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인성군의 태를 묻은 문의 산덕리 태실 4부
'다시 찾은 보물 - 청주의 문화유산'

‘다시찾은보물’은 2023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청주의 문화자원을 6개 테마로 구분하여 글, 그림, 사진으로 엮은 책입니다. 문화유산, 역사인물, 숲길산길, 예술인, 교육유산, 미래유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편에서는 ‘1권: 문화유산’을 게재합니다.
Cheapter7-4. 인성군의 태를 묻은 문의 산덕리 태실
인성군은 왕위에 오르지 않았으니 아기씨 태실로 조성된 후 가봉을 하지 않았다. 기록은 없으나 관례대로 8명의 수호군을 두어 관리하였을 것인데, 조선이 망한 후에는 관리자 없이 방치되다가 1928년에 전국에 산재한 조선왕실의 모든 태실과 함께 파헤쳐져 태항아리와 태지석을 꺼내 가고 현지에는 껍데기나 다름없는 돌함과 태실비만 남게 되었다. 그마저도 태봉산 아래로 굴러 떨어진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1992년에 태를 봉안하였던 돌함과 뚜껑이 발견된 후 태실비까지 발견되었으니 이대로 둘 수는 없었다. 충청북도에서는 바로 이를 문화재로 지정하고 정비를 하였는데 이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하였다. 이 태실을 처음 발견하여 세상에 알린 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고 학계의 자문을 받지 않고 건축설계 사무소에 의뢰하여 태실을 엉터리로 복원하였던 것이다. 일반 아기씨 태실과 왕위에 오른 후 가봉한 왕의 태실은 근본적으로 형태가 다르다. 아기가 태어난 후 장태한 태실은 내·외 이중으로 된 태항아리와 이것을 넣기 위한 돌함을 모두 땅을 파고 묻은 후에 지상으로는 일반 무덤처럼 봉분으로 마무리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인성군의 태를 묻은 태실을 마치 왕의 태실처럼 팔각의 상석(裳石)을 새로 제작하여 바닥에 깔고 그 위해 돌함을 올려놓은 형태로 복원함으로써 원래의 모습을 크게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겉면이 다듬어지지 않아 울퉁불퉁한 모습의 돌함을 지상에 노출시켜 놓아 해괴한 모습이 되었다. 이 사실이 1993년 8월 13일 충청일보에 “인성군태실 엉터리 복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다. 그리하여 같은 해 10월 24일에 개최된 충청북도 문화재위원회에서 태실의 현장을 발굴조사한 후에 원형을 찾아 다시 복원하기로 결의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청원군에서는 청주대학교 박물관에 발굴조사를 의뢰하게 되었고, 다음해 7월에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잘못 복원된 산덕리 태실과 실측조사 모습



발굴 결과 태봉의 산줄기 방향과 같이 북동-남서 방향을 장축으로 한 타원형의 토광을 확인하였는데, 토광의 크기는 장축길이 350㎝이고 단축의 너비는 290㎝이며 깊이는 160㎝로 밝혀졌다. 그러나 전년도의 복원 정비과정에서 지표면이 약 30㎝ 낮아진 것으로 보여 실제의 깊이는 190㎝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토광의 벽면은 모두 점판암계의 자연암반층으로 깊어지면서 벽면이 경사를 이루어 바닥에 이르러서는 장축길이가 295㎝, 단축너비가 245㎝ 정도로 좁아졌다. 토광내의 굴토과정에서는 토기나 자기편 등의 유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나 바닥면에서 5,6편의 백자와 토기 조각이 출토되었으며 부식된 나무토막이 발견되어 토광의 바닥면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이 유물들은 작은 파편들로 태실과는 관련이 없는 근세의 것들로서 일제강점기에 태항아리를 도굴하면서 외부에서 끼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태실 석함과 개석의 매장 모습



돌함이 놓였던 자리는 토광 바닥의 중심부에 석회암으로 된 적심석이 확인되어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위치는 태봉 산정부의 중심부에 해당되며 전년도에 복원 정비한 태실 돌함의 위치에서 남쪽으로 약 1.7m 지점이었다. 따라서 산덕리 태봉에 자리한 인성군 태실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봉긋하게 솟은 태봉의 약 50여 평 되는 좁은 정상부 한가운데에 깊이 190㎝의 토광을 파내고 그 안에 태항아리를 봉안하기 위한 돌함을 안치한 후, 그 안에 속항아리와 겉항아리 등 이중의 태항아리와 태지석을 넣고 그 위에 뚜껑돌을 덮은 후에 지상부에는 봉분을 조성하고 그 앞에 태실비를 세웠던 원래의 모습이 모두 밝혀졌다.<5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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