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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은 B급, 하지만 제자들의 성장이 더 중요해요

2018-02-05

문화 문화놀이터








    곽노준(48) 청주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청주대학교 교수로 오면서 청주와 인연이 시작되었다.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제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B급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오르고자 하는 자리에 대한 준거(準據) 또한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A급을 향한 집념의 우선순위에 제자들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곽노준 교수는 몇 년 전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개최하는 전국스토리텔링공모전에서 실제 콘텐츠화를 해보자는 도전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예산과 문화재단의 지원금을 받아서 제자들이 함께 제작에 참여하여 6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의 전국스토리텔링공모전은 지역 특화 스토리산업 및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였다. 청주지역의 다양한 문화원형 속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찾아내고 스토리산업 및 융복합 문화콘텐츠로 특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가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취지로 과정이 진행됐다.


ⓒ2017.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All Rights Reserved.  


직지코리아에서 껌만화 선봬

    곽노준 교수는 2016년 8월1일~9월8일까지 열린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세계를 향한 여정 ‘2016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에 학생들과 함께 참여했다. 곽 교수는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직지놀이터’에서 캐리커처 그리기, 페이스 페인팅 부스를 운영하였다. 이때 주목을 받았던 것이 ‘껌만화’다. 껌만화는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가 학생들에게 직지에 대해 부담 없이 내용을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다.
    40대 이상이라면 풍선껌 속에 들어있던 껌 크기의 만화책(?)을 기억할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검 냄새가 가시지 않았던 그 초미니 만화책을 모았던 추억도 떠오를 것이다. 크기에 조그맣게 만화를 그려보자는 아이디어를 제공 받아 직지에 대한 짤막한 에피소드들을 껌만화 형식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때 무려 100여 편 이상의 에피소드가 껌만화로 만들어졌다. 이 껌만화들은 어린이집 등에 무료로 배포돼서 아이들이 직지에 대해 이해를 넓히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도내 한 장애인복지재단이 브로슈어와 홍보 동영상을 짤막하게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해왔을 때는 무료로 작업을 진행했다. 장애인복지재단의 형편을 고려할 때 돈을 받느니 보다 재능을 나누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곽 교수는 틈틈이 짬을 내서 의뢰받은 브로슈어와 동영상을 만들었다.



ⓒ2017.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All Rights Reserved.   


제자들을 이끄는 '꿈 너머 꿈’

    “지금까지 만든 껌만화나 애니메이션이 TV에서 접할 수 있는 작품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해 꺼내놓고 자랑하기에는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청주라는 도시에서 대학생들의 자체계획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곽노준 교수와 동료 교수들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책정돼 있는 감수비용을 모두 반납해서 학생들의 기자재 비용으로 활용하기 일쑤다. 그만큼 아직 지역의 현실이 열악하다는 얘기다. 곽노준 교수의 솔직담백한 꿈은 무얼까. 그는 쉰이란 나이를 앞두고 있는 스스로를 B급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저 역시 가르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만드는 사람입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어 경쟁력을 가지게 된 영화의 세계에서 애니메이션 대박을 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학교 일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제자들이 하나둘씩 사회에 진출하여 자리를 잡아가고 작가로도 데뷔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하기도 하죠. 그럴수록 내 꿈이 자꾸만 뒤로 미뤄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 한 가지도 포기할 수는 없는 게 아닐까요?”
    ‘푸른색은 쪽에서 나오지만 쪽빛보다 푸르다’고 했다. 곽 교수 아래에서 수많은 A급들이 나올 것이다. 그의 헌신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그의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작품을 향한 열정과 꿈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