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방식을 둘러싼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개편 시안 공청회’가 지난 21일 충남대학교 정심문화회관 백마홀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4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과 국어, 수학, 선택과목까지 포함한 전 과목 절대평가인 2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제3의 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충남대에서 열린 네 번째 공청회에서도 앞서 열린 세 번의 공청회와 마찬가지로 절대평가 적용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 7개 과목 중 현행 영어·한국사 과목에 한정된 절대평가 영역을 확대해 4과목(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하는 1안과 국어, 수학, 선택과목까지 포함한 전 과목 절대평가인 2안을 발표한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수도·강원권, 호남권, 영남권, 충청권 네 차례 권역별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와 학부모·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후 31일 수능 개편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현행 수능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교교육 정상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 등 2015 개정한 교육과정에 발맞춘다는 계획이다.
충청권 수능개편안 공청회, 2안 지지 의견 우세

21일 충남대에서 열린 수능개편안 충청권 공청회에서는 지정 토론자 4명 중 2명이 2안을 지지했으며, 1안 1명, 1명은 절대평가 도입 자체를 반대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수능 개편 시안 1안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개편 방향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 소장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해주려면 상대평가는 폐지해야 한다. 수능이 상대평가로 남아 있는 한 과잉 변별을 위해 수능은 오지선다형 문제풀이 중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1안의 일부과목 절대평가는 교과 간 불균형 현상을 일으킨다. 상대평가 과목(특히 수학)에 쏠리는 압박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수능준비 부담경감은 불가능하다. 국영수 시험범위를 공통과목으로 제한하는 식으로 2안을 수정하고 동점자 처리방안에 대해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재하 중일고 교사는 “이제는 수능시험으로 과연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EBS교재 문제풀이나 하는 죽은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책도 읽고 풍요로운 토론도 하며 끊임없는 의문과 대안이 모색되는 열린 수업이 구현돼야 한다”며 “고교교육이 시험과 대입에 종속되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수능 절대평가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이어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가 지난 4월 전국 고교교사들을 대상으로 절대평가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 결과 총 774명 중 찬성 514명 66%, 반대 257명 33%, 미응답 3명 1%으로 과반수가 넘는 교사가 절대평가에 찬성했다”며 “고교 교육이 시험과 대입에 종속되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서 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능절대평가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에 조정기 순천향대 교수는 “성취평가제 등 같이 추진돼야 할 제도 시행여건이 마련되지 못했고 대입전형 운영에 대해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상태에서 전면 도입하는 것은 수험생과 대학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우선 1안으로 시작하고 충분한 연구와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하다가 성취평가제와 고교학점제 등과 함께 전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권기창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절대평가제로 했을 때 학생부에서 미비한 차이로 인해 100점이 불합격하고 95점이 합격했을 때 이 억울함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대전제는 절대평가 반대”라고 밝혔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공청회에 앞서 집회를 열고 “1, 2안 모두 살인적 입시경쟁 해소 및 학교교육 정상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학교교육 정상화 방안을 담은 종합적 대안을 제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첫 공청회에서는 일부 과목(영어, 한국사, 통합사회·과학, 제2외국어)만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1안이 압도적으로 우세했고 16일, 18일에 열린 2차, 3차 공청회에서는 1안과 2안(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또한 공청회에 참석자 중 일부는 앉은 자리에서 절대평가 찬성 또는 반대 피켓을 펼쳐들며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