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우동의 고향과 같은 맛

2017-05-22

맛집 상당구


우동의 고향과 같은 맛
''










     점심 무렵, <신화당 분식>집을 찾으려면 꽤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워낙 사람들이 많아 일찍 자리를 잡지 못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소위 점심 때 ‘줄서서 먹는 집’중 하나다. 청주 석교초등학교 담벼락을 이웃해 자리 잡은 <신화당 분식>은 상가건물이 아니라, 가정집 건물을 그대로 개조해 만든 음식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들어가는 입구가 내 집처럼 편안하다. <신화당 분식>을 찾는 고객들의 공통점은 바로 옛 맛을 그대로 고수해온 음식점인 까닭이다. <신화당 분식>의 우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떤 것이‘옛 맛’이냐고 물었더니“옛날 기차타고 가다 대전역에서 잠깐 내려서 정차시간을 이용해 급하게 먹던 그 맛”이라고 설명한다. 시간이 없다보니 국물을 한 모금 마신 후, 고춧가루 한 숟가락 넣고 골고루 저어 후루룩 먹는 맛이다. 출출했던 배는 그 짧은 순간의 요기로 배가 든든해져왔다. 


신화당 분식의 우동은 일반적인 우동 면에 비해 다소 얇은 면발 위로 대파와 유부, 김 가루를 고명으로 얹어 낸다. 디포리향의 진한 국물이 오랜 단골을 부른다.

    어린 시절, 기차가 정차한 잠깐의 틈을 이용해 서둘러 내려 먹던 뜨끈한 우동 한 그릇에 대한 추억은 애틋하다. 기억과 함께 새겨진 맛은 어쩐지 세월이 가도 쉬이 잊혀 지지 않는 이유다. 추억속의 기차역 우동은 우동집이 있는 역에 가까이 가면 우동을 먹으려는 사람들은 미리 열차가 멈추기도 전에 바삐 움직여 입구 쪽에 서서 서성이며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기차가 멈추면 짧은 시간에 우동을 먹고자, 서둘러 우동 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우동을 먹는 풍경도 각양각색이었다. 기차가 출발할까봐 뜨거운 국물을 급히 마시다 입을 댄 아주머니, 맨 마지막으로 우동그릇을 받아놓고 정신없이 우동을 먹다 기차의 출발신호를 놓쳐 허겁지겁 달려 기차에 뛰어 오르던 아저씨의 모습까지도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추억의 풍경이었다. 사실 기차역에서 팔던 국수의 정확한 말은‘우동’이 아니라‘가락국수’라 불렀다. 가락국수는 밀가루에 식염수를 붓고 반죽한 것을 가늘게 뽑아 만든 면류를 지칭한다. 우동(うどん)은 일본말인 반면, 우동의 우리말은 바로 ‘밀국수’ 혹은 ‘가락국수’라고 불렀다. 
    <신화당 분식>의 우동은 일반적인 우동 면에 비해 다소 얇은 면발 위로 대파와 유부, 김 가루를 고명으로 얹어 낸다. 이 집의 특징은 디포리향의 진한 국물이 오랜 단골을 부른다. 생각보다 간은 센 편이다. 이곳 냄비우동은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무르지 않는 면발이 오랜 노하우를 자랑한다.  반면 신화당 자장면을 먹어 본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린다. 기존의 자장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신화당 자장면은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진다. 누구나 집에서 자장면을 한번쯤은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집에서 해먹던 딱 그 맛이다. 어쩌면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건강한 자장면 맛이라고 하면 위안이 될까. 어느 블로그에 올라 온 <신화당> 자장면에 대한 평이 재미있다.  “자장면은 중국집에서 먹자.” 기본 반찬으로는 단무지와 김치가 달랑 나오지만, 회전이 좋은 탓인지 신선하다.<신화당> 메뉴는 변함이 없다. 냄비우동 4,000원, 자장면 4,000원, 칼국수 4000원, 비빔국수 5,000원이다. 곱빼기는1,000원 추가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