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천연 비누 하나 줘요.”하며 공방의 문을 열고 들어오던 고우신 할머니를 익숙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두 명의 젊은이가 있다. 탑동의 주공아파트 옆 골목에 자리 잡은 공방 카페 ‘소일기‘의 여사장들이다. 할머니도 그들의 모습도 어찌나 편하고 자연스럽던지 분명 단골임에 틀림이 없으리란 생각과 함께 이곳은 동네의 사랑방 같은 곳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맞아주는 주인들의 인상도 푸근하여 좋은데 카페의 분위기도 단단히 한 몫을 한다. 공방 카페 ‘소일기’는 카페와 공방의 두 공간이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재미나고 향기 있는 곳이다. 평범하고 한적한 골목길에 있는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코끝을 살짝 자극하는 아로마의 향기가 먼저 손님을 기분 좋게 맞이한다.
아로마 공예를 직접 체험하기에 참 흥미롭다
카페의 공간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두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분리되어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여러 개의 테이블과 미팅이 가능한 예쁜 방도 안쪽으로 보인다. 그 방과 벽을 사이에 두고 공방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아로마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과 아로마 테라피 활동이 이루어진다. 서로 독립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면서도 하나의 공간이라는 자연스러운 어울림은 그들이 구석구석 정성으로 직접 인테리어를 하며 준비한 열정의 산물인 듯하다. 차를 마시며 아로마 공예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실제로 근처 주민들이 차를 마시러 왔다가 자녀들과 함께 아로마 공예 체험을 위해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아로마 테라피 체험은 천연이나 인공의 아로마를 이용하여 샴푸, 비누, 스프레이, 바디클렌저, 화장품, 방향제, 디퓨저 등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사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동안 엄마들은 예쁘게 꾸며진 방이나 홀에서 맛좋은 커피와 수제차를 즐길 수 있는 달콤한 시간도 허락된다.
카페를 담당하는 김선규 사장과 공방을 담당하는 최미정 사장은 서로의 역할 분담을 통해 ‘따로 또 같이’ 상생하는 ‘카페&공방 소일기’를 이렇게 만들었다. 카페의 이름 ‘소일기’는 우리 이웃들에게 이런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씨 좋은 사장님들의 배려에서 나온 멋진 이름이다. 문득 생각이 잘 맞는 그들은 관계가 궁금해졌다. 그들은 어린이집 동료 교사로 만나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함께 동고동락하며 친구가 되었다 한다. 함께 한 세월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가 있으니 동업도 가능한가 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의 결속을 단단히 하는 것은 하나의 꿈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인거 같다.
자격증을 취득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공방 카페
그들은 끊임없이 꿈을 꾸어 왔다. 직장 생활 중에도 자기 개발을 위해 공부하고 투자하여 아로마 테라피스트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며 미래를 준비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공방 카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현재 1층에 자리한 공방 카페의 건물주는 카페 사장의 부모님이다. 셀프 인테리어와 부모님 소유의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절약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이윤을 좋은 재료에 투자하여 고객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일 년을 넘겨 카페를 훈훈하게 운영하고 있는 그들은 또다시 꿈을 꾸고 있다. 앞으로 더욱 공방 카페 운영에 매진하여 부모님의 건물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리모델링을 하겠다 한다. 해외에 나가 애쓰는 많은 선교사들이 국내에 들어와 편히 머물수 있는 무료 힐링센타를 만들어 섬기고 지역의 청소년들과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센타로 활용하여 이 골목을 사람 향기 넘실대는 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나즈막한 음성이지만 간절한 눈빛으로 그들은 말한다. ‘카페&공방 소일기’가 그곳에 있는 한 그 골목은 아름다운 그리고 기분 좋은 향이 가득한 들러 가고 싶은 장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