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요. 아침에 일어나면 가래도 많이 생겨 고생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42세 인철 씨는 호흡기 문제를 호소하며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진찰 결과 인철 씨는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진단받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회복될 수 없는 기도 폐색으로 폐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병이다.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흡연 등으로 인해 폐가 손상되고 전신에 염증이 발생해 폐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만성적으로 기류가 제한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된다. 전 세계에서 사망원인 4위로 꼽히는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생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호흡곤란, 기침, 가래지만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흡연 같은 위험인자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가 필요하다. 폐기능검사로 기류 제한 소견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진단받을 수 있고 흉부 X선 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을 시행해 폐암이나 기관지확장증 같은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도 한다. 약물과 같은 내과적 치료가 기본이지만 완치는 어려워서 호흡재활 등의 보조치료와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 금연이 예방법이자 질환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독감 예방접종을 추천한다. 심각한 수준의 하부 호흡기 감염증 발생을 줄이고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저산소증이 기준보다 심한 경우에는 1일 15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산소 투여를 추천한다. 운동능력, 폐기능에 좋은 영향을 끼쳐 생존율이 증가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산소농도가 높은 숲에 가서 주기적으로 폐를 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넷째, 걷기, 자전거 타기, 트레드밀 등을 저강도로 20~60분,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해 운동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 중에는 호흡곤란이 있다. 환자들은 숨이 차면 질식할 듯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헐떡거리면서 얕은 호흡을 해서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따라서 ‘오므린 입술 호흡법’과 ‘횡경막 호흡법’ 같은 바른 호흡법을 평소에 연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오므린 입술 호흡법은 입을 오므리고 숨을 내쉬어 입안의 공기압력을 높이면서 소기도 폐쇄를 막는 호흡법이다. 공기를 천천히 깊게 코를 통해 흡입한 후 입술을 둥글게 모아 촛불을 불 듯 천천히 배출하는 방법이다. 들숨과 날숨 비율이 1대 2가 되도록 조절한다.
횡경막 호흡법은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한 손은 가슴에, 다른 한 손은 배에 올려놓고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은 움직이지 않고 배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호흡하도록 한다. 이 호흡법 역시 들숨과 날숨이 1대 2가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다.
EDITOR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