학원가’로 유명한 개신동에서 창의력바둑교실은 15년째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영어, 수학학원 간판이 수시로 바뀌는 건물에 오로지 바둑 하나로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예경남 원장은 “학교 졸업한 이후 계속 바둑과 함께 했습니다. 바둑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바둑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게임이죠”라고 말했다. 예 원장은 이어 “바둑은 아이들의 뇌를 춤추게 합니다. 집중력, 사고력, 수리력을 키우는 데 최적이죠. 물론 예전에 비해 학생 수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교육적인 효과는 그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고력, 집중력,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

바둑은 361개의 공간 속에 돌을 하나하나 놓아가며 자기 집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상대의 집과 내 집의 수를 눈으로 계산하며 두고, 몇 수 앞을 미리 보며 돌을 놓은 동안 수리력이 저절로 향상된다는 얘기다. 또 집을 만들기 위해 한 수 한 수 두다보면 공간지각능력이 키워지고, 가로 세로 19줄 공간에서 수를 두다보면 어느새 창의력과 응용력이 향상된다. 특히 사고력, 수리력, 논리력 이외에도 바둑은 기억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바둑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바로 ‘복기’에 있다. 복기는 바둑 한 판을 두고 나서 그 한 판을 다시 그대로 두어 보는 것인데 이때 자신의 실수나 보완해야 할 점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예 원장은 “기억력이 향상되면 학업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바둑을 잘 두는 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둑은 집중력, 기억력 향상을 통한 학습증진 효과 이외에도 바른 인성을 위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바둑은 예절이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예절교육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즉 바둑은 나이가 많은 어른을 대할 때, 나이가 어린 사람을 대할 때, 고수를 대할 때, 하수를 대할 때 모두 예의를 갖추는 법이 다르다. 예 원장은 “바둑을 두는 동안 바른 자세와 인성,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익히게 돼 실력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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