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가장 마음껏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일까?’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이색적인 선호도를 조사했더니 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한우 소고기’였다. 그만큼 아직도 한우는 돈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인식이 크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나 수입 소고기에 비해 아직까지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한우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큰맘 먹고 한우를 먹으러 가보지만, 믿을 수 있는 한우 전문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청주 산남동에 ‘최상급 한우와 저렴한 가격’과 ‘진짜 한우가 아니면, 1억원 배상’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최고의 한우를 선보이는 곳이 등장했다.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이 몰려드는 곳이 바로 산남명품한우다.
산남명품한우 이우연 대표는 “정말 좋은 한우고기의 참 맛을 고객에게 맛보이고 싶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 거품을 제거하여 한우의 대중화를 이루고 싶다.”라며 “된장찌개는 고객의 기호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가공하지 않은 한우 맛은 정직하다. 산남명품한우에서는 철저하게 1++한우나, 1+한우만 고객에게 제공한다.”라고 말한다.
대부분 1++한우나, 1+한우
산남동 산남명품한우에 들어서면 우선 정육코너와 식당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햇살 좋은 창가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있다. 현대적인 감각과 복고풍의 인테리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내부는 1~2층 합해 300석 가까운 넓고 쾌적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각종 모임 및 회식장소로 적합하며 가족 단위의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알려져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한우임을 증명하는 도축증명서가 고객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붙어있다. 매장 중앙에 마련된 한우코너에는 각 부위별로 담아놓은 접시가 산처럼 쌓여있다. 안창살, 채끝, 치맛살, 토시살과 등심, 안심 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 대부분 1++한우나, 1+한우다. 소고기 중 최고로 꼽고 있는 국내산 한우, 그 중에서도 최상급인 ‘1++(투플러스)’ 한우는 100마리 중 8마리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이러한 귀한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곳에서는 정육코너에 진열돼 있는 고기를 손님이 직접 고른 후, 곧바로 연결된 식당에서 구워먹으면 된다. 특히 불을 피우는 참숯은 한우를 구울 때 육즙 손실을 최소화해 한우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맛으로 으뜸인 소고기는 영양도 으뜸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소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달며 무해하다. 비위(소화기)의 기운을 기르고 구토와 설사를 멈추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갈(당뇨)과 수종(부종)에 효과가 있고 근골, 뼈, 다리, 허리를 튼튼하게 한다고 돼 있다.
소고기 모듬구이, 마니아층 생겨
정육코너에서 이리저리 살피니 눈에 번쩍 뜨이는 가격이 보인다. 200g에 8천원하는 소고기 모듬구이다. 시중에서 200g 1인분에 1만원하는 돼지고기보다 싼 가격이다. 더구나 1++한우나, 1+한우에서 나온 부위인지라 마블링이 좋으니 맛도 그만이다. 이우연 대표는 “워낙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다보니, 내놓자마자 금방 매진될 만큼 인기폭발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정판매를 한다. 1마리에서 약 10kg정도 나온다. 모듬구이만 찾는 마니아층도 생겼다.”라고 말한다. 마블링이 좋은 등심 400g(35,600원)을 구입하여 숯불에 구웠다. 고기를 구입하고 나면, 식당에서는 1인당 3천원씩 받으니 둘이 5만원이면 실컷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모듬구이를 선택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한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구조다. 선홍빛 고기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이 불꽃에 녹아 촉촉이 배어들면서 고소한 향기가 진동하면 침이 저절로 넘어간다. 살짝 익힌 뒤,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어보니 그야말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창밖은 봄빛이 난만하게 흐르고, 맛있는 소고기로 식욕을 채우니 세상 부럽지 않다. 함께 제공된 밑반찬도 깔끔하다. 선지국, 도토리묵, 단호박, 천엽 등 풍성하다. 얼큰한 선지국과 시원한 도토리묵밥은 기름진 한우를 개운함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했다.
산남명품한우만의 또 다른 자랑, ‘냉면’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굽는 요령이 없으면 제대로 된 한우 맛을 맛볼 수 없다. 한우는 숯불에 살짝 익혀 육즙이 살아있을 때 드시는 것이 최고다.”
산남명품한우 이우연 대표는 직접 집게로 등심을 뒤집으며 고기를 굽는 요령을 설명한다. 알맞게 발화된 숯불에 석쇠를 놓고 여러 부위 쇠고기를 바로 올렸다. 한쪽 면을 구운 후, 바로 뒤집어 반대쪽을 굽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바삭한 겉과 육즙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우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한우를 먹고 난 뒤에 먹는 냉면도 잊을 수 없는 산남명품한우만의 자랑이다. 먹어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깊은 맛이 담겨있다. 밤새 한우 뼈를 고와 만든 국물 맛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점심때만 6천원에 특별가로 내는 불고기 점심특선도 인기다. 한우로 만든 불고기특선은 밥과 반찬이 함께 제공되니 근처 샐러리맨들의 단골메뉴가 되어버렸다. 단,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판매한다. 이밖에 한우우거지탕(7천원), 한우설렁탕(7천원)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이왕 이곳에 왔다면, 한우 족발 한 개씩 사가면 무조건 이익이다. 다른 곳에서 보통 3~4만원 하는 한우족발을 이집에서는 오픈기념으로 잡뼈를 포함해서 1만5천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