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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40대, 내 생활 침해받을까 걱정.. 다투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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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주간지 K-공감
결혼 앞둔 40대, 내 생활 침해받을까 걱정.. 다투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신기율의 마음 상담소'


내담자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가을 2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 중인 마흔세 살의 직장인입니다. 여자친구는 저보다 세 살이 어립니다. 결혼이 조금 늦어진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뒤에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마흔이 넘어 결혼하려고 하니 뜻밖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게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루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 식사를 꼭 챙겨 먹으며 다음날 일찍 일어나기 위해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듭니다. 사귀고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결혼 후에 함께 살면 과연 이런 부분까지 맞춰가며 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결혼했다고 해서 제 생활 방식을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자친구 역시 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들어온 자신만의 습관들이 있겠지요. 제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도 존중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분명 충돌하는 부분이 생기겠지요. 어떻게 하면 서로 다투지 않고 화합하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채환·가명, 43세)
마음 상담소 답변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33.7세, 여성이 31.3세로 집계됐습니다. 10년 전보다 남성은 1.8세, 여성은 1.9세 늦어진 수치입니다. 초혼 연령이 조금씩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 여건 때문이었습니다. 수입에 비해 턱없이 높은 집값과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직장환경, 아이를 갖게 됐을 때 감당해야 할 육아비용 등의 부담이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룬 뒤에 결혼해도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채환 님이 걱정하는 것과 같은 정서적 안정에 대한 부분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생활 방식 또한 확고해지기에 서로 다른 부분을 수용하기보다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실제로 40대 초혼 이혼율은 전체 이혼율보다 4배나 높습니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는 다양한 생활 습관과 가치관의 차이가 대부분이고요.
    이런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각자의 습관 중에 조정 가능한 부분을 찾아 타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경청입니다. 경청은 소통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경청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견을 조율하고 좁힐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또한 경청은 상대에게 존중과 신뢰를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경청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며 이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경청은 소통의 기본이자 핵심
    그렇다면 경청이란 무엇일까요? 경청의 경(傾)은 ‘기울다’라는 뜻입니다. 내 마음을 상대에게 기울여 마음속 이야기를 듣는 것이 경청입니다. 올바른 경청을 위해서는 네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수동적 듣기’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며 듣고 있는 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수동적 듣기를 할 때는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기 편한 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쉽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선택적 수용’입니다. 상대방의 의견 중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들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내 생각을 기준으로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지요. 이 단계에서는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해 다투는 일이 자주 생기며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공감적 경청’입니다. 상대방의 말과 감정,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거기에 맞는 반응을 보이며 듣는 것입니다. 공감을 위해서는 상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평소 상대방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 비로소 경청이라 할 수 있는 듣기가 이뤄집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촉진적 경청’입니다. 세 번째 단계의 깊은 공감을 거쳐 상대가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며 듣는 것을 말합니다. 촉진적 경청이 이뤄질 때 우리는 상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정서적 안정을 위한 소통을 위해서는 수동적 듣기의 첫 단계에서부터 한 단계씩 모든 단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 자기 의견만을 주장하며 강요하는 상황을 만들거나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다툼의 단계에서 소통을 멈춘다면 우려했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공감과 촉진적 경청을 위해 한 걸음씩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는 인식을 갖는다면 갈등은 더 나은 경청을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채환 님, 충돌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다름을 맞춰가는 마찰의 과정이 있어야 상대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가 만족하는 화합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결혼 전에 경제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던 만큼 결혼 후에는 안정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소통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감의 경청은 위기의 순간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화해의 기회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채환 님의 결혼이 행복한 삶을 향한 소통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청은 소통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경청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견을 조율하고 좁힐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또한 경청은 상대에게 존중과 신뢰를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