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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

2018-03-21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꿈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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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드리밍 몬스터즈라는 창작 캐릭터 브랜드 운영과 그에 관련된 제품들을 제작 하고 있는 드리밍솔이라고 합니다. 현재 브랜드 운영과 함께  청주에서 와일드리밍이라는 작은 소품샵 공동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소개가 많이 낯설게 느껴지시리라 생각됩니다. 청주 교차로와 좋은 인연으로 1년간 저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분들께 첫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 참 어색하고 쑥스럽습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청년들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저의 이야기가 흥미로울수도, 또는 생각보다 평범해서 편하게도 읽혀지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평범하고 소심한 아이 였습니다. 해외출장이 많으셨던 아버지는 출장길마다 꼭 저를 위한 각국의 애니메이션 비디오나 동화책을 선물해주셨고, 언니들의 영향으로 일본의 다양한 만화책을 쉽게 접했습니다. 언니들은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생기면 그 만화의 원화집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림이 꿈으로 다가왔던건 중학생때 사촌오빠가 소장하던 ‘이웃집의 토토로’ 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을 때 였습니다. 디테일하게 묘사된 작화나, 판타지요소가 들어있는 스토리, 그리고 독특한 성격을 보이는 캐릭터들까지 모두 저에게 큰 충격과 함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젠간 나도 이런 그림을 그려보고싶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꿈을 꾸기에는 그림의 ㄱ자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었기때문에 그냥 막연한 꿈중 하나로 두게되었습니다. 또한 그림 전공에 대해 부모님께서도 탐탁치 않아하셨습니다. 그저 만화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정도만 생각하셨죠. 그 후 인문계고를 진학을 하게되었고 여느 친구들 처럼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림만큼 저에게 열정을 일으키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림을 더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부탁을 거듭 드리게 되었고 긴 설득 끝에 저는 처음으로 입시 미술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정규 수업을 마치면 미술학원으로가서 그림을 그리고, 독서실에서 새벽까지 수능 공부를 하는 바쁜 하루들을 보냈습니다. 이런 생활이 그리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독서실 칸에 붙여놓은 대학 합격이라는 단어가 큰 힘이 되었으니까요. 수능과 입시를 동시에 준비하느라 버겁긴 했지만 마침내 목표였던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다솔 작가의 '숲의 요정 수푸'

    그러나 설레임도 잠시, 그렇게 기대했던 첫 수업날 나를 제외한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연스레 연습장을 꺼내들고 자신만의 그림을 고민없이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은 나와는 달리 정말 빛나보였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일단 진학만을 목표로 했던 그림만 그렸기 때문에 친구들의 자연스러운 그림과 다른 나의 그림을 보고 다들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 흰 종이에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고 백지상태로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단추부터 좌절을 했고 대책없는 막막한 감정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정말 내가 원해서 온 학교였고 진학만 한다면 뭐든 다 될줄 알았던 안일한 생각이였던 거였죠.
    노는 방법도 스트레스를 풀줄도 몰랐던 저는 몇 주간 수업이 끝나면 혼자 방에 틀어박혀 다양한 애니메이션작품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느끼며 “그래 까짓거 다시 처음 부터 시작하자. 완벽보다는 좋아하는 그림체를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을 다시 연구하자”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설프고 부족하기짝이 없지만 무작정 그렸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스타일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그림에 붙여 꾸며보기도 하고, 단순한 그림도 그려보고.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대학 생활 내내 연구하고 연습하기를 반복하며 졸업작품을 준비할 때 쯤이 되서야 진짜 내가 잘 할수 있고 좋아하는 그림스타일의 새로운 작업 목표가 뚜렷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만든 캐릭터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두의 친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힘들때에 잠시나마 웃음을 짓게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나의 많은 성격을 부여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목표는 다시 세웠지만 졸업은 저에게 부모님의 울타리에 벗어나 스스로 자리를 잡고 살아가야한다는걸 의미했기에 직장을 다니며 다시 진짜  때를 기다리게 됬습니다.
    3년 직장생활을 하며 지내다 회사 사정이 좋지않게되어 그만두게 되었을때, 앞으로의 막막함보다는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작업을 할 수 있는 ‘때’가 왔다는 생각에 마냥 설레였습니다. 살고 있던 작은 원룸을 나만의 일터로 꾸며놓고 주변 정리를 말끔히 한 후 그림 그리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매일 출근길에 회사생활속에 그리고 퇴근중에 상상했던 나만의 캐릭터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려서 일까요? 너무도 쉽게 생각했던 그대로의 그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욕심은 여기서 끊이지 않고 좀 더 나의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숲의 요정 수푸' 라는 캐릭터를 필두로 창작 브랜드를 만들고 양모펠트로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여 굿즈를 만들어 플리마켓에 참여했습니다.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많은분들에게 얻었었습니다. 허나 작업을 진행을 하다보니 스스로 작업물에 대한 아쉬운 부분이 계속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양모 보다 좀더 입체감 있는 작업이 더 피부로 와닿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워낙 봉제인형과  피규어 모으기도 좋아했던 저는 인형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만들어본 인형은 요정이 아닌 오징어같아서 스스로 만들고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에는 찔릴까 걱정하며 만졌던 바늘이 손에서 춤추는 느낌이 들었고, 어리숙한 손바느질이지만 하나의 인형을 만들어 가면서 점점 나만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박차를 가해 주변 지인들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스스로 발품을 팔아 소재와 제작 방법을 찾아다니고 공부하며 업그레이드를 하게되었고 현재의 자리까지 오게 되는데 퇴사 후 약 5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솜씨이지만 단순히 어린 아이들에게만 적용 될 수 있었던 인형이라는 소재를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하나의 작품으로서 받아들여주는 분들을 만나면서 이전의 소극적인 모습에서 성장해 자신감이 가득찬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 까지가 저의 첫번째 이야기 입니다. 앞으로 진행되고 있는 저의 창작작업에 대한 이야기와 작업을 하면서 생겼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저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첫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