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 외래 환자 중 가장 많은 질환은 어떤 것일까요? 아마도, 남성 환자 중에선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단연 1등일 것입니다. 물론, 대학병원과 개원병원 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점차 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립선도 커지고, 방광의 수축 또는 저장 기능도 감소하기 때문에 배뇨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전립선 비대증의 약물도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20년 전에는 전립선 약이 1, 2종류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10종이 넘는 약물이 개발되어, 환자의 특성에 맞춰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립선 비대증 수술도 무척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전립선 비대증 수술은 거의 대부분이 경요도전립선 절제술(TURP)라고 하는 내시경 수술이었습니다. 요도에 내시경을 넣은 뒤, 특수 기구를 넣어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을 조각조각 절제해서 밖으로 빼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은 지금도 전립선 수술의 기본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단점은 전립선 조직을 잘게 절제해서 제거하기 때문에 전립선 크기가 80gm 이상으로 크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출혈도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그래서 큰 전립선의 경우, 두 차례 나누어 수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절제하는 기구가 좀 더 발전되어 양극성 절제기(Bipolar TUR)가 개발되었습니다. 이 양극성 절제기를 사용하면,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수술 시 사용하는 용액도 인체에 해롭지 않은 용액으로 대체할 수 있어 큰 전립선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어 최근까지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유럽에서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HOLEP이라는 수술이 2000년 초반에 개발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전립선 수술은 요도로 절제경을 넣어서, 안에서, 포클레인으로 산을 깎듯이, 전립선을 깎아내는 방법이었습니다. 문제는 비대된 전립선과, 정상 전립선조직이 잘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TURP 방법으로는 전립선을 깎다가, 중간에 비대된 전립선 조직이 남을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HOLEP 방법은 기존에 안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비대된 전립선 조직을 조각하듯이 밖에서 한 번에 도려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립선 비대조직이 적게 남아 재발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이 큰 전립선 비대증 환자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수술 방법을 배우기가 TURP보다는 다소 어렵습니다. 논문에 의하면 HOLEP 수술이 기존의 TURP 수술 보다 재발률은 낮으나, 수술 후 요실금이나 요도 협착은 다소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TURP나 HOLEP 방법으로 수술할 때, 전기나 레이저로 전립선 비대증 조직을 절제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술 시 사용하는, 전기 또는 레이저로 인해 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열은 전립선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배뇨통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물을 이용해 전립선을 제거하는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물을 이용해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좀 낯설 수 있는데, 실제로 물총을 세게 모래에 쏘게 되면, 구덩이가 파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산업 현장에서는 이런 강한 수압을 이용해 강철처럼 단단한 물체를 자르기도 합니다. 매우 강력한 물총 같은 기구를 이용해 물을 요도 전립선에 쏘아서, 전립선 조직을 으깨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최근에 몇몇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수술을 아쿠아블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기존 수술과 다르게, 수압을 이용해서 조직을 파괴하고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특히 수술 후 사정장애가 적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수술 후에는, 으깬 전립선조직에서 출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지혈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또한 기존의 전립선 비대증 수술인 TURP나 HOLEP에 비해 수술 후 배뇨 호전 정도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아주 최근에 개발된 방법이어서 장기간의 성적이나 합병증은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TURP나, HOLEP, 아쿠아블레이션 등은 서로 다른 수술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비대된 전립선 조직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없애는 방법이 전기, 레이저, 수압이라는 다른 에너지원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비대되는 전립선 조직을 없애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수술 시 출혈이 많아 반드시 전신 또는 척추 마취를 하고, 수술 후 1, 2일 입원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는 시술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전립선 비대조직은 절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좁아진 전립선 요도를 벌리는 방법입니다. 이름은 전립선 결찰술이라고 합니다. 특수한 실을 이용해서 비대된 전립선을 당겨서 고정하는 시술입니다. 전립선조직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니, 통증과 출혈은 심하지 않아서 국소마취나 수면마취로도 쉽게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 후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지나면 바로 퇴원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뇨의학과 개원가에서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립선이 큰 경우 전립선요도를 넓혀 고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70~100gm 이상의 큰 전립선의 경우 다른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작은 전립선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시술 시 방광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서, 미국의 경우 30-80gm의 환자에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수술에 관심 있으신 분은, 본인의 전립선 크기를 확인하고 수술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이 수술 역시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것이어서, 장기간의 결과나 합병증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립선을 근치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아니니, 추후 전립선비대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립선 수술을 받기 전 꼭 고려하셔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이전 칼럼에도 썼지만, 최근 개발된 아쿠아블레이션이나, 유로리프트 같은 전립선 수술이 비보험으로 고가의 수술비를 받게 되어 수술이 너무 남용되는 점이 있습니다. 아쿠아블레이션이나, 전립선 결찰술은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방법인데, 간혹 전립선 비대증이 심하지 않거나, 심지어 전립선 비대증이 아닌데도 수술받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본인의 전립선 크기를 수술 전 확인하여, 적절한 수술방법을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립선 크기가 30gm 미만인 작은 전립선의 경우 또 80gm의 큰 전립선의 경우 수술 시 여러 번 상담을 하시고 수술을 받으시기 권유합니다.
또한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야간뇨, 낮에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 등은 전립선 비대증이 아니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에는 무조건 수술하는 경우 증상 호전이 없거나,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이 전립선 비대증에 의한 것인지 의사와 상담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DITOR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