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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공간을 연결합니다

2019-11-28

문화 문화놀이터


청주문화생태계 DB
사람과 공간을 연결합니다
'서림문화회관 , 카페 목간'


재즈의 선율이 흐르는 카페 서림문화회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통한다는 서림 문화회관을 찾았다. 유리문에 ‘공간이 주는 힘’이라고 쓴 문구가 예사롭지 않았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작은 커피 간판에서도 빈티지한 감성이 느껴졌다.
    오전 11시인데 마치 영업이 끝난 오후 11시처럼 어두워 보이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느낌이 꼭 80년대 스탠드바에 온 것 같았다. 커피를 닮은 원목의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과 판매용으로 전시해 놓은 머그잔들이 보였다. 왜, 서림 문화회관이라는 이름을 지었느냐는 질문에 카페 사장님은 ‘서림’이 우거진 숲을 의미한다고 했다.
 
서림문화회관은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77에 위치해 있다. (매주 화요일 휴무)
 
우거진 숲, 문화가 있는 회관
    “카페가 1, 2층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재즈 느낌이 드는 1층은 60년대와 70년대에 맞게 꾸며 놓았어요. 오디오, 테이블, 조명, 포스터까지 그 시대 것이에요. 음악도 시대별로 틀어주기도 해요. 1층 입구에 있는 원목 조각은 커피 원두 모양인데 직접 만들었어요. 2층은 반대로 환하게 꾸몄어요. 1, 2층 분위기가 상반된다고 생각해요. 1층은 어둡고 칙칙한 원목으로 꾸몄다면 2층은 환하고 발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오시는 분들이 20대에서 40대가 많은데 나이 드신 분들은 추억을 소환하게 할 수 있고 젊은이들은 오래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죠.”
공간이 주는 힘
    “입구 유리에도 쓰여 있지만, 카페 주제가 ‘공간이 주는 힘’이에요. 카페를 만들면서 공간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특별히 멋진 것은 없지만, 손님들한테 독특하고 빈티지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2층은 모두 한 시대의 것으로 맞추어 놓았어요. 가구와 오디오에도 스토리가 있어요. 모두 오리지널로 제가 구해온 것들이죠. 그것들이 가진 이야기들도 이 공간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 끌리는 것이 있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공간이 주는 힘이 아닐까요?”


 
브런치 카페
    서림 문화회관에는 메뉴가 다양하다. 커피와 밀크티 등의 음료와 샌드위치, 토스트를 브런치로 먹을 수 있다. 고급스럽고 예쁜 찻잔에 퀄리티가 느껴지는 음식을 먹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요즘은 홍콩에그 와플이 가장 인기라고 한다. 사장님은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여 가볍지 않은 카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혼자 앉아 음악을 들어도 좋은 곳, 서림 문화회관을 찾아 공간이 주는 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림문화회관 T.043-223-2180)


 
목욕합니다, 커피 합니다
    “목욕합니다, 커피 합니다”라고 적힌 세움 간판이 이색적이다. 간판을 봐서는 목욕탕인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카페다. 이른 시간인데 카페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카페 목간’은 청주에서 오래된 학천목욕탕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다. 학천탕은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로 알려진 故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한다. 한때 목욕 손님들이 많아 전성기를 누렸던 학천탕이 30년이 지난 지금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멋진 카페로 재탄생했다. 
    사장님이 맛있는 커피를 주셨는데 삶은 달걀이 따라 나왔다. 달걀을 담는 나무 접시도 사장님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다고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카페를 둘러보니 신기한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때수건이 담긴 대형액자였다. 등을 밀던 분홍색 샤워타올을 걸어 인테리어로 꾸민 것도 인상적이었다. 구석구석 학천 목욕탕 운영 당시의 오래된 가구들과 면도기, 칫솔, 샴푸 등을 놓아두어 목욕탕 이미지를 한껏 살린 것이 재미있었다.

목욕탕이 카페로 재탄생하다
    “카페 목간은 2019년 1월 1일에 문을 열었어요. 시대가 변하면서 대형 사우나 장과 찜질방이 생기고 동네 목욕탕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목욕탕을 문화공간으로 변경해보자는 생각으로 서울과 대도시를 다니면서 시장조사를 했어요. 김수근 건축가의 마지막 작품인 학천탕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 목욕탕 컨셉으로 리모델링했어요. 돈을 적게 들이려고 인테리어도 직접 했죠.”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1층에서 커피를 마시고 사장님이 2층을 구경 시켜 주셨다. 20여 년 전 딸애를 데리고 자주 오던 목욕탕이라 그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옛 모습 그대로인 계단을 오르며 색색의 이태리타월로 만든 모빌과 때밀이 타월의 화려한 변신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2층 입구에 옛날 체중계와 세신 가격표도 그대로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샤워부스가 있던 공간은 차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냉탕과 온탕이 있던 공간에는 큰 탁자를 들여놓아 룸처럼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사우나가 있던 자리도 아늑한 룸으로 만들어 놓아 목욕탕처럼 여자들의 수다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수도꼭지를 틀면 금방 물이 나올 것 같고 목욕 수건과 용품이 그대로 놓여있어 마치 목욕탕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난 카페에서 밥 먹어
    카페 목간은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추억을 소환해 줄 수 있는 곳이라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독특하고 이색적인 카페 목간은 또 다른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 라면과 볶음밥, 빵을 준비해서 자리를 옮기지 않고 목간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브런치 카페로 만들겠다고 한다. 식당 갔다 카페 갔다 하는 번거로움 없이 카페 목간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 (카페 목간 T.043-255-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