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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고 맛보고 즐기는 청주 최초 돼지 생갈비 - 남도돈생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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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먹방이 대세다. 언제부턴가 불기 시작한 먹방 열풍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있다. 아마도 먹방의 원조격은 영화 황해에서 보여준 하정우의 눈이 튀어 나올 것 같은 게걸스러운 모습이 연상된다. 이후 예능프로인 ‘아빠 어디가’에서 보여준 윤후의 아이 같지 않은 맛깔스럽게 먹는 모습, 슈퍼맨에서 보여준 추성훈의 딸 사랑이가 보여준 식성. 요즘 뭐라 해도 송일국과 삼둥이들이 보여준 세상에 모든 것을 먹어치울 기세인 먹방의 끝장판일 것이다.
전국에 소문난 맛집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말 그대로 백문이불여일食이다. 인천 간석동에 가면 퇴근 무렵이면 번호표를 들고 20~30m 줄이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은 돼지 생갈비로 소문난 부암갈비이다. 이미 맛좋기로 장안에 소문이 파다하다. 이 허름한 집에서 풍겨 나오는 갈비 굽는 냄새로 직장인 퇴근길 잡기로 유명한 집이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돼지 생갈비는 인천에 있는 부암갈비가 원조격이라고 가늠한다. ‘부암갈비’는 30년 넘긴 업력 깊은 맛집이다. 돼지 생갈비는 별다른 양념 없이 뼈에 붙은 살 그대로 나온다.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다. 잡스러운 양념의 맛은 없다. 돼지갈비 맛 그대로다. 갈치젓갈 소스가 나온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고기 불판을 이용한 달걀말이를 보여준다. 돼지기름에 구운 달걀말이는 독특한 풍미를 낸다. 제법 향이 그윽한 불 맛도 난다. 참숯 때문이다.
이와 똑같은 돼지 생갈비의 진수를 청주에서도 맛볼 수 있다. 산남동 부영아파트 후문 앞 대로변에 위치한 ‘남도돈생갈비’(대표 이미숙, 산미로 122)이다.



참숯과 주물 고기판의 조화가 빚어낸 맛
그렇다면 부암갈비와 남도돈생갈비는 어떤 관계인가. 그것은 바로 청주 남도돈생갈비의 이 대표가 인천 간석동 부암갈비 대표의 친조카이다. 친정 이모가 인천의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부암갈비’ 주인인 덕택에 청주 산남동에 돼지생갈비집을 차린 결정적인 이유이다. 3년 동안 인천 ‘부암갈비’의 친정 이모에게 생갈비 비법을 어깨너머로 배워 청주에 최초로 돼지 생갈비집을 선보인 것이다.
생갈비는 돼지 갈비뼈에 붙은 살을 말한다. 생갈비의 고유한 맛을 잘 살려내기 위해 도축장에서 바로 잡은 돼지의 갈비뼈에 붙은 살을 하나하나 생선회 포 뜨듯이 펴고 늘여서 손질해야한다. 돼지 한 마리 갈비뼈의 살을 발라내는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상에 내놓기까지 주인장의 정직과 정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남도돈생갈비 이미숙 대표에게 맛의 비결에 대해 물으니 “저희 돼지 생갈비의 맛의 비결은 첫째, 포를 떠 잘 손질된 신선한 고기입니다. 둘째, 주물로 만든 고기판입니다. 셋째, 참숯에서 굽기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맛에 특별한 소스인 갈치젓갈에 찍어 드시면 바로 화룡점정입니다. 양념갈비에 익숙한 손님들은 처음엔 생갈비가 생소해서 주문을 적게 합니다. 하지만 드셔보고 나서 맛이 있으니까 더 주문을 하게 돼요. 여성 두 분이 오셔서 3인분을 거뜬히 드시고 갑니다.”라고 말한다.
이야기 하며 열심히 고기를 굽던 이 대표는 일단은 맛을 봐야 하니까 먹어보라고 자꾸 권한다. 노릇한 갈비 한 점을 먹어보니 향긋한 냄새가 입안에서 맴돈다. 이 향이 궁금해서 물으니 바로 참숯에서 나오는 향이라고 한다. 생갈비의 신선함과 가스불이 아닌 숯불에 주물 고기판에 구워 맛을 살린 것이 ‘남도 돈 생갈비’의 매력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여기에 이 집 만에 특별한 소스인 갈치젓갈에 찍어 맛을 보니 정말 색다른 맛이다. 또한 밑반찬으로 나오느 여수 갓김치, 양념게장, 호박과 감자를 과일 소스에 버무린 단호박 샐러드, 연두부, 기타 계절 채소로 만든 야채 반찬에 소고기 집에서나 나올법한 매실 엑기스로 만든 소스와 함께 생갈비를 즐긴 후에 고기판에 직접 부어 부쳐낸 계란말이도 이 식당의 별미이다.
계란을 주물 고기판에 부으면서 이미숙 대표는 고기판을 한참 자랑한다. “우리 집 고기판은 무게가 4킬로그램에 달하는 주물로 만든 것인데 그 옛날 동네에서 돼지 잡아서 가마솥에 구워먹는 이치랑 같게 만든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청주 최초 돼지 생갈비 들여오다.
남도돈생갈비는 지난 2010년에 오픈했다. 여수에서 20여 년 동안 살던 이 대표가 친 동생이 살고 있는 산남동으로 이사 오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 ‘남도돈생갈비’을 연 곳은 검찰청 뒷골목으로 정말 물어 물어 찾아와야 하는 숨어있는 맛집이었다. 깨끗하고 살기 좋다는 두꺼비마을에 대한 첫인상과 조금 후미진 곳에 자리 잡아도 고기 맛이 소문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이 대표가 터를 잡은 이유다.
이 대표의 예상처럼 후미진 곳에 있지만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 7월 확장하여 지금의 자리(산미로 122, 부영아파트 후문 대로변)로 이사를 하게 됐다.
남도돈생갈비의 주 메뉴는 생갈비(200g 1만2000원)이지만 양념갈비(200g 1만2000원), 남도불고기(200g 1만5000원) 등이 있다. 묵은지 갈비전골(대 3만원, 중 2만원)은 미리 예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다. 식사로는 매생이굴탕(7천원), 매생이 굴 삼색수제비(6천원), 매생이칼국수(5천원), 젓갈 뚝배기 볶음밥(6천원) 등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대표는 전북 김제에 태어났지만 여수에서 20여년 종사한 수산물 가공업 경험을 살려 매생이 칼국수, 매생이 수제비 등 매생이 관련 음식을 포함시켜 청주만의 ‘남도돈생갈비’를 탄생시켰다.
생갈비하면 소고기라는 인식과 돼지고기는 ‘양념갈비’만 존재한다는 인식이 바뀌었다. 서민들의 대표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삼겹살이다. 그래서 흔히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란 말은 오랜 친구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인 직장동료와 함께 술 생각이 나면 일생생활에서 건네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제부터 돼지 생갈비에 소주 한 잔 기울이다보면, 힘겨운 삶의 여정도 위로받고 에너지를 얻어 다시 세상으로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삼겹살을 파는 곳은 지천이지만, 돼지 생갈비를 파는 곳은 이곳밖에 없다. 그동안 어디를 가든 늘 그만그만한 돼지고기 맛에 싫증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남도돈생갈비’의 특별한 맛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남도돈생갈비(산미로 122) / (043)283-5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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