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식

충북지역의 정보를 한번에!

북적북적 중앙공원, 성안길

2018-05-08

문화 문화놀이터








    처음 가는 길인데도 오래전부터 다닌 길처럼 편안한 길이 있다. 수없이 다니던 익숙한 길도 어느 날 문득 어색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런 여러 길 중에 성안길은 단연 편안하고 청춘이 생동하는 길이다. 청주 시내 한가운데 자리한 청주읍성을 남북 방향으로 연결하는 큰길이 지금의 성안길이다. 성안길은 오래전 공민왕이 납셨고 일제의 군화발에 밟혔고 민초들이 짚신과 고무신을 신고 종종거렸던 길이다. 할아버지가 걸었고 아버지가 걸어온 길, 오늘은 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다. 성안길은 청주읍성의 남문이 있던 지금의 청주약국 앞 네거리를 기점으로 북쪽과 남쪽 구역으로 나뉜다.
    성안길을 걷다보면 바닥에 그려진 청주읍성지도가 눈에 띈다. 지도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면 자연스럽게 과거 청주읍성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옛 유적지를 발견하며 걷다보면, 천 년 전 사람들의 발자국소리가 아득하게 들리는 듯하다. 참으로 오랜 세월 역사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이 거리는 푸르게 성장했다. 정치, 행정, 군사, 사회적 중심역할을 했던 거리, 그러나 지금은 패션, 문화, 역사의 거리로 거듭났다. 먹을 것도 많고 즐길거리도 많은 성안 길엔 오늘도 젊음이 넘치는 생동감으로 오고가는 이들을 기분 좋게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때 그 곳으로 - 청주읍성

    타임머신을 탈 수 있는 티켓이 있다면 ‘언제, 어디로’ 떠날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것이다. 그 옛날 청주를 호령하던 이에게 이 티켓이 주어진다면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답할 것이다. 한갓지던 청주의 백성들의 손과 발이 가장 바빴던 그 때, 청주 읍성을 쌓아 올리던 그 순간으로 말이다. 성 안으로는 청주관아와 충청병영, 객사, 감옥, 공방, 창고, 민가 등이 있었다. 성벽의 둘레는 약 1.7km로 네 곳에 성문을 두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도 우리 입에 오르내리는 북문로, 서문로, 남문로라는 명칭이 옛 청주읍성의 성문에서 유래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주읍성 역시 일제강점기를 쉬이 넘길 수 없었다. 당시 일본인들은 시구개정사업 명목으로 읍성을 헐고 그 성돌로 하수구나 도로 개설에 이용하면서 청주읍성은 사라지게 된다.
    이후, 청주 중앙공원 서쪽에 성벽 약 40m를 복원했는데 실제로 과거 읍성을 쌓아 올린 성 돌을 중간 중간 끼워 복원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뿌리가 됐던 청주읍성 그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그 때의 삶과 문화를 상상해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복원 된 성터의 작은 성 돌 하나하나가 타임머신의 티켓이 되어 북적이던 그 때의 청주로 안내해 줄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청주의 미래를 만나게 된다.





여섯 가지 즐거움이 있는 곳 - 청주육거리시장

    우리는 보통 살아가는 동안 느끼는 즐거움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배우는 즐거움, 사랑하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이다. 육거리 시장 입구에는 보리밥, 족발부터 주전부리까지 먹는 집들이 즐비한데 그 안으로 들어서면 기름 냄새가 풍겨온다. 줄 서서 먹지 않으면 맛 볼 수 없는 육거리 시장 명물 족발을 비롯해 두툼한 전과 구수한 죽, 쓱쓱 비벼 먹는 보리밥도 일품이다. 하얀 가래떡을 뽑으며 새해 아침을 가장 먼저 깨우는 떡집의 분주함도 여전하다. 찐빵과 손 만두, 즉석과자에 꽈배기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유혹들이다. 육거리 시장은 1980년대 남주동 시장이 쇠퇴하면서 새롭게 개설되었으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시장이다. 청주 육거리 시장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비릿한 냄새, 그곳의 살아 있는 냄새와 소리는 사람을 들뜨게 한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땐 입이 두 개, 위가 몇 개 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웃는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여행객이나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주전부리는 여기 다 있다. 무엇보다 끌리는 것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데 말만 잘 하면 한주먹 더 얹어 주는 것은 기본이다. 육거리 시장을 다녀가면 인생의 즐거움이 세 가지에서 여섯 가지로 늘어난다. 소박하면서도 숨 막히는 삶의 모습, 낯선 이에게도 한결 같은 인심, 우리네 농산물로 가득한 풍성함 바로 그것이다.




