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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는 정답이 없다. 나의 느낌을 살펴라

  • 예술, ‘나’를 묻고 ‘나’를 답하는 시간 9월의 마지막 주는 그동안의 사유(思惟)를 털어 놓는 시간이었다. 주로 회화와 설치 작업을 하는 공지영(31)작가가 선선한 바람이 드나드는 숲속갤러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다섯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선, 혹은 나와 너를 구분 짓는 경계선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실재와 그림자의 혼돈을 담은 그의 작품은 일상에 파묻힌 우리에게 ‘나’를 묻는다. 사람은 내 모든 생각의 원천 회화를 전공했지만 설치작품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공지영 작가는 줄곧 사람들의 ‘일상과 일상성’에 대해 주목한다.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통해서 일터에 가는 직장인,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하며 가족을 돌보는 주부, 일주일마다 같은 시간표대로 공부하는 학생 등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삶을 이어가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 네모난 틀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표현한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문득 그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한다. ⓒ2017.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All Rights Reserved. “인간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반복적인 삶에 묶여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일상에서 실재와 허상이 바뀐 것을 모르는 채로 한 없이 뻗어나가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말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을 인식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죠.” 미술, 과감히 장르의 경계를 넘다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 미술 이외의 길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공책과 색연필은 항상 같이 있었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학창시절 내내 그의 감성을 보듬어 주었고, 대학 진학을 앞두고도 오로지 미술을 배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졸업 후 청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매체미술을 공부한 그는 사람과 사람, 또는 작품과 사람이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다 설치미술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설치미술은 작가가 공간 전체를 캔버스 삼아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관람객은 작품 속에 들어와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어서 가끔은 감상자도 작품을 완성시키는 오브제가 될 수 있죠. 이러한 과정들이 작가와 감상자가 소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즐거운 작업이에요.” 하지만 그는 자신을 설치미술작가로 소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회화와 매체미술을 전공한 작가가 공간에 대한 이해가 온전하겠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까 염려스럽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구현하고 싶은 작품들이 용기와 감성을 심어주었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삶을 빛나게 하는 순수미술의 힘 공지영 작가는 그동안 4번의 개인전을 연 것을 비롯해 20여 회의 그룹전에도 참여하는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작품전은 관람객들과 소통하면서 작가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청주대학교를 졸업한 작가들이 문화를 담당하는 예술가로 든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고 싶은 기회이기도 하다. 주대학교 회화학과가 폐과 될 뻔 한 적이 있었는데 교수님과 선·후배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넘겼어요. 단순히 제가 공부했던 곳이 없어진다는 것보다는 순수예술이 뒷전으로 밀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이 걱정되고 너무 가슴 아팠어요. 문화예술이 없는 사람들의 삶은 너무 삭막해지지 않을까요.?” 예술로 관객에게 가까이 가고 싶다 타인을 주목하던 작가는 이제 나를 바라보는 작업에 눈을 떴다. ‘내 안’을 살펴보는 작업의 하나로 밥, 가방, 못 등과 같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을 드로잉하던 그는 반복되는 일상이 불행이기보다 묵묵히 나를 돕는 조력자였음을 알게 됐다고. 나의 곁에 항상 있는 그들 덕분에 변함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나와 마주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해졌다. 그는 앞으로도 드로잉을 비롯해 설치미술, 영상미술 등 장르의 경계를 두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한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작가적 영감이기도 하지만 관객과의 거리를 조금이라고 좁히고 싶은 그의 바람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는 관객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작품을 대했을 때 작가의 의도보다 자신의 느낌을 살펴보라는 것. 그리고 덧붙였다. 인생처럼 미술작품에도 어떠한 정답이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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