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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역사·문화·사람을 기록하는 ‘고래실’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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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역사·문화·사람을 기록하는 ‘고래실’
'월간 ‘옥이네’ 발간…마을여행·독서·전시 등 다양한 문화활동 펼쳐'

    옥천이 궁금하다면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대표 이범석)’에 주목해보자.
    ‘고래실’은 옥천의 역사와 문화, 사람이야기를 풀어내는 ‘월간 옥이네’ 잡지 발간을 비롯해 문화공연, 주민 커뮤니티 모임, 강연 등 복합문화창작공간인 ‘둠벙’, 둠벙 안에 숍인숍으로 들어있는 독립책방인 ‘소금쟁이 책방’, 옥천 마을여행 기획, 지역 출판, 디자인?기획 등 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 문화적으로 비옥한 땅 옥천을 일구는 일을 하고 있다.
    ‘고래실’은 바닥이 깊고 물이 풍부해 기름진 논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내 주변, 내가 살고 있는 옥천의 문화와 역사를 지근거리에서 기록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범석(48) 고래실 대표는 “옥천신문이 3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보도기능에 더 충실하기 때문에 옥천의 역사, 문화, 사람이야기를 풀어내는 잡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월간 옥이네’를 창간하게 됐다”며 “옥천의 역사서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4명이 꾸려가고 있는 ‘고래실’은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20~30대로 구성돼 있다.
    인구 5만의 소도시인 옥천에는 9천여명의 청년들이 있다. 이중 대부분의 청년들이 대도시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 현실. 고래실 가족들은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에 중점을 두고 옥천 구석구석을 알 수 있도록 옥천마을여행 7코스를 개발해 옥천이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콘텐츠를 발굴해 기록해 상기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동네 청소년들에게 지역문화창작공간인 ‘둠벙’은 정말 보물같은 장소다. 1주일에 1번 자립카페를 운영해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징검다리 학교를 운영해 청년들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어른들이 만들어준 판에 청년들이 옥천이 싫어서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옥천의 가치를 발굴해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7년 설립해 지난해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는 ‘고래실’. ‘고래실’이 처음 생겼을 때 주변 사람들은 ‘3년은 갈까?’라며 우려도 했지만 주변인들 사이에서 하나 둘씩 이름을 알려지고 있다.
    “주민분들이 처음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대견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응원하는 분들도 많아졌구요. 고래실의 노력으로 머물다 갈 수 있는 옥천을 만들고 싶습니다.”
    2017년부터 지역 주민들을 위한 금구리 ‘금거북이길’ 골목축제도 진행해 오며 유대감도 키워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행사가 아닌 비대면 행사로 전환해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걱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기업 인증 2년차를 맞아 2023년부터는 자립을 해야하는 상황. 이 대표는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지만 자립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우리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주민 스스로 우리 주변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옥천 뿐 아니라 전국의 지역에서 느끼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아닐까요?”
    이렇게 옥천을 생각하는 이 대표는 앞으로 주민들을 위한 소극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한 옥천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어 전통문화체험과 젊은 사람들이 옥천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양산, 평택, 청주 등 타지 출신 직원들이 옥천에 자리 잡고 고래실과 함께 해준다는 것이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고래실 사람들이 꿈꾸는 비옥한 옥천의 문화가 활짝 꽃피기를 기대해본다.


 
시시콜콜 시골잡지 ‘월간 옥이네’는?
    옥천의 사람, 문화, 역사를 담은 농촌잡지다. 2017년 7월 창간해 농촌과 사람,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은 “역사에 남은 1%가 아닌 역사를 만드는 99%의 사람들을 잊지 않으려 한 마을의 역사를 지닌 농민들, 청년,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삶이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역사를 만들고 있는 월간 옥이네는 창간 3년만에 신생?지역잡지가 선정되기 힘든 2020 우수콘텐츠 잡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범석 고래실 대표는 “앞으로도 우수콘텐츠 잡지라는 마크를 떼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월간 옥이네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월간 옥이네는 현재 400여명의 유료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정기구독료는 월 1만원이며 일반구독, 또는 후원구독 중 선택할 수 있다(문의: 043-732-8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