우리 퇴근하고 거기서 만나요 -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다리는 모든 것을 건너게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과거에서 현재로, 위와 아래, 동과 서를 이어준다. 청주는 무심천을 중심으로 동과 서로 나뉘었는데 서문교가 그 소통의 다리였다. 다리 위에서 남북으로 흐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이 무심히 흘러간다. 갈대숲에서 물새들이 철없이 노니는 모습이 한가롭고 평화롭다. 그 철새를 벗 삼아 갈대숲 사이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한 폭의 수채화이다.
    다리에서 사색을 즐겼다면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마셔도 좋겠다. 날씨는 아무래도 좋다. 비가 오면 비와 함께, 바람이 불면 바람을 핑계로, 햇살 좋은 날은 기분 좋아서 한 잔, 눈이 오면 연탄난로의 뜨거움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그 곳에 모인다. 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이 아쉽다면 오랜 친구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로 불러내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건 어떨까.



한 박자 쉬어 갈까요 - 소나무 거리

    성안길에서 청주의 모든 대중교통이 모이는 지하상가를 사이에 둔 횡단보도를 건너면 구 청주역사로 향하는 소나무길이 있다. 커다란 소나무가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처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단풍이 다 떨어져도 소나무의 푸른 기상으로 거리가 활기차다. 소나무아래 실개천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청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 여름에는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앉아 더위를 식힌다. 실개천을 따라 친구, 연인, 아이와 산책을 해도 좋은 곳이다. 도심한복판이지만 차가 없는 거리로 걷다가 해찰을 떨어도 좋다. 빡빡한 일상,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리고 싶어도 형편이 여의치 않을 때 편안 운동화에 모자 하나 눌러 쓰고 가장 아끼는 음악을 들으며 소나무 길을 걸어보자.
    소나무 길 프리마켓 매주 토요일 오후 1시~6시에 소나무길에서는 프리마켓이 열린다. 다양한 핸드메이드 소품부터 의류, 잡화,책, 먹을거리 등을 판매하고 쿠키, 양초 만들기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만들기 체험도 이뤄진다.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길목인 만큼 광장 중심 무대 에서는 각종 공연과 전시가 열리고 어린이 사생대회도 열린다.




그 길이 그리운 날이 있다 - 옛 청주역사공원

    사라진 모든 것들은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된다. 완행열차, 기적소리, 육중하고 둔중하게 철커덕 철커덕 굴러가는 기차의 소리가 그리운 날이 있다. 불편함 때문에 도시에서 밀려난 기찻길, 그 길이 그리운 날에는 옛 청주역사공원으로 떠나보자. 이 곳은 1921년부터 충남 조치원역을 출발한 기차가 오송,청주를 거쳐 충주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무려 47년 동안 음성, 증평, 내수, 오송, 강내에서 청주로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을 등하교 시켜주던 기차다. 그러다 청주역은 도심의 교통난 해소와 철도 직선화 사업에 따라 1980년 지금의 정봉동으로 이전했으며 현재는 이렇게 역사를 복원하고 공원화했다. 햇살이 웃는 날 세 번째 벤치에서 기차통학을 하던 남, 여학생들 모여라’ 그 때 그 시절, 기찻길로 등하교를 하던 학생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까만 단발머리에 흰 양말을 신고책을 보던 여학생은 잘 살고 있을까. 고단하기만 했던 긴 통학 길에도 웃음을 짓게 했던 여학생, 남학생이 그리워진다면 공원 벤치에 앉아 엽서 한 장 써 보는 것도 좋겠다. 옛 청주역사공원. 청주역사공원을 가볼 계획이라면 정오를 놓치지 말자. 증기기관차에서는 매일 12시 하얀 연기를 뿜으며 시간을 알려준다. 몸이 불편한 장애우, 어르신들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높이의 벤치를 준비했으며휠체어 이동이 편리한 산책로도 마련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