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고기즙이 듬뿍, 돼지고기의 차별화 -봉명동 탐라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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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든 곳이 바로 봉명동 제주돼지고기 집 ‘탐라도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연료로 연탄을 사용한다. 제주 흑돼지의 풍미와 추억의 연탄불이 만나니 궁합이 그만이다. 특히 제주 흑돼지는 지방이 적고 다른 영양소는 많다. 그런데다 맛도 좋고 식감도 그만이다. 특히 근섬유가 타 품종에 비해 많아 특유의 식감으로 사랑받는 고기가 제주 흑돼지다.



이곳에서 먼저 주문하면 엄청나게 두꺼운 고기가 불판위에 턱 올라간다. 기다리면 직원들이 알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먹기 좋게 굽고 잘라준다. 목살은 중간에 삼겹살은 가장자리에 해바라기 꽃처럼 둥글게 모양을 내어 준다. 제주산 흑돼지답게 소금이 아니라, 멸치젓이 나온다. 이 멸치젓을 불판에 올려놓고 간간히 소금대용으로 찍어 먹으면 제대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이색적인 풍경은 이곳은 철저하게 숯이나 다른 연료 대신 연탄불을 쓴다. 매장 오픈은 거의 5시부터인데 미리 가보면 연탄불의 향연을 온전히 볼 수가 있다. 길게 늘어선 객석테이블마다 반쯤 탄 연탄이 제 몸을 데우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그래서 5시 전에는 절대로 손님을 받지 않는다. 화력이 가장 왕성할 시기인 연탄의 청년시절은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엄격하게 금한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팔팔한 성질과 기세가 꺾인 중년시절의 노련함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세가 꺾이고 은근한 빛이 감돌 때, 비로소 탐라도니의 돼지고기를 굽는 연료로 사용한다. 그런 까닭에 고기 맛도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곳 탐라도니에서 취급하는 돼지는 제주산 흑돼지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육된 재래돼지는 검은색인데 제주흑돼지도 다른 재래돼지와 마찬가지로 몸 전체가 빛이 나는 검은 색의 털로 덮여있으며 얼굴이 좁고 주둥이가 길다. 귀는 작으며 접혀있지 않고 위로 솟아 있다. 다른 외국종에 비해 몸집이 작고 배 부분이 좁다. 가슴은 상대적으로 넓고, 엉덩이가 작고 살집이 없는 편이다. 다리는 짧고 균형이 잡혀있다. 제주도에서는 일명 똥 돼지라고도 부르며 사람의 인분을 먹여서 사육했다. 인분을 먹여서 돼지를 키우는 사례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남부지방 전역에서 유사한 사육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 일대에서도 인분을 먹여서 돼지를 키우는 사례가 있다.



1970년 대 후반부터는 돼지사육의 방법이 개선되어 '돗통(제주도 화장실)'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돼지를 키우는 사례가 거의 없어졌다. 사람의 인분을 받아먹는 돼지라는 인식 때문에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인분냄새가 나지않는 위생적 화장실을 유지할 수 있었고, 돼지는 인분이 변질되기 전 곧바로 먹이로 섭취하기 때문에 인분에 포함된 미생물과 유산균 등이 돼지의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



고기의 질이 우수하고 맛이 좋아 주로 식용으로 사육된다. 1900년대에 들어서 번식이 잘되며 고기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외국 개량종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고, 재래종과 개량종들과의 교배가 이루어지면서 점차 순수한 재래돼지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현재는 여러 기관에서 돼지의 형태와 유전적 조사를 통해 재래돼지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3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다.



탐라도니 단골인 P씨는 “돼지고기가 이렇게 고급스럽고 부드러울 수 있다니 놀랍다. 더구나 종업원이 고기를 예술적으로 구워준다.”라며 “고기에서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어 돼지고기의 참맛을 일깨워 주는 곳”이라고 극찬한다. 또 다른 단골인 A씨는 “그냥 진리다. 항상 가게가 붐비기에 얼마나 맛있나 하고 와봤는데 와보니 그 이유를 알았다.”라고 말한다.

봉명동 탐라도니에서는 근고기 2~3인 기준(600g) 3만9천원이다. 추가 시 400g에 2만6천원이다. 반찬으로는 돈피무침, 묵, 계란찜 등 간단한 것이 몇 개 추가되어 온다.


- 봉명동 탐라도니 / 043)262-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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