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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리고 자는 사람들 주목! 구강테이프 써야 할지 고민이라면?
'구강테이프의 이점은 코로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잘 때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모습이 방영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구강테이프를 사용하면 입으로 호흡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면의 질도 크게 증가한다는 주장인데요.
구강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효과적일까요? 주의할 사항은 없을까요? 오늘은 요즘 핫한 구강테이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입 호흡의 문제점
코는 호흡을 하기 위해 생긴 기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코가 아닌 입으로 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수면 중 입 호흡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좋지 않은 습관인데요. 호흡기 질환, 부정교합, 입 냄새, 충치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코에는 코털, 점액, 점막 등이 필터 역할을 해서 세균과 유해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다. 반면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 이런 필터가 없기 때문에 세균과 유해물질이 바로 들어오게 되어 감기, 천식,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의 발생률을 높이게 됩니다. 실제로 중국 산둥대 장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입 호흡을 하는 사람일수록 면역기능이 저하된다고 합니다.
입 호흡을 하면 구강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입안에 세균이 많아지니 입 냄새가 증가하고 입을 늘 벌리고 있으니 침이 마르면서 충치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또한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얼굴 모양까지 변형될 수 있는데요.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라고 하는 입 호흡과 관련해서 나타나는 독특한 얼굴 형태로 윗입술이 짧고 아래턱이 아래로 떨어져 있는 얼굴을 보이게 될 수 있습니다.
입 호흡은 깊은 잠도 방해하는데요. 혀의 긴장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힘이 빠진 혀는 잠을 잘 때 뒤로 처지기 때문에 기도를 막아 쉽게 무호흡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수면학회에 따르면 수면 장애가 있는 경우 뇌, 심장 등의 장기에 적절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므로 뇌출혈, 심근경색, 부정맥, 고혈압 등의 확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강테이프의 효과
이렇듯 입 호흡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자 수면 중 입을 다무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직접적인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구강테이프입니다. 말 그대로 입을 막는 테이프인데요. 코로 호흡하는 것이 기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 습관적으로 입을 벌리고 입으로 호흡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 효과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최근에 나온 방법이기 때문에 임상연구 자료가 부족하긴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입을 막아 코로 호흡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입 호흡을 통해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정적인 증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수면전문가인 마크 부르헨 박사는 “구강테이프는 수면의 질을 올려주고 구강의 유익세균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므로 칫솔처럼 건강에 중요한 도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구강테이프는 보조적 수단일 뿐
최근 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의과대학 라지 다스굽타 교수는 구강테이프에 대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구강테이프의 이점에 대한 증거는 제한적이라며 구강테이프를 붙이기 전에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말 그대로 이 구강테이프는 입을 막아 호흡을 강제로 코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품입니다. 즉 코로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이 제품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에는 코 호흡 자체가 쉽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에 입을 막은 상태에서 아무런 보조 장치 없이 잠을 자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드시 코로 호흡하는 것이 문제가 없는 전문의의 소견을 받은 사람들만 구강테이프를 사용하기를 권장하는 이유입니다.
그 외 비염이 심하거나 감기가 있어 코가 막혀 있는 사람들도 같은 이유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아직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로 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제품이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만 인지하시고 사용에 주의를 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방법도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수평으로 완전히 입을 막지 마시고 수직으로 위아래 입술을 닿게 하는 정도로만 붙여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포모증후군(FOMO)
포모증후군(FOMO)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영문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따서 나온 용어인데요. 자신만 뒤처지고 놓치고 제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말합니다.
요즘은 소셜미디어의 부상으로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고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모두에게 맞는 것은 없습니다.
구강테이프도 물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에는 틀림이 없지만 과연 나에게 잘 맞는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DITOR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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