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그림으로 생각을 말해요-힐링정미술심리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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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가 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말하면서 가끔 바르지 못한 단어로 감정을 표현하고 말하지 못하게 주의를 주면 더 심한 분노를 하며 혼잣말로 중얼중얼합니다.”
힐링정미술심리캠프(원장 정정희)에 미술심리치료를 받으러 온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인 철우(가명)이의 분노조절이 억제되지 않은 감정상태의 결과다.
심리치료를 하며 철우의 분노조절 장애 과정을 지켜본 정 원장은 “중간 중간 그림에 글씨를 보면 시제도 맞지 않는다. 사람 얼굴을 그려놓고서 ‘나는 지금 스위스에 가야한다.’ 라고 하거나, ‘여행을 너무 가고 싶다’며 빨리 가고픈 마음에 가방에 짐을 싸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말한다.


철우의 상태는 분노조절 장애 증상이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이 있을 때 나타나며,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겪는 감정에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서 및 행동장애 아동에게 학교 부적응, 낮은 자존감, 부당함, 모멸감 등으로 공격 행동의 잠재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분노조절장애 증상은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좌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여있을수록 잘 나타난다.


문제아이의 원인은 부모에게 있다.

철우의 상태를 지켜 본 정 원장은 미술심리치료를 위해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철우의 입장이 돼주기로 했다. 한번쯤 이 아이가 무슨 말로 어디까지 분노를 표출할지 기회를 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우선은 철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도록 해주었다. 어떤 때는 함께 그 말에 같은 편이 되어 더 말도 되지 않는 말로 맞장구 쳐주면서 관심을 보여줬다. 수업시간에 욕이 섞인 말을 해도 다 들어 주었다. 나쁜 행동을 해도 혼을 내지 않았다. 대신에 나쁜 행동을 하면 내가 이 만큼이나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내가 그 일을 하고 나면 결국은 진짜 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또 너는 나를 더 이상 못 볼 거라며 결국은 네 말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고 말해줬다.
철우에게 차츰차츰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림에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림 그리는 시간에 욕이 섞인 말을 해도 다 들어 주면서 함께 욕도 하니까 한참을 쳐다보고 하는 말이 “그러면 선생님 감옥에 가요.”라는 말이었다.
가족들 모두 있을 때도 나쁜 행동과 욕을 해도 철우의 편을 들어주도록 권유했다. 또한 참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감정의 변화와 함께 행동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집에서도 엄마와의 대화가 늘어나게 됐다. 엄마도 철우의 편이 되어주니 혼자 컴퓨터 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분노조절장애아로 키우는 부모의 유형을 보면 아이가 말할 때 끝까지 듣지 말고 중간에 내생각대로 결정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로 만든다. 아이들에게 화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준다. 아이 혼자 있는 시간을 많게 한다. 아이에게 핀잔을 자주 준다. 어른들에게 반말해도 그냥 놔둔다.
정 원장은 “문제 있는 아이들의 그림을 살펴보면, 원인은 거의 부모에게 있다. 아이와 부모와 함께 원인을 규명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며 “미술심리치료는 진단기법과 치료기법이 있는데 진단기법은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데 적용이 된다면 치료기법은 치료사와의 공동작업과 대화 등 상호작용을 통해 치유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색으로 감성을 표현한다.

힐링정미술심리캠프 정정희 원장은 전공은 유아교육을 했지만, 그림을 좋아했다. 꾸준히 그림 활동을 이어왔다. 결혼이후 우연한 기회에 시댁에 있던 문의에서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정원장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좋았다. 특히 문의에 있는 순박한 아이들에게 반해 어린이집을 개원하게 되었다. 약 18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그림과 연계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자연스럽게 지켜보게 되었다. 어찌 보면 살아있는 최고의 임상경험이었던 것”이라며 “어린이집 원장을 하면서 아동미술지도사와 아동심리, 청소년 심리,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폭력, 아동심리, 청소년 상담, 아동미술심리치료를 병행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녀는 “그림치유는 그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다.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공감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정화가 되며 마음이 열리는 것"이라며 "누구든 마음이 열리면 상처와 아픔을 그림을 통해 꺼내 놓는다. 그림은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림에 풀어내는 순간, 이미 치유는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미술심리치료는 대화와 교감을 통한 심리적 교정효과에 목적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정서나 의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되며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표출하고 극복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게 된다.
정서적 불안, 우울증 요인은 살아오는 과정 속에서 비롯된 환경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이로 인해 심리치료의 한 분야인 미술심리치료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정 원장은 “아동미술심리치료는 모든 연령에게 미술을 소재로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는 치료도구다. 건강하지 못한 어린이뿐 만 아니라, 건강한 어린이들에게도 예술치료는 각종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미술심리치료를 통해 스스로 표현하며 건강하고 정상적인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 정신적으로 일그러진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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