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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통해진 우리 아이... 소아 비만일까 걱정돼요!

2021-01-0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알아두면 유용한 건강 안내서
요즘 통통해진 우리 아이... 소아 비만일까 걱정돼요!
'소아 비만의 진단과 치료, 예방방법'

    요즈음은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걸 걱정하는 보호자보다는 비만이 될까 봐 걱정하는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더러는 그런 걱정을 너무 일찍부터, 심지어 신생아기부터 걱정하는 보호자도 있는데요. 생후 1개월 또는 2개월, 접종을 위해 내원한 보호자에게 내가 ‘아기 몸무게가 참 잘 늘었네요!’라고 말하면, ‘너무 빨리 느는 건 아닌가요?’라고 되물어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니 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이슈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로 유병률이 현저하게 증가한 바 있는 소아 비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비만에 대해 걱정해야 할 시기는 언제부터인가요?
    사실 아이가 생후 24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비만이 될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이유식과 유아식 초기는 평생토록 가져갈 식습관을 형성하는 시기인 만큼, 만 24개월 이전에도 아이가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비만을 지나치게 걱정하여, 더 먹고 싶어 하는 아이를 애써 덜 먹게 하거나 지방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당분이 많이 들어간 간식, 또는 영양가는 적고 열량만 높은 정크푸드의 섭취 등은 반드시 제한해야 합니다.  
소아에서는 비만을 어떻게 진단하나요?
    소아에서는 체질량지수가 성별, 연령별로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로 정의합니다(체질량지수로 평가하는 비만도는 만 2세 이상부터 가능). 그리고 체질량지수가 85~95백분위수인 경우를 과체중으로 정의합니다.  
소아 비만은 어떤 문제를 유발하나요?
    성장기는 지방 세포의 숫자와 크기가 동시에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아 비만으로 인한 동반 질환 역시 성인까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소아기에 비만을 예방하고 중재하면 평생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소아 비만의 치료와 예방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고지혈증과 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을 비롯하여, 2형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 등의 내분비 질환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청소년 비만의 10~25%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간 섬유화로 이어져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밖에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나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이나, 관절염, 대퇴골두분리증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비만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비만한 아동은 대개 자존감이 낮으며, 적응 장애, 따돌림, 우울, 섭식 장애 등의 정서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소아 비만의 치료는 체중 감량이 목표가 아니라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변화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굶거나 덜 먹게 하는 것보다는, 생활과 행동 습관, 식습관을 건강한 방식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너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하면 성장에 지장을 주거나 신경성 식욕 부진 등의 심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1) 식이 조절
    아이가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음식을 제한하기보다는 식사의 영양 구성을 개선하여,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은 충분히 공급하고 탄수화물과 지방은 제한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지방 25~35%, 탄수화물 45~65%, 단백질 10~30%). 통곡물, 채소, 살코기, 생선, 닭고기 등으로 식단을 바꾸고, 간식은 과자나 음료수 대신 과일 위주로 바꿉니다. 염분과 지방의 함유량이 높아, 칼로리만 높고 필요한 영양소와 미네랄은 부족한 패스트푸드의 섭취는 제한합니다.
    무엇보다 삼시 세끼를 고르게, 규칙적으로, 20~30분 정도의 적절한 속도로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식습관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가족 구성원이 다 함께 즐겁게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신체 활동
    신체 활동은 비만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체력을 키우며 다양한 만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정이나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스포츠 활동 및 체육 수업 등의 운동을 비롯하여 걷기나 자전거 타기,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도 모두 신체 활동의 범주에 포함되며, 전반적으로 활동적인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고 보내는 여가 시간(스마트 기기 사용, 게임, TV 시청 등)은 하루 2시간 이내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심장박동이 조금 빨라지거나 호흡이 약간 가쁜 정도의 유산소 신체 활동(빨리 걷기,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수영, 배드민턴, 등산 등)을 매일 한 시간 이상, 주 3회 이상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건강한 행동 습관 갖기(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행동 규칙)
    1) 식사 시간과 장소를 일정하게 지킵니다.
    2) 식사, 특히 아침을 거르지 않습니다(식사를 거르면, 다음 끼에 폭식할 위험성이 커진다.).
    3) 식사 중 스마트 기기나 텔레비전을 보지 않습니다.
    4) 작은 그릇을 씁니다.
    5) 달고 기름진 음식을 제한합니다.
    6) 갈증이 날 때는 음료수가 아닌 물을 마십니다.
    7) 침실에서는 스마트 기기 사용이나 TV 시청을 하지 않습니다.
    8) 상으로 음식을 주지 않습니다.
    9)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닙니다.
    10) 고층이 아니라면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합니다. 
(4) 가족의 협조
    아이가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스스로 교정하는 데는 한계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부모의 습관을 그대로 닮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소아 비만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전문가기자단 곽재혁(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피터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