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싱싱한 산오징어 통찜

2017-10-27

맛집 서원구


싱싱한 산오징어 통찜
''










    포차는 포장마차의 줄임말이다. 술이 땡기는 날 동네 아지트로 단골 포차 하나쯤 알고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 단골 포차는 안주 메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어떤 메뉴를 주문해도 술맛이 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단골이라면 그곳의 메뉴 중 무엇이 가장 맛있는지 알 것이고 주문을 할 때 “늘 먹던 것”이라는 말만 해도 주인은 알아들을 것이다. 때로는 메뉴판에 있지 않아도 먹고 싶은 안주를 요청하면 주인장과의 눈빛 교환 후 메뉴판에도 없는 안주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술맛 나는 그 단골포차는 비닐 천막으로 만들어진 포장마차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포장마차는 이와 같은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은 비닐 천막과 빨간 플라스틱 의자가 있는 포장마차에서 주인장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을 수 있던 그런 포장마차의 모습은 없다. 대신 포차라는 이름으로 모든 메뉴의 술안주를 파는 퓨전식 포장마차들이 있다. 퓨전식 포차의 형태도 다양해서 술안주 메뉴를 다루는 형태가 각기 다르다. 어떤 곳은 조개구이나 해산물 종류만 취급하는 포차도 있고, 어떤 곳은 일본식 이자카야 메뉴와 같은 것들을 취급하기도 하고, 닭발이나 찌개를 취급하는 곳도 있고 메뉴와 형태는 다양하다. 다만 옛날 포장마차처럼 간단히 술을 즐기며 늦은 밤까지도 그 날의 쌓였던 피로와 삶의 애환을 풀어낼 수 있는 장소와 분위기를 추구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내 집처럼 편하게 술을 맛나게 마실 수 있는 단골 포차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성화동에 위치한 성화포차는 주택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편안하고 맛있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동네 포차이다. 여름밤 맥주를 즐기기에 좋은 분위기의 테라스도 매장밖에 있다. 이곳은 특히 안주의 맛이 일품이다. 무엇을 주문하여도 맛있고 푸짐하다. 안주 메뉴로는 닭볶음탕(23,000원), 동태탕(14,000원), 알탕(14,000원), 부대찌개(14,000원),오뎅탕(14,000원),골뱅이소면(14,000원),쭈꾸미볶음(14,000원),꼼장어야채볶음(15,000원),해물파전(12,000원),고갈비(10,000원),두부김치(10,000원),먹태(13,000원)등 포차답게 다양한 안주가 있고  가격은10,000~20,000원 선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포차매장 입구에 수족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싱싱한 오징어 메뉴가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되어 오징어 통찜(22,000원)과 알탕을 주문해 보았다. 생맥주를 주문하니 기본 안주로 시원한 미역냉국과 번데기, 뻥튀기 과자가 나온다. 알탕은 14,000원 가격에 비해 푸짐한 알의 양과 얼큰하고 맛있게 간이 된 국물이 소주 안주로 제격인 꽤 만족스러운 맛의 알탕이었다. 드디어 기대하던 산오징어 통찜 메뉴가 나왔다. 산오징어 통찜은 수족관에 있던 싱싱한 재료이기 때문인지 쫄깃쫄깃한 오징어의 육질과 오징어의 내장까지 한입에 넣어도 비린내 없는 맛이었다. 오징어통찜의 맛을 결정해주는 것은 역시 싱싱한 오징어가 비결이다. 싱싱한 오징어를 쪘기 때문에 자르르 흐르는 윤기와 고소하기까지 한 오징어 통찜의 맛은 술을 저절로 부르는 맛으로 성화포차의 술안주메뉴 중 단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하루를 끝내는 저녁에 단골동네포차에 들러 익숙한 목소리로 주인장과 눈빛 교환을 하며 “늘 먹던 메뉴로 주세요.”라며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동네포차가 하나쯤 있다면 그곳이 안식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