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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증상과 사춘기우울증, 어떻게 다를까?
'소아청소년우울증을 겪는 아이의 부모를 위한 양육 지침'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들에게는 우울증이 드물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들어 소아청소년우울증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임상 양상이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우울증인지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성인처럼 축 처지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짜증을 부리거나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모두 다 재미없다는 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단순히 사춘기 때문이거니 생각하기 쉽습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의 특징
소아청소년우울증에는 크게 마음으로 나타나는 기분 증상과 몸으로 나타나는 신체 증상이 있는데요. 우울한 기분이 들고 괜히 슬퍼지거나 불안해지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늘 찡그린 얼굴로 잘 웃지도 않게 되곤 합니다.
자다가 자주 깨고, 새벽에 잠이 깨면 더 이상 잠이 안 올 수도 있습니다. 입맛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어 살이 빠지기도 하고, 반대로 살이 찌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며, 금방 했던 일도 잘 잊어버리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아이들 중에는 주로 몸이 여기저기 아픈 신체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어 다른 과에서 불필요하게 장기간 검사나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증상에는 소화불량, 두통 등의 다양한 부위의 통증, 목과 가슴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 변비 및 설사 등이 종종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보통 아침에 심한데, 어떤 경우에는 오후나 저녁에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통 알고 있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슬프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상태와는 다르며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수면, 식사, 신체, 사고방식,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몇 달 또는 몇 년간 증상이 계속되기도 합니다. 또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에는 조울 증상으로 장기간 고통을 받게 되거나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를 수도 있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사춘기 증상과 어떻게 구별할까?
사춘기는 한창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감정, 인지, 사고방식, 심지어 외모에 있어서도 매일매일이 성장, 변화하는 시기이지요. 변화의 이유가 흔히 말하는 사춘기 때문에 오는 변화인지, 우울증으로 인한 변화인지 구별하는 것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 내고 원망하고 비관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사춘기로 인한 변화라기보다는 우울증으로 인한 변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업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의가 산만해지고, 자주 짜증을 내거나 게임중독에 빠지는 사춘기 아이들도 있습니다. 원래, 기분은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좋은 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쁜 일을 겪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처럼 기분이란 상황에 따라 적당히 변하는 것이 정상이지요.
그러니 아이의 기분이 정도가 지나치게 나쁘거나 안 좋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특별히 기분 나쁠 일이 없는데도 계속 기분이 우울하거나, 좋은 일이 있어도 별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거나, 사소한 일에도 기분이 많이 상해하거나 짜증을 낸다면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치료가 수월할까?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적절히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 10명 중 9명은 완전히 회복하게 되고, 나머지 1명도 여러 가지 약물의 복합 사용으로 많은 호전을 보입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일단 좋아지면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재발이 잘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첫 발병 시 50%, 두 번째 발병 시 75%, 세 번째 발병 시 100%가 재발하며, 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경우에는 1년 안에 3명 중 한 명이 재발합니다.
특히, 치료 시작 후 3개월 이전에 성급히 약을 끊는 경우는 더욱 재발되기 쉬운데요. 치료를 받지 않은 소아청소년우울증 아이의 15%가 자살을 시도하며 이는 일반인의 40배에 달합니다. 결국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만 받는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이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생기게 될 수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정신 치료나 카운셀링이 필요하며, 최근에 소개된 항우울제 중 몇 가지는 과거에 사용된 항우울제보다도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울증이 걸린 대부분의 사춘기 아이들은 치료를 받고 난 후 증상이 개선되므로, 소아청소년우울증을 단순히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사춘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의 치료에는 약물치료, 정신 치료, 인지치료, 행동치료 등이 있습니다. 사춘기 우울증은 심리적, 환경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평소에 규칙적인 식사, 수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며, 고민이 있을 때는 주위 사람들과 자주 대화를 하여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는 전통적으로 삼환계 항우울제가 사용되어 왔으나, 입마름, 변비, 졸림 등의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세로토닌 선택적 재흡수차단제나, SNRI인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 등 새로운 항우울제가 개발되어 부작용은 훨씬 적으면서 효과적으로 청소년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최근에 개발된 SNRI 항우울제들은 기존의 항우울제와는 달리 이중 작용에 의해 효과적으로 청소년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을 겪는 아이의 부모를 위한 양육 지침
첫째, 사춘기의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업 중 늘 잠을 자거나 단골 지각을 한다고 해서 ‘게으른 아이’라고 무작정 혼을 내면 안 됩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잘 관찰한 뒤 그 이면에 숨은 우울의 양상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사춘기 아이와 소통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은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극도의 고독과 외로움에서 출발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잘 읽고 좋은 친구가 되어줄 필요가 있지요. 아이의 특징, 성량, 속도 등을 의식해 소통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셋째, 꾸중이 아닌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아이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아이의 개선된 행동이 하나씩 보일 때마다 피드백을 하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세요. 성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칭찬, 재능보다는 노력에 초점을 주는 칭찬이 좋습니다.
넷째,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우울증 증상을 보일 때 가능한 한 빨리 의사에게 진료받을 것을 권유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잘 받도록 도와주고 약을 제대로 복용하도록 해야 하며, 아이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섯째, 가벼운 운동, 영화나 전시회 감상, 취미 활동 등을 하도록 권유하세요.
햇볕을 받으며 리듬 있게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의 생성되어 우울한 기분을 상쾌하게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싫어하거나 능력에 벅찬 것을 강제로 무리하게 요구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좌절감을 주게 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섯째, 다그치거나 좌절시키는 말을 삼가야 합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겨낼 수 있는데 의지가 약해서 생긴 병이라거나, 할 수 있는데도 안 한다고 비난하거나, 게을러서 그렇다는 등의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울증에 걸린 아이는 좌절의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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