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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비문학 어떻게 읽고 있나요? ①

2018-10-23

교육 교육학원


 




    올해 첫 칼럼에서 ‘가짜 독서를 하고 있지는 않나요?’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는데요, 그 글에서는 초등학생인 자녀가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고민하던 부모님의 사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 이후에 바로 지식·정보글 즉, 초등 비문학 읽기에 관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지 않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마음가짐, 애착형성, 달라진 교육과정과 변화되고 있는 학습법, 아기의 두뇌발달에 관한 내용과 창작동화, 전래·명작동화, 위인동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와 읽어주는 방법 등에 관해 글을 쓰고 이제서야 초등 비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건물을 짓기 전에 땅을 파고, 흙을 다지고, 철근 구조물을 세우고 나서 나무판을 대어 콘크리트를 붓고 기둥을 만든 다음에 차근차근 순서에 맞게 건축을 하는 것 처럼, 책읽기에도 순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을 무시하고 건물을 지으면 언젠가는 무너지고 크나 큰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은데 운동은 하기 싫어서 먹는 약으로 해결을 하면 절대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체중을 줄일 수 없습니다. 굶거나 식욕저하제를 먹는 것 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좀 더 쉬운 방법을 찾으려고 하니까 살을 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고 편법을 쓰면 바로 요요현상이 찾아오게 되죠.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조언이기도 한데요,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위권에 있는 아이들 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예습과 복습을 하지 않고도 성적이 오르는 방법을 찾다 학창 시절을 다 보내버리기도 합니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뭔가 쉬운 방법이 있을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죠. 건물을 지을 때 단계를 무시하고 단시일내에 뚝딱뚝딱 짓지 않는 것처럼, 체중 감량을 할 때 몇날 며칠을 굶어서 빼는 것이 좋지 않은 것처럼, 공부도 쉽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책읽기도 하루 아침에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서점에 방문하시는 초보 엄마들에게 책읽어 주는 방법을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그 방법을 듣고 난 후, “집에 가서 배운대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우리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설레요.”라고 이야기하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부모님의 반응에 걱정을 하죠. 엄마가 생각하는 것 처럼 오늘 당장 좋은 방법으로 읽어준다고 해서 아이가 책을 하루아침에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왜냐하면, 저도 부모님들께 책읽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여러 번 읽어 보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와 그 동안 바람직하지 않은 책읽기 방법을 몇 년간 유지해 온 경우라면 좋은 습관을 다시 몸에 익히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님들께 제가 자주 하는 조언이 있는데, ‘과정’을 즐기라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책을 열 권 읽고, 스무 권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 혹은 한 장을 읽더라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그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 달에 100권을 읽고 1년에 1,000권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목적지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데, 누구도 죽음을 목적지로 생각하고 살지는 않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나가는 것처럼, 책을 몇 권 읽고 얼마나 지식을 많이 남기느냐 보다 책을 읽는 그 순간 순간을 즐기다보면 읽게 되는 책의 양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고, 그 만큼의 지식도 쌓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책읽기를 두려워하고 싫어했던 엄마와 아빠들은 자신의 자녀도 그렇게 책읽기를 싫어할거라는 가정을 합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가져오는 책만 읽어주게 되는 것인데, 이러한 독서법은 어떤 면에서는 민주적인 부모로 보일지 모르지만, 오히려 지식 공백이 생겨 후에 학습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뉴욕시의 10개 공립학교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가 있는데요, 학생들 본인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골라서 읽은 경우와 교사가 강제로 정해준 책을 읽게 했을 때, 후자의 경우가 학업 성취도가 눈에 띄게 높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시야가 넓지 않은 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 보다는, 세상을 좀 더 아는 부모가 아이에게 더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아이가 읽고 싶어서 가져오는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독서를 할 때에 아이의 의견만을 무조건 따르다보면 점점 부모는 자녀에게 끌려다니게 되고, 정작 자녀의 지식 세계를 넓혀주기 위해 시작한 책읽기가 자칫 자녀에게서 여러가지 다양한 책들을 읽을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초등 비문학을 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방법에 대해 알기 전에,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자녀가 어릴 때 부터 창작, 인성, 이솝우화, 철학, 자연관찰, 수학, 과학, 위인, 전래, 명작, 음악, 미술동화와 같이 다양한 책들을 가리지 않고 읽었다면 비문학 읽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 다음 칼럼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