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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술 마시면 암이 더 잘 생기는 경우 3가지!
'술을 많이 마시면 나도 암에 걸릴까?'

대한민국의 사망 원인 1위인 암은 정말 무서운 병 중에 하나인데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나라이기 때문에 암 환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암물질을 꼭 피해야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사람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발암물질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술입니다. 술은 이미 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술이 일으키는 암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폐암, 담도암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런데 특히, 술을 마시면 암이 훨씬 더 잘 생기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 마시면 암이 잘 생기는 첫 번째 경우는 바로 체질적으로 술을 먹고 바로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술을 먹고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술은 몸에 들어오면 대사가 되는데요. 대사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 바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아세트 알데하이드라는 물질입니다.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우리 몸 속에 많이 쌓이게 되면 숙취가 발생합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안 붉어지고의 차이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우리 몸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체내에 오래 남아있는 경우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빨리 분해되면 여러 가지 증상이 줄어들고 숙취도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때문에, 유전적으로 아세트 알데하이드를 분해시키는 효소가 많은 분들은 얼굴이 잘 붉어지지 않고 분해효소가 없는 분들은 얼굴이 잘 붉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자주 술을 먹게 되면 아세트 알데하이드라는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국내 연구팀 조사결과에 따르면 술을 같은 양으로 먹었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위험률이 6배가 증가하고, 식도암 위험률은 6~1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았더니 약 40%정도가 유전적으로 아세트 알데하이드 분해효소의 활성도가 낮다고 나타났는데요. 때문에 음주로 인한 암에 한국인은 그만큼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선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얼굴이 잘 붉어지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합니다.





술 마시면 암이 더 잘 생기는 두 번째 경우는 바로 당뇨가 있는 경우입니다.
국내 혈액종양 내과와 가정의학과 연구진이 건강검진을 받은 약 9백52만 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과 혈당 상태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당뇨가 있거나 당뇨 전 단계인 사람들은 정상인 보다 아주 적은 양의 음주로도 암 발생률이 확실히 증가했습니다.
어떤 암이었을까요? 바로 ‘담도암’이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담도암 발병 위험을 키우는 데 알코올이 더해지면서 위험이 배가 된다’라고 합니다.
특히 담즙이 흘러 내려오는 담관이나 담즙이 고이는 담낭에 암이 잘 생겼는데요. 당뇨 전 단계인 사람이 매일 소주 2~3잔을 마실 경우 담관암 발생 위험이 20%가 증가했고, 당뇨인 경우에는 자그마치 58%나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담낭암도 마찬가지인데요. 당뇨 전단계인 경우에 음주를 조금만 해도 담낭암 발병 위험이 18%가 증가했고, 당뇨인 경우에는 45%나 증가했습니다. 또 음주량이 많은 경우에는 각각 43%, 65%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혈당이 높은 분들은 특히 더 술을 멀리 할 것을 권장드립니다.
술 마시면 암이 잘 생기는 세 번째 경우는 바로 간염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모두 짐작하실만한데요. 우리가 마시는 술은 대부분이 상부소장에서 흡수되고 일부는 위와 대장 및 입과 식도의 점막에서까지 흡수됩니다.
알코올은 극히 작은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흡수가 매우 쉽고, 흡수된 알코올은 혈류를 타고 우리 신체의 모든 장기에 쉽게 침투합니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90%이상이 간에서 대사되고, 일부는 폐, 소변, 땀으로 배출됩니다. 그만큼 간은 술의 대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장기입니다.
간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여러 가지 원인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인이 바로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술은 어떨까요?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간암 발생 위험이 최고 6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바로 간이 안 좋은 경우에 술을 마시는 것입니다.
국내 간암 학회에서 2017년까지 발표된 논문 36개를 메타 분석한 결과 B형, 또는 C형 만성간염이 있거나, 또는 지방간이 있거나 이렇게 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중등도 이상의 알코올을 매일 마신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률은 2.35배, 만성 C형간염 환자는 1.85배 상승했다고 합니다.
간염 환자가 술을 마시게 되면 정상인이 술을 마시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간 경변을 일으키게 만들고 결국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섭취량이 늘수록 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도 입증됐습니다. 즉, 음주를 적게 하는 사람보다 많이 하는 사람들에서 간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고유행 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여부를 검사해 본 후에 보균되어 있으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에 의한 간 기능 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간이 좋지 않은 분들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술을 가능한 드시지 말 것을 권장드립니다.
지금까지 술 마시면 암이 더 잘 생기는 경우 3가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술은 엄연한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관대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에서 음주가 늘고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최근 전문가 집단에서는 적절한 양의 술도 인정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2016년 유럽연합(EU)의 암 예방 권고에서 모든 유형의 알코올 섭취를 제한해야 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더 좋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도 하루 1~2 잔의 술도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습니다.
즉, 하루 1~2잔의 술도 암 예방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소량의 음주라도 자제하면 좋겠지만 꼭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요즘엔 무알콜맥주, 무알콜와인도 있으니,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 종류를 선택해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의 주요 발암 성분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에탄올의 양에 비례해서 생깁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에탄올이 적게 함유된 술을 마시면 그만큼 아세트알데히드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식사 후에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셔주면 좋습니다. 물을 마시는 만큼 위와 장 속의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고 알코올의 흡수율도 떨어지게 되고, 또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므로 알코올 배출에도 도움이 됩니다.
음주 관리 잘 하셔서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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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 033-739-0332
주소 : 강원도 원주시 혁신로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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