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부자”씨가 소유한 A도로는 ‘U’자 모양의 도로로서 도로를 따라 양측에 30여 개의 대지와 그 지상 주택이 있습니다. “내집앞”씨는 A도로에 접한 주택을 소유하며 도로 위에 구획된 주차선이나 자신의 주택 내부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왔습니다.
길부자씨는 이 도로 주변 주택소유자들에게 도로의 지분을 매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주택소유자들 중 내집앞씨는 이를 계속 거부한 채 길부자씨의 도로 일부를 계속 자신의 주차공간으로 사용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길부자씨는 내집앞씨 주택 대문 앞에 길부자씨의 차량을 주차해 내집앞씨가 내집앞씨의 주택 내부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 피해를 받던 내집앞씨는 길부자씨를 강요죄로 고소하게 되는데요.
과연, 길부자씨는 강요죄로 처벌을 받게 될까요?
※ 참고조문
「형법」
제324조(강요) ①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장1.
내집앞 : 길부자씨 때문에 제 집의 주차장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었어요. 남의 집 앞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해서 그 집 주인의 차량이 주차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것은 유형력의 행사이고, 일종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강요죄로 처벌받아야 해요.
주장2.
길부자 : 억울합니다. 내집앞씨가 도로의 지분 매입도 거부한 채 계속해서 제 도로를 사용했잖아요. 그래서 불가피하게 내집앞씨의 집 대문 앞을 제 차로 막았지만, 내집앞씨 차량이 주차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방해했을 뿐이고 어떠한 물리적 접촉도 없었는데 강요죄로 처벌받는 건 말도 안 돼요.
솔로몬의 평결
정답은 2번.길부자 : 억울합니다. 내집앞씨가 도로의 지분 매입도 거부한 채 계속해서 제 도로를 사용했잖아요. 그래서 불가피하게 내집앞씨의 집 대문 앞을 제 차로 막았지만, 내집앞씨 차량이 주차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방해했을 뿐이고 어떠한 물리적 접촉도 없었는데 강요죄로 처벌받는 건 말도 안 돼요. 입니다.
위 사례는 주택 대문 바로 앞에 차량을 주차하여 다른 사람의 차량을 주차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형법 제324조제1항에 따른 강요죄의 폭행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위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도1346 판결).
(1)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고(형법 제324조 제1항), 여기에서 폭행은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도 포함하며, 반드시 사람의 신체에 대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를 강요죄의 폭행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한 의도와 방법,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근접성, 유형력이 행사된 객체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사건을 살펴보면, ① 피고인(도로 주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의도로 공소외인 차량을 피해자 주택 대문 앞에 주차하였으나, 주차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물리적 접촉이 있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떠한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②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주택 외부에 있던 피해자 차량을 주택 내부의 주차장에 출입시키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하였으나, 피해자는 차량을 용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3) 따라서 피고인의 주차행위 과정에서 실질적인 폭력행위나 협박 등이 없었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차량 운행에 관한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위 사례에서 길부자씨가 내집앞씨 주택 대문 앞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할 때에는 어떠한 물리적인 접촉도 없었고 단지 내집앞씨의 주차장 진입만 방해했기 때문에 길부자씨의 행위가 강요죄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길부자씨가 강요죄로 처벌받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EDITOR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