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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직장 번아웃과 그 대처법!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태운 사람이 거치는 필연적인 과정'

번아웃(Burnout) 증후군이란 미국의 심리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탈진(또는 소진)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 우울감, 분노,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을 뜻하는데요. 한마디로 조절되지 않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갈된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 몸이 면역력이 약해지고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이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려는 ‘항상성’이라는 특성이 있는데요. 번아웃은 이 생태적 특성인 항상성의 기능, 즉 회복탄력성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쉬어도 재충전이 되지 않고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만성화된 상태인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면, 우울증이 지금 나에게 전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번아웃과 슬럼프는 같은 것 인가요?
어떤 사람들은 번아웃이 슬럼프 상태인 것이냐며 묻기도 하는데, 이는 의미상 크게 다른데요. 슬럼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내 몸과 마음이 일시적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 상태로 당혹감과 짜증, 불안을 야기하는 기간입니다. 반면에 번아웃은 만성적인 상태이며,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태운 사람이 거치는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휴식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고 모든 기력을 다 쏟아 부은 사람만이 번아웃을 경험합니다. 보통 번아웃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자책하는 선입관이 있는데요. 번아웃에 빠진 것이 마치 나약한 것으로 생각해서, 빨리 번아웃을 극복하고 원래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됩니다. 번아웃은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증표이자 훈장이기 때문입니다. 압박감을 느끼기 보다는 번아웃이 온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며. 그동안 수고했어 라는 마음으로 번아웃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번아웃의 원인은?
번아웃은 뇌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면, 뇌의 에너지원 역할을 하는 도파민과 만족을 담당하는 보상회로에 이상이 생기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쌓여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인 도파민이라는 원료가 바닥나버린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눈치 없는 주인을 대신해 번아웃의 시그널을 보내게 됩니다. ‘너 진짜 지쳤어. 괜찮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감정적, 신체적인 신호로 전달합니다. 그렇게 되면, 감정적인 피로를 느끼는 것을 넘어 신체적인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요. 식욕이 떨어지고 맛을 잘 못 느낀다거나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집니다. 두통이나 근육통이 생기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소화불량과 변비, 설사. 생리불순이 생기기도 하고, 하루 종일 기운이 없어 축 늘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가 처한 환경적 원인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인터넷, 스마트폰, 각종 IT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퇴근 후나 여행 중에도 급한 업무 연락을 받으면 답장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처럼,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일과 휴식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상태가 계속되면 번아웃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한 부담감도 번아웃의 원인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는 현대사회에서 완벽함을 강요받고, 뒤처지지 않으려 애쓰다 보니 강박감에 시달리고, 결국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 이르면 내가 평소에 잘하던 일도 수행할 자신이 없어지고,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데요.
번아웃은 원래 좋아했던 취미나 운동, 게임, 즐거운 일도 흥미 없게 만들며, 감정의 소진이 심해 평소엔 아무렇지 않은 일에도 날카롭게 반응하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직장에서 성과를 꼭 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감으로 일을 하며,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일중독에 빠진 분들이 많습니다. 성공에 대한 열망과 성취감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달성하지 못할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역으로 찾아와 업무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직장 우울증과 번아웃이라고 합니다.
즉, 일에 과하게 집착하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는 증상인 것이죠. 퇴근 후에도 걱정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되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런 분들은 만성 피로증후군은 물론, 우울증, 강박장애를 동반한 불안장애, 번아웃 증후군 등 정신적인 질환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내가 직장인 번아웃은 아닐까? 자가 진단 해보기
○ 일 욕심이 유독 많고 열심히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 해고나 구조조정에 대한 근심, 걱정 압박에 시달린다.
○ 성취와 승진 욕구가 강하다.
○ 회사 업무 외에 특별한 취미 생활이 없다.
○ 업무에 대한 완벽함 추구로 인해 직장 동료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
○ 멀티태스킹에 대한 압박이 강하다.
○ 일로 인해 개인적인 일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친구나 가족들이 내가 바빠서 불만이 많다.
○ 업무 성과가 좋지 않을 때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 업무 성과가 낮은 동료를 비웃을 때가 있다.





위 항목 중 3가지 이상이 해당 된다면, 직장인 번아웃을 의심해보고 우선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시길 권장 드립니다.
물론 1-2주의 휴가를 다녀오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바빠서, 지금 업무에서 내가 빠질 수가 없어서와 같은 많은 이유로 휴식을 미루곤 합니다.
이 경우 차후에 강박, 불안, 우울증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에 있어서도 실수가 잦아지거나 업무 처리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동반되게 되면서 더욱 악화될 수도 있죠.
직장인 번아웃 예방 및 치료방법은?
첫 번째로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상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서 내려두고,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단 하루의 휴식을 주세요.
두 번째는 하루에 20분은 취미생활 가지기입니다.
점심 식사, 퇴근 직후, 혹은 퇴근 전 내가 하고 싶은 간단한 취미생활, 웹툰보기, 걷기, 명상, 복식호흡, 자전거 타기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아주 잠시라도, 스트레스를 이완시켜 뇌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세 번째는 자기 객관화 루틴 만들기입니다.
일기를 쓰거나, 메모장 어플, 혹은 오늘의 나를 사진으로 남기면서, 나의 일상,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온전한 나의 만족과 스스로의 수용을 위해,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는 루틴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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