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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인간

2020-06-18

문화

BOOK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4차 인간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세계의 석학들을 만나 던진 19개의 질문 “우리는 지금 어떤 인간이 될지 결정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뉴노멀New Normal’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인간은 더 빠른 속도로 로봇과 기계를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결합이 심화되는 세상, 인공지능과 뇌과학 최전선의 연구자들은 이미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말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가 도래한 시대, 과연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남아야 하는가? 
    ‘인간다움’의 정의를 논하기 위해 세계 정상의 연구 현장을 누빈 EBS 다큐프라임 <4차 인간> 3부작을 책으로 만난다. 재팬프라이즈 최고작품상, 휴스턴국제영화제 은상 수상 등 의미 있는 철학 담론을 제공해 세계의 가치를 인정받은 프로그램. 책 <4차 인간>은 19개의 질문으로 프로그램의 핵심을 정리하면서 미방송된 취재 내용까지 담았다. 제작진의 생생한 목소리가 무게감을 덜어내고 깊이를 더한다.  
    인간의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의 등장으로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 인공지능·뇌과학 분야 세계 정상의 석학들을 찾아가 던진 질문. 인간은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인간답다’의 제대로 된 정의가 필요하다.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의 시대 “그래서 인간은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인간은 언제나 인간답게 살기를 꿈꾼다. 그러나 인간의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이 등장하며 인간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진다. ‘팬데믹’과 ‘뉴노멀’이 소리 없이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기술 혁명은 계속 인간을 위협한다. 실제 과학적 현실은 늘 인간의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우리는 왜 늘 불확실한 미래에 압도되어 불안에 떠는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는 어느 국가, 어떤 기업과 개인이 승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새로운 게임의 장이 하나 열린 것으로 보았고, 승리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했다. 그것이 우리 개인과 사회가 생존할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좀 더 깊이 인간의 운명을 고민해야 하는 이때, 정작 인간은 기술에 가려 방치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탐구는 ‘인간다움’을 묻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답다’의 정의부터 제대로 내려야 한다. 인간은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남아야 하는가? 먼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우리는 새로운 기술혁명을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집중한 물음 ‘인간다움’의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
    이 책의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이 함께 공존하고 성찰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4차 인간>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다. 프로그램 3부작의 거대 담론은 책에서 19개의 질문으로 세분화된다. “기술로 인간을 영원히 살게 할 수 있을까?”, “뇌에도 스위치가 있을까?”, “인간은 기계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누구라도 떠올려봤을 법한 질문,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제작진이 품고 있던 질문들로 구체화했다.
    “그게 인간인가요? 그렇게 만든 인간이 과연 누굴 사랑할 수는 있는 건가요?” 다들 기술의 방향성과 실현 여부를 의심하지 않았고 진취적으로 기술의 성공을 예견했다. “몇 년 안에 인간의 뇌를 읽을 수 있다”,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딩 할 수 있다” 등의 확신과 예언이 당연하다는 듯 이어졌다. (중략) 그런 와중에 10살 홍이산은 순수한 얼굴로 세계의 유명한 과학자들은 하지 않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고, 그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_<취재후기: 데니스홍봇 제작기> 중에서
    <4차 인간>은 미래가 현재와 얼마나 더 달라질 것인지, 기술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발전할 것인지 그 ‘차이’에 주목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사람과 기술(기계)이 함께 만들어나갈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기계의 관계 그 어디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놓는다. 첨단 기술의 현장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만, 그래서 초점은 늘 인간을 향해 있다. 과학이 아닌 철학의 질문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확실한 미래, 확실한 비전 “답은 인간 본성에 있다”
    기술 발전에만 매몰되어 있던 우리는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생물학적 인간의 한계를 실감했다. 동시에 우리는 시스템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인간에 대해 희망을 품게 됐다. 인간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더 큰 세계를 알고자 노력하는 유일한 존재다. 실체 불가능한 감정을 추구하는 오묘한 존재다. <4차 인간>이 충실하게 재현해낸 실험들은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증명한다.
    사람들은 기계를 믿고 의지했다. 일반 성인은 물론 프로그래머가 직업인 사람, 여섯 살 꼬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기계를 친구처럼 여겼다. 지구 반대편 어느 병원에서는 첨단기술로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에게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돌려주려 했다. 세계 최고의 지성들이 진행하는 뇌 실험과 인공 뇌 시뮬레이션 연구 등 과학의 최전선을 확인하고 나자 내 마음은 더 확실해졌다.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깊은 울림을 주는 건 바로 사람 본연의 마음이었다.
    적어도 아직까지 기술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인간이 방향의 키를 잡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곧 인간과 기술이 구분되지 않는 세상을 만난다. 인간만이 가졌다고 생각한 특별한 지위를 위협당할지 모른다. 과학기술사상가 케빈 켈리는 말했다. “곧 다가올 미래, 우리의 일은 바로 인간성을 발명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그때 비로소 답을 열어 보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