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주연야화의 것대산 봉수대 3부
'다시 찾은 보물 - 청주의 문화유산'

‘다시찾은보물’은 2023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청주의 문화자원을 6개 테마로 구분하여 글, 그림, 사진으로 엮은 책입니다. 문화유산, 역사인물, 숲길산길, 예술인, 교육유산, 미래유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편에서는 ‘1권: 문화유산’을 게재합니다.
Cheapter5-3. 주연야화의 것대산 봉수대
것대산 봉수에 대한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에서 처음 보인다. 거차대(居次大) 봉수가 청주의 동쪽에 있는데 남으로는 문의 소이산봉수, 북으로는 진천 소을산봉수와 호응한다고 하여 이미 조선 초기 또는 그 이전부터 봉수대가 설치되어 ‘거차대 봉수’로 기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략)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거질대산 봉수’라 표기하고 청주의 동쪽 11리에 있다고 하였으며, 『여지도서』 등 조선 후기의 여러 읍지에는 위의 내용과 함께 이 봉수대의 주둔군으로 별장(別將) 1인, 감관(監官) 5인, 봉군(烽軍) 25명, 봉군보(烽軍保) 75명이 소속되어 있다고 하였다. 일제강점기인 1942년의 조사기록인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 충청북도 편에는 ‘사주면(四州面) 명암리와 낭성면 산성리의 경계에 있는데 충청북도의 모범림’이라고 하여 산림보호 구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것대산 봉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어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는데, 1991년에 충청북도의 지원을 받아 충북의 봉수를 일제히 조사하게 되면서 것대산 봉수도 그 위치와 현황 파악이 이루어졌다. 당시 나는 조교의 도움을 받아 충북 영동에서 단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봉수를 빠짐없이 조사하였다. 문헌기록을 바탕으로 현지 실태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기회였는데, 봉수대의 특성상 높은 산악지대를 헤매어 위치를 찾고 가시덤불 속에서 봉수대의 흔적을 탐색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보고서에 남겨졌다.
것대산 봉수의 위치를 확인한 이후 청주문화사랑모임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 이곳에서 봉화제(烽火祭)를 거행하고 연날리기를 하였는데, 나는 초기 몇 년 동안 것대산 봉수의 역사와 조선시대 봉수제도에 대해서 현지 강의를 함으로써 것대산 봉수를 세상에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결실을 맺어 1995년에 청주시에서는 발굴조사를 통해 정비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나는 발굴조사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것대산 봉수 북쪽으로 연결된 상당산성 전경



것대산 봉수터에 오르는 옛길은 산성동 것대 마을의 뒷산으로 능선을 타고 오르든지 아니면 상봉고개에서 곧바로 남쪽 능선을 타고 봉수터에 오르는 길이 있었는데, 두 길 모두 희미해진 상태이다. 지금은 봉수대까지 차량이 올라가고 문화재 안내판이 있어 찾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지도에는 아직도 봉수대가 엉뚱한 산에 표시되어 있는 등 혼란이 있다.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는 것대 마을 뒤의 486.1m 고지에 ‘봉화산’이라 표기되어 있고, 마을 사람들조차 이곳이 봉수터였다고 오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사를 통해 봉수대의 유구를 확인한 곳은 지형도에 표시된 봉화산과 그 북서쪽 능선으로 연결되는 상봉재(396.4m)의 중간쯤에 있는 해발 443.4m 고지이다. 이곳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사용되던 봉화산 정상부보다 해발고도는 40여m 낮지만 문의 소이산 봉수와 진천 소을산 봉수를 조망하기에는 유리한 입지일 뿐만 아니라 봉수대의 둘레에 축조된 담장이 일부 남아 있었다.
봉수터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문의 소이산봉수 방면인 남쪽과 진천 소을산봉수 방면인 북서쪽이 훤히 조망되고, 청주시내는 우암산으로 가려진 원도심 지역을 제외하고 주변 시가지가 발아래에 일망무제로 펼쳐져 보인다. 북쪽으로는 상당산성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마주 보이고, 동쪽은 선도산(547.2m) 줄기의 여러 산들로 막혀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봉수가 올랐던 것대산 봉수터는 1894년(고종 31)에 봉수제도가 폐지된 이후 폐허가 되어 개인의 무덤이 들어서는 등 원형을 거의 잃었다. 그러나 이곳은 주변경관이 뛰어나고 상당산성, 신항서원, ‘순치9년’명 석상, 국립청주박물관, 명암약수터, 명암저수지, 이정골 저수지 등 이와 연계되는 사적지 및 유원지가 많다. 이에 청주시에서는 것대산을 상당산성과 우암산을 연결하는 사적공원으로 개발하여 시민을 위한 동산과 휴식의 장소로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것대산 봉수터를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봉수대 복원 및 정비에 앞서 이곳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자 청주시에서는 1995년 3월에 지표조사 계획을 구두로 요청하였다. 그러나 지표상에 들어나 있는 유구가 없는 상태에서 지표조사로는 봉수대의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시굴조사라도 실시해야 될 것이라는 의견을 말하였다. 이에 청주시에서는 1995년 5월 19일에 내가 근무하는 청주대학교 박물관에 정식으로 시굴조사 계획서를 의뢰하였다. 5월 24일에 시굴조사 계획서를 제출하였고, 6월 30일에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는데, 문화재관리국에서는 발굴조사로 허가하였다. 이에 7월 31일 청주시와 발굴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8월 4일부터 발굴조사에 착수하여 9월 2일 완료하였다. 조사기간 중에 제니스 태풍을 비롯한 약 800㎜에 이르는 폭우가 2,3일 간격으로 내리는 등 어려움이 많아 예정보다 많은 기간이 소요되었다.
발굴조사를 통해 봉수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파악되었다. 봉수대의 위치는 전술하였듯이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봉화산’이라 표시된 486.1m 산정부에서 서북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같은 능선상의 443.4m 고지이다. 봉수대의 동쪽은 약간 낮아졌다가 오르막길을 따라 산 정상부까지 능선으로 이어지고 서쪽은 암벽으로 끊어지는데, 이 암벽의 북서쪽으로는 상당산성까지 능선이 이어지며, 남쪽과 북쪽 면은 급경사면을 이룬다. 봉수대는 서쪽의 암벽에서 안으로 19.5m 떨어진 언덕에 축조되었다. <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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