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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에 대하여

2018-09-27

비즈니스 기획기사







    임상미술치료는 의술과 미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치료법으로 환자의 심신상태를 평가하거나 질병의 치료 및 증상의 호전을 도모하는 보완대체요법의 한 분야로, 의학적인 치료과정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병에 대한 두려움, 불안, 우울, 심리적인 충격 및 절망감 등 다양한 정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명화를 감상하며 감정을 표현하고 안정을 되찾는 것이 미술치료의 주요활동이며,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인 건강을 두루 이루는 전일적인 치료 방법이다. 미술치료는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째 스스로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작업에 몰입함으로써 내면의 불안과 갈등을 극복하는 치유력을 키우게 된다. 둘째 환자가 자신의 문제점이나 욕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치료사가 이 상징성을 파악, 이를 바탕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미술 행위가 어떻게 질병을 치료할까?

    미술치료에 관한 가장 흔한 질문은 ‘미술 행위가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미술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처럼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노리지 않는다. ‘광범위한 심신의학의 차원에서 몸의 질환이 마음에 영향을 끼치고, 마음의 비정상(disorder)이 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 속에서 임상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암환자는 그저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미술치료는 전혀 다르다. 환자가 적극적으로 미술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는 자신의 병을 스스로 치유하는 능동적인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우울한 감정이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달라지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미술작품 제작과 같은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 신체에는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가 만들어진다. 창조하는 과정에서 불안이나 공포의 감정을 개선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덕분이다. 이외에도 미술치료는 암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감정 전달 능력을 향상시켜주며, 공포나 불안을 없애주고, 통증의 강도를 감소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사회의료학과 교수 데이빗 로스너(Rosner David)와 일루소리오(Ilusori)는 1995년 환자들의 그림이 종종 병의 징후와 예후, 병에 대한 심각한 감정이나 신념과 결합된 이미지, 주제 등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아내 발표한 바 있다.



암과 미술치료

    삶의 가치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신체적 통증과 심리적 불안을 감당하는 이에게 삶의 질이란 어떤 의미일까? 암환자는 진단을 받고 치료가 시작되면 저마다 견디기 어려운 신체적 통증과 직면한다.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와 같은 험난한 치료 여정에서 크고 작은 각종 부작용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이 밖에 치료가 끝나도 예측할 수 없는 예후와 재발의 가능성은 암환자들로 하여금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어려움에 직면케 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또 다른 이유다. 삶을 위협하는 질병인 ‘암’의 진단으로부터 찾아오는 불안과 스트레스는 의료적 치료를 어렵게 할 수 있고, 이로 말미암은 부작용이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미술활동을 통한 감정 표현이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비언어적인 표현의 자유, 스트레스의 감소, 자기 표현, 갈등 해소, 정서적 보상도 느낄 수 있다. 미술 표현은 주변 세계를 아는 방법이며 의사소통의 방법이고, 감정과 지각의 내적 세계를 탐색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는 수술, 방사선, 화학적 요법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 외에 미술치료, 명상, 음악치료, 신경언어 프로그램(NLP)등의 심리치료법을 병행하여 암환자의 통합적인 치료를 돕고 있다. 이런 병원들은 암환자들에게 미술치료를 실시한 후 나타난 임상결과를 토대로 미술치료의 효과와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암환자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의사인 버니 시걸(Bernie Siegel)은 그림이 환자의 상태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줄 수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전문가들은 그녀의 연구를 통해 ‘암환자들이 표현하는 이미지의 생생함과 명확성은 병의 회복과 연관돼 있고,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에 대해 그리는 그림의 구체적인 이미지는 치유나 병세의 호전을 반영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①대장암 환자가 그린 암 극복 의지 그림 ②한 가장의 지료 의지를 나타낸 그림
③유방암 극복 환자의 소망을 그린 그림 ④ 폐암 투병 주부가 지료를 마치며 만든 찰흙작품 (사진 출처: 네이버 건강, 암 알아야 이긴다)


    생명이 위험한 환자들에게 미술 치료는 병에 걸리면서 바뀐 삶에 순응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탈모·체중감소·피부 손상 등 육체적 상처와 외모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는 등 광범위한 효과를 낸다. 다수의 논문들에서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감정을 표현하는 등에 의미있는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의 증가 및 분노나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의 완화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2006년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들에게 미술치료를 적용한 결과, 검사와 치료 과정에 거부감을 느끼고 고통을 호소하던 아이들이 협조적인 태도로 변화했다. 또 미술치료 전후의 증상검사에서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중대한 변화와 함께, 증상완화 효과도 탁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여러 논문들에서 미술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긍정적 감정이 증가했고, 고통이 감소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실제 미술치료 사례 - ‘아픔’에서 ‘희망’으로

    미술치료는 작품 활동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더불어 환자와 가족,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 도구가 될 수 있고 고통스런 주제에 대해 말하거나 그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미술치료의 진정한 의미는 아름답고 보기 좋게 잘 그려야 하거나, 완성도 높은 멋진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미술로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치료법이며, 이를 통해 고통과 괴로움이 정신적으로 승화되는 과정이 진정한 미술 치료의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