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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한 아이들, 스라밸을 지켜주세요

2018-06-20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너무 피곤한 아이들, 스라밸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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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 소리를 들었던 열두 살 정현이(가명). 지능지수(IQ)가 130을 넘었습니다.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빠엄마는 아주 좋은 성적일 때만 칭찬을 했고, 정현이는 자신이 항상 부족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삶의 이유였던 우수한 성적을 위해 초등학교 입학한 뒤 10여개의 학원을 다녔어요. 아이가 너무 버거워해 줄이려고 하면 “그러면 내가 거지가 된다. 집도 못산다.”며 아이가 오히려 거절을 합니다.
    정현이처럼 스라밸(Study-Life Balance: 공부와 삶의 균형)이 무너진 아이들. 잘 자고, 적절히 공부하고, 신나게 운동하고, 즐겁게 노는 것!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 4가지는 국제적인 권장 시간 준거(수면, 학습, 운동, 미디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행복’지표가 세계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2017년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초등 4학년~고등 2학년 학생 6428명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대답해주었습니다. 4가지 영역에서 모두 권장 기준에 맞게 생활하고 있는 아동은 100명 중 1명(0.9%). 그렇다면 모든 영역에서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놀랍게도 4명 중 1명(24.7%)은 아무것도 충족되지 못한 ‘너무 피곤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의 초등학생 평일 휴식시간은 48분. 중고생이 각각 49분, 50분인 것보다 더 적습니다. ‘진짜 휴식’을 위한 시간이 없다보니 학교에서 학원, 학원에서 집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이용하는 반쪽짜리 휴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코인노래방, PC방, 편의점에서 그 시간을 채웁니다. 시간과 공간, 이 모두가 아이들이 ‘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는 「미래에서 온 투표(아동들이 직접 만든 공약을 후보자에게 제안하는 캠페인)」에서도 6?13 지방선거 후보자 공약으로 아이들이 직접 제안하는 7대 공약 중 하나가 ‘아동 연령에 맞는 다양한 놀이?여가 공간 마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공부를 많이 하면 성적이 좋을까요? 사교육을 2시간 초과해서 이용하는 아동들과 2시간 이내로 이용하는 아동들 간의 학업 성취 수준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사교육이 학교 교육을 보완하여 학업성취수준을 높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과도하게 이용하면 유의미한 효과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활동 내용 별로 균형 있는 시간 사용이 아이들에게 왜 중요할까요? 바로 권장기준을 충족하는 아동일수록 더 행복하고, 높은 자아존중감을 느끼고,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학업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1분 이상 휴식 또는 놀이 시간이 있는 아동 75.8%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행복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3분! 이마저도 ‘학습’이 가장 많은 내용을 차지합니다. 부모 자녀간의 대화 부족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로도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의 답변과 달리 부모는 자녀가 답한 실제 시간보다 자녀가 ‘더 많이 자고, 덜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자녀가 생각하는 ‘자유롭게 휴식 및 노는 시간’은 부모와 가장 큰 차이가 있었어요. 
    휴식이 불편한 세상.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학업으로, 어른이 된 뒤에는 일으로 지칩니다. 지금이 행복하지 않은 아이에게 ‘다들 그렇게 살아.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어른 되면 편해져.’라고 말하는 게 위로가 될까요?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스라밸도 세심하게 챙겨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