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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너무 크게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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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너무 크게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서 보기'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지 어느덧 10개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일일 확진자수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부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재유행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8월 중순부터 일일 확진자수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점차 감소하였는데요. 특히, 9월말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현재는 100명을 기준으로 오르락내리락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근거로 코로나19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코로나19는 얼마나 치명적일까요? 
    코로나19 감염자 중 80%는 무증상 혹은 경증이며, 15% 내외는 중증, 5% 정도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정도로 심각하거나, 사망에 이릅니다. 의학적으로 사망률(mortality rate)은 일정기간 동안 인구 당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내는 반면, 치명률(fatality rate, 치사율이라고도 함)은 해당 질병을 가진 사람 중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언론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 중에 얼마나 사망했는지 나타내는 용어로 사망률과 치명률(혹은 치사율)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지만, 치명률이 올바른 용어입니다.
    코로나19의 치명률은 확진자 치명률(case fatality rate)뿐만 아니라 감염자 치명률(infection fatality rate)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10월 22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146만여 명, 사망자는 113만여 명으로 확진자 치명률이 2.75%며, 우리나라는 25,545명의 확진자 중 453명이 사망해 1.77%의 확진자 치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확진자 이외에 무증상이나 경한 증상으로 확진받지 않고 지나간 사람들도 있는데, 이 사람들까지 포함한 치명률이 바로 감염자 치명률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는 방법은 지역사회 인구집단에서 표본을 추출해, 혈액검사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항체유무를 확인하여 추정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앓게 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몸에 생성되기 때문인데요. 2020년 8월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된 스위스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11.6명의 감염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는 몇몇 연구결과를 근거로 코로나19의 감염자 치명률을 0.5-1.0%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전 세계 확진자 치명률인 2.8%보다 1/5에서 1/3 정도 낮은 수치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대 미만의 확진자 치명률은 0%, 30대와 40대는 0.1%, 50대는 0.5%, 60대는 1.2%, 70대는 7.1%, 80대는 21.3%로 70~80대의 치명률이 높습니다. 


 
다른 감염병과 비교했을 때는 어떨까요?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의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0.05~0.1%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독감보다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감치료제 처방건수가 2018년 12월 한 달 동안 125만여 건으로, 유행기간 동안에는 매달 수십만 명씩 발생합니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는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총 29개 국가에서 8,096명이 발생했고, 이 중 774명이 사망해 9.6%의 확진자 치명률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는 2012년 이후 2019년 말까지 발생한 2,494명 중 858명이 사망해 34.4%를 보여, 코로나19보다는 3~10배 이상 높은 치명률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는 폐렴을 동반하는데, 일반적으로 폐렴의 확진자 치명률은 지역사회에서는 3% 내외, 병원에서는 5% 내외, 중환자실 입원자의 경우 10~3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치명률 1.77%(종식 후 최종 치명률은 달라질 수 있음)은 기존 지역사회 폐렴보다는 낮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폐렴환자수가 134만 명이었으며, 22,700명이 사망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매일 3,670명의 폐렴환자가 발생하고, 62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셈입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매일 이 수치를 발표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코로나19는 2020년 1월 20일에 첫 환자가 발생한 후, 10월 22일까지 총 25,545명이 발생했고 453명이 사망해, 폐렴보다 수십 분의 일 정도로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다.  

코로나19, 조심해야 하지만 너무 겁먹지 마세요!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는 경우 무증상 혹은 경증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70~80대 노령자와 기저질환자에서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일반적인 코로나19의 치명률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나 메르스보다는 현격하게 낮고, 기존 폐렴보다 약간 낮으며, 계절성 독감보다는 다소 높아 치명률 측면에서만 보면 심각성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감염력이 높아 절대적인 사망자가 많아지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점입니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의 치명률을 고려한다면, 과도하게 두려워하거나 사회경제적 활동을 심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K방역이 3T(test, trace, treat) 중에서 진단(test)과 추적(trace) 등에 집중했지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사망률을 낮추는 치료에 더욱 집중하자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나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인 오명돈 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사람이 밀집한 공간, 의료기관 등에 방문 시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손 씻기를 잘 하고,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진료받고, 등교나 출근하지 않기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잘 지킨다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 수준까지 돌아갈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일상, 새로운 정상상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 이후 스페인독감, 아시아 독감, 홍콩독감, 신종플루 등의 대유행과 사스, 메르스 유행 등이 2년 전후로 종식된 사례로 봤을 때, 코로나19 대유행 역시 내년 말 전에 종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신종플루처럼 계절성 감염병으로 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그렇다하더라도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폐렴보다 높지 않은 치명률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으니, 종식되지 않더라도 독감 등 기존의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도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글.명승권(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교수,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장,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책임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