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별신굿은 동해안에 상주하는 무당들이 동해안의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남쪽의 부산 다대포까지의 지리적 범역에서 행하는 마을굿을 말한다. 동해안별신굿은 동해안의 어촌 마을에서 수호신을 모시고 마을의 평화와 안녕, 풍요와 다산, 배를 타는 선원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집안 대대로 굿을 해 온 무당들을 청하여 벌이는 마을 단위 공동체의례이다. 무당굿은 민중의 삶과 문화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세기에 이르러 급속하게 진척된 근대화·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전통적 생활 형태나 민속은 상당 부분 파괴되거나 변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급격한 문화 변동의 와중에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적응하면서 민중의 현실 속에 뿌리내린 것도 있다. 그러한 것 가운데 하나가 동해안별신굿이다. ‘풍어제’, ‘풍어굿’이라고도 하는 동해안별신굿은 2~3년 또는 4~5년을 주기로 하거나, 길게는 10년에 한 번씩 열린다. 굿은 무당들이 담당하며, 무가·무악·춤 등의 예술성이 뛰어나고 축제성이 강한 의례이다.
동해안별신굿, 당맞이를 하는 무녀(포항 계원별신굿, 2010년 7월 15일) 동해안 어촌과 무당 인간은 자연과 지리적 산물로 인해 생명을 유지한다. 인간의 삶은 자연·문화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동해안 사람들의 삶 역시 해안이라는 공간적 토대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생성해 냈다. 내륙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해안 어촌 지역은 자연 지리적 환경의 규제를 받지만, 특히 어촌의 경우 자연조건에 구속과 지배되는 강도가 크다.
생업적 조건에 의한 불확실성을 강제할 의례를 필요로 한다. 내륙 지역보다 작업의 위험도가 높은 동해안 지역에서 의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은 그들의 삶과 관련되어 있다. 바다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동해안 사람들에게는 공동체 성원의 합의에 따라 실행하는 공동체의례, 즉 동해안별신굿이 필요했던 것이다. 공동체의례는 개인의례보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문화를 한층 더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별신굿의 연행주체인 동해안의 무당들은 해안을 따라 각지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근거지를 형성하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서 굿을 담당하는 무당 집단은 동해안을 따라 여러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여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속초·강릉·삼척·울진·영덕·포항·울산·부산 등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거주하며, 각자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나 연고를 중심으로 하여 당골판을 확대한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는 동해안별신굿 전승자들은 음악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 매달 보유자와 전승교육사로부터 전수교육이 이루어지고, 개인별로 학습한 상황을 점검받는다. 이수자, 전수생들은 개별 연습을 통해 기량을 쌓고 전수교육 또는 굿 현장에서 점검받고 있다. 별신굿 현장이 유지되는 마을에서의 굿을 통해 현장감을 잃지 않고 있으며, 다양한 공연 및 교육활동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