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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운영 하면서 사회적 경제 배웠다

2020-08-12

교육행정 체험현장

충북교육소식지

행복교육이 활짝
매점 운영 하면서 사회적 경제 배웠다
'충북고등학교 협동조합 운영동아리 “우리누리”'

    충북지역 학교 협동조합의 시작은 충북고였다. 충북고등학교 협동조합은 2016년 매점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누리’라고 매점 이름을 지었다. 지금은 우산 임대, 복사 서비스, 무심천 환경 정화 등으로 확대했다. 2018년엔 진천 서전고, 제천고 등도 조합형 매장을 개장했다.



    전국에선 학교 협동조합 90여 곳이 운영 중이다. 2013년 9월 서울 영림중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경기 29곳, 서울 24곳, 강원 12곳, 경남 6곳 등 전국에서 학교 협동조합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학생이 주축이 된 매점·교육형 협동조합 운영이 많다.
    협동조합에선 친환경 과자, 음료수 등 간식을 판매한다. 학부모가 이사장을 맡고, 동아리 지도교사, 학생들과 수익금 배분도 논의한다. 대개 수익금은 학생 복지 기금으로 활용된다. 학생들이 물품 선정·가격 책정·수익 분석 등 매점 운영 전반에 대해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경제’를 터득하게 된다.


 


매점 운영하면서 성장했다
    충북고는 지난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에 열린 ‘2020 청주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단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학생 동아리 ‘공유와 상생’이 벌인 환경운동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공유와 상생’ 동아리 회장 이우람(19)은 “처음 동아리 활동을 할 때는 지금 하는 활동에 어떠한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분리수거 및 환경문제로까지 관심이 번졌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도 하다 보니 집에서도 분리수거가 몸에 익숙하게 됐다. 사회적 경제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동아리 교사이자 행복씨앗학교 부장을 맡고 있는 김윤남 교사(40)는 “아이들이 매점 활동을 통해 부쩍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캠페인 활동을 위해 전단지나 홍보포스터를 만들어 게시하기도 하고, 직접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환경보호 활동도 진화했다. 2019년엔 충북고 학생들은 ‘세상을 바꾸는 마개’라고 해서 플라스틱 병을 뚜껑과 몸통으로 분리해서 버리는 활동을 했다. 올해는 더 나아가 병에 붙은 라벨지를 떼는 작업을 벌였다. 이렇게 제대로 분리수거를 할 경우 쓰레기 재활용 및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반마다 라벨지를 수거할 수 있도록 봉투를 따로설치했다. 라벨지를 많이 모아오는 학급에 대해서는 포상으로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료수, 초코파이 쿠폰을 지급했다.

 
(左) ‘공유와 상생’ 동아리 회장 이우람     (右) 김윤남 교사
 
무심천에서 플로깅
    또 지난 해에는 ‘플로깅’아이디어를 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새로운 개념의 운동이다.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pick up)’과 ‘조깅(jogging)’을 합친 말인데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됐다. 스웨덴 주민들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새로운 방식의 환경운동을 고안한 것이다.
    이우람 학생은 “플로깅을 한다고 해도 결국 쓰레기 봉투와 비닐장갑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 플래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봤고 시니어클럽에서 가방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재활용 천 가방을 메고 비닐장갑 대신에 목장갑을 끼고 플로깅을 했다.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동아리 활동 ‘인기만점’
    매점 운영을 맡고 있는 동아리 ‘공유와 상생’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동아리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협동조합’에 대한 상식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충북고의 전교생은 약 750명인데, 매점 조합원은 100명 정도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반별로 조합원을 모집하는 설명회를 갖는다. 이에 대한 모든 준비 및 역할 분담은 학생들이 한다.
    또 학기에 한번 ‘다모임의 날’에 조합원 모임을 가진다. 조합비는 한 구좌에 5000원이다. 한번만 내면 된다.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매점 이용을 하는 데 차별은 없지만, 조합원이 되면 7월 첫째 주 세계조합원의 날에 전문가 초청강의를 듣거나 체험학습을 갈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까지 괴산 자연드림 파크, 홍성 홍동마을 등을 다녀왔다.
    이우람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론 얻은 게 많다. 남들이 좀 더 편안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어떠한 것을 감내해야 하는지 배웠다. 또 남과 내 것을 나누는 연습도 한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사회적 경제 활동을 해보고 싶다. 대학을 가던지, 사회생활을 하던지 그러한 생각이 남아있을 것이다. 당장 집에 택배배송이 올 때마다 일일이 라벨지를 떼고 철저히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현재 30명이다. 이들 중 8명은 매일 저녁 식사를 한 뒤 6시부터 6시 40분까지 2인 1조로 매점을 지켰다. 직접 아이들에게 물건을 팔았다. 이우람 학생은 “처음엔 서로 계산 실수가 많았다”며 웃어보였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충북고 매점은 잠시 문을 닫은 상태다